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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경의 포토카툰] 팀 차붐 3기 에피소드 모음.. 공 하나로 하나 된 아이들

구윤경 입력 2019.09.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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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축구상 수상자 16명으로 구성된 팀 차붐 3기가 차붐 차범근의 전설이 만들어진 독일을 다녀왔다. 아이들은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눈으로, 입으로, 귀로 처음 유럽을 느끼고 돌아왔다.


#밥이 그리운 아이들, “숙소 밥 먹고 싶어요”

아이들은 아침에 일어나 호텔 조식을 먹고, 간단한 산책으로 오전시간을 보낸 뒤 점심식사를 하고, 경기장으로 출발한다. 저녁은 숙소에 도착하는 시간에 따라 식당을 이용하거나 배달음식을 조달한다. 이동시간을 맞추다 보면 한식이 아닌 현지식으로 먹어야했는데, 아무리 빵을 좋아하는 요즘 애들이라도 3-4일은 힘들었던 모양이다. 단 한 번도 힘들다 한 적 없던 아이들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선생님, 또 빵이에요?"


프라이브룩 유스팀과 합동 훈련을 가진 선수단이 훈련 종료 후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뭐가 가장 먹고 싶냐는 질문에 (박)준민이는 1초의 고민도 없이 "숙소 밥"이라는 명료한 답을 내놓았다. 클럽하우스에서 먹는 따뜻한 밥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현지식은 처음으로 겪는 어려움이었다. 유럽에서 뛰는 선배들이 한결같이 "한국 음식이 그립다"고 말하는 이유를 이제 조금은 알게 됐다.

스태프들은 아이들의 영양을 고려해 3일 째 되는 날 부터 삼시 세 끼 중 한 번은 한식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했고, 6일 째 되던 날은 아예 '삼겹살 파티'를 준비했다. 마지막 경기를 앞둔 아이들의 사기를 돕기 위해 차범근 감독이 별도로 자리를 마련한 자리였다. 한국에서는 평범한 한 끼가 이곳에서는 '파티'라 불릴 정도로 특별한 식사가 됐다.

다음날 부터 하루 한 끼 한식이 나오자 아이들은 귀국하는 날 '햄버거와 치킨이 먹고 싶다'는 배부른 소원(?)을 말하기도 했다.

#유니폼 잃어버린 성주, 축구화 두고 온 주혁이

매탄중 에이스 (김)성주는 독일 원정 첫 번째 다름슈타트와 경기를 앞두고 유니폼을 잃어버렸다. 성주의 말을 빌려 더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유니폼이 사라졌다. 한국에서 챙겨온 유니폼이 이틀 만에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다. 한국이었다면 당장 부모님 찬스를 이용했을텐데 이곳에서는 아무도 성주를 도와줄 방법이 없었다.

유니폼이 없어서 경기는 나갈 수 없지만 그렇다고 벤치에 앉아있을 수도 없는 노릇. 첫 번째 경기 다름슈타트전을 앞두고 성주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로 향했다.

성주의 마음을 헤아린 팀 차붐3기 여원혁 감독(해운대FC)은 결국 다른 친구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정식 경기였으면 어림없는 상황이지만 연습경기이기에 양해를 구한 것이다.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하필 그 일이 독일에 와서 벌어졌다.

여원혁 감독의 배려에 보답이라도 하듯 성주는 이곳에서 열린 연습경기에서 가장 많은 활동량을 보이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덩치가 한참 더 큰 형들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레버쿠젠전에서는 지켜보던 관중이 따로 이름을 물어볼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덩치가 한참 큰 형들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레버쿠젠전(2019.9.5) 

황당한 에피소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프랑크푸르트와 합동 훈련을 하던 날 (강)주혁이가 축구화를 놓고 온 것이다.

경기 후 말려둔 축구화를 고스란히 두고 온 주혁이는 쑥스러운 표정으로 감독님에게 사실을 털어놓았고, 이번에도 역시 여운혁 감독은 아이들의 구세주가 돼주었다. 주혁이와 발 사이즈가 같은 여 감독이 자신이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준 것이다. 주혁이는 이날 감독님 풋살화를 신고 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보다 긴장감이 더 해서 일까, 덜 해서 일까. 아이들은 평소 하지않는 실수를 자꾸만 되풀이 했다. 일생일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유니폼과 축구화가 없어 경기를 뛰지 못할 뻔한 아찔한 경험은 성주와 주혁이를 앞으로 더 꼼꼼한 아이로 성장시킬 것이다.


#피부색이 다른 친구를 사귀다

지난해 팀 차붐2기 선수들은 프랑크푸르트와 합동 훈련을 가장 즐거운 시간으로 손꼽았다. 아이들의 의견에 따라 3기 아이들에게는 합동 훈련을 두 차례 준비했는데 역시 아이들은 또래끼리 있을 때 가장 행복했다. 행사 운영팀이 과녁 맞추기 게임을 등 아이들이 친해질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는데, 아이들은 준비한 게임이 민망할 정도로 알아서 잘 어우러졌다.

원정 첫 날 프라이부르크SC와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는 "What's your name?" 딱 한 마디로 한 시간을 즐겁게 웃었다. 아이들은 함께 한 식사 자리에서 서로 이름을 알려주며 금세 친해졌다.


정말로 축구공 하나로 하나가 된 아이들이다.

글 사진=(프랑크푸르트/독일) 구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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