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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대단했던 류현진, 올스타 게임의 뒷이야기

조미예 입력 2019.07.11. 04:28 수정 2019.07.12.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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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취재 뒷이야기

#01. ‘코디 벨린저-류현진’ 올스타 게임에서의 단짝?

류현진의 아내 배지현 씨는 “경쟁자가 너무 많아요”라며 한바탕 큰 웃음을 보였습니다. 기자가 찍은 사진을 본 배지현 아나운서의 반응이었습니다. 이런 반응이 나올 법도 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게임에 처음으로 참가하게 된 류현진은 모든 순간을 즐겼지만, 그 옆에는 늘 코디 벨린저가 함께 했습니다. 

동료와 잘 지내는 모습이 훈훈합니다.

외야에서 어깨동무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타구가 벨린저쪽으로 날아오자 잽싸게 글러브로 막아 벨린저를 보호합니다.

외야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벨린저와 류현진. 그 사이에 슈어저가 합류했습니다. 슈어저와 류현진은 사이영상 후보 1, 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대화가 오갔을까. 

사이영상 후보가 모였으니, 투구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실제 대화는 타격 이야기였습니다. 

바람이 외야에서 내야 쪽으로 불어오는 걸 느낀 벨린저는 "바람 때문에 올해 홈런 더비는 별로일 수도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을 전했고, 이에 슈어저는 "벨린저 네가 참가했으면 홈런을 몇 개 못 쳐도 흥행했을 텐데"라며 벨린저가 홈런 더비에 참가하지 않은 걸 아쉬워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벨린저는 "여기 있는 류현진이 진짜 홈런을 많이 친다"라며 류현진의 뛰어난 타격감을 알렸습니다. 비록 훈련일 때 날리는 홈런이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슈어저는 "투구도 뛰어난데 홈런까지 많이 치냐"라며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슈어저는 류현진 투구에 대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말 끝내주는 피칭을 하고 있다. 지난번에 LA에서 상대한 적이 있는데, 뛰어난 커브와 커터를 갖고 있더라. 거기에 엄청난 체인지업도 장착하고 있다. 늘 볼 배합을 다양하게 가지고 간다. 어떻게 던져야 할지를 제대로 아는 것 같다. 투구에 대한 감각이 정말 뛰어나다.”

류현진을 평가하는 선수들과 감독들은 팀을 막론하고 한결같이 이런 말을 합니다. ‘다양한 볼 배합, 투구 감각이 뛰어난 선수’라는 것. 이제는 정말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인정하는 선수가 됐습니다.

올스타 게임의 백미는 각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이 모였다는 것입니다. 훈련할 땐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로 나눠 유니폼을 입지만, 본경기에선 소속팀이 명시된 저지를 입고 경기를 치릅니다. 이 또한 자부심이고 특별함입니다.

팀 단체 사진을 찍을 때였습니다.

여기에서도 류현진은 벨린저와 딱 붙어 있었습니다.

벨린저에게서 시선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리도 좋을까.

류현진은 정말 모든 순간이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코리안 몬스터의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류현진은 또다시 벨린저 옆에 딱 붙어 어깨동무를 합니다.

뒤늦게 합류한 커쇼가 자리를 잡지 못했습니다.

커쇼가 들어갈 자리를 찾고 있지만, 류현진은 벨린저 옆에서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수 기념 촬영을 마친 뒤, 다저스 올스타 선수와 코치진만 다시 한번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내셔널리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참가한 코치진도 많았습니다.

기념 촬영 마치고 또다시 벨린저와 함께 걸어옵니다.

벨린저와 류현진은 각자의 위치에서 MVP 급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올스타 게임에는 여러 대의 ENG 카메라가 있지만, 벨린저-류현진, 둘이 있는 곳엔 항상 카메라가 따라다녔습니다.

코디 벨린저와 함께 하는 것도 즐겁고, 카메라 세레를 집중적으로 받는 것도 즐겁습니다. 올스타에서도 빛나는 별이 됐습니다.

#02. 입이 귀에 걸린 ‘별’ 류현진

이렇게 즐겼던 적이 있었을까. 오랜 시간을 수술, 부상, 재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되찾은 마운드. 그리고 피나는 노력의 대가로 받은 ‘올스타’. 그래서인지 류현진은 홈런 더비를 보는 순간에도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평소 자주 볼 수 없는 표정입니다. 커쇼는 류현진이 대단히 침착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커쇼가 함께 했던 선수들 중에서 앞서 나가는 몇 안 되는 선수라며 극찬을 했습니다.

하지만 마운드 밖에선 이렇게 천진난만합니다.

류현진은 홈런 더비 내내 커쇼와 즐겁게 대화하며 작 피더슨을 응원했습니다. 2일 동안 진행된 올스타 게임을 류현진이 제대로 즐기고 있다는 게 확실하게 느껴졌습니다.

내셔널리그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임무를 완수한 류현진은 마운드를 내려올 때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할 때도 웃음을 참지 못합니다.

행복한 웃음이었습니다.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임무를 완수한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평소엔 적으로 만난 상대 팀 선수들인데, 같은 클럽하우스, 같은 더그아웃에서 하이파이브를 하는 한 팀이 됐습니다.

올스타가 되어 클레이튼 커쇼가 함께하는 캐치볼도 색달랐습니다. 예전엔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류현진이 올 시즌부터 김용일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을 하면서 캐치볼 파트너가 바뀌었습니다. 요즘은 불펜 포수와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날 류현진은 캐치볼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이미 정해진 훈련은 모두 소화한 상태였고, 커쇼는 다른 선수와 캐치볼을 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커쇼도 류현진도 오랜만에 서로 공을 주고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커쇼와 즐기는 캐치볼이었습니다. 올스타 유니폼을 입고 있어 더 특별했습니다.

별이 된 류현진, 그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습니다.

#03. 올스타 선발, 그 대단함이란

올스타 게임은 매 순간이 특별했습니다. 류현진이 경기를 앞두고 외야에서 몸을 풀고 있었습니다. 반대편 외야에선 아메리칸리그 선발 저스틴 벌랜더가 웜밍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반대편에 있던 저스틴 벌랜더가 급하게 뛰어옵니다.

그리고는 류현진과 반갑게 인사합니다. 이미 하루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만났지만, 경기를 앞두고 서로 잘해보자는 의미로 인사를 나눈 것입니다.

올스타 게임이기에 가능했던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포옹.

그런데 기자는 어색했던 순간이 한 번 더 있었습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은 불펜으로 이동했고, 선수들의 소개 시간이 있었습니다. 내셔널리그에 클레이튼 커쇼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찌 된 일이지 하고, 그라운드를 둘러보니 커쇼는 외야에 있었습니다. 선발 투수인 류현진이 먼저 워밍업을 하고 불펜으로 이동한 시간에 커쇼는 몸을 풀기 시작한 것입니다.

클레이튼 커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다저스 레전드로 남을 훌륭한 선수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즌만큼은 류현진이 더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올스타 게임에서 류현진이 선발로 나오고, 그다음으로 커쇼가 마운드에 오른다는 게 어색함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불펜에서 모든 준비를 마친 류현진은 윌슨 콘트레라스(시카고 컵스)와 더그아웃으로 향했습니다.

콘트레라스와 발 맞춰 걷던 류현진은 코치진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조금 뒤처졌습니다.

그런데 콘트레라스는 더그아웃 입구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류현진이 먼저 들어가도록 안내합니다.

스포트라이트를 선발 투수에게 양보한 것입니다. 사소한 행동일지 모르지만, 올스타 게임의 선발 투수는 이런 의미이고, 이런 위치입니다.

#04. 천적과 한 팀이라서 다행인 류현진, 또 천적에게 당한 트라웃

류현진의 천적 아레나도와 옐리치가 같은 공간에서 경기를 준비합니다. 지긋지긋한 천적이었는데, 같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준비한다는 게 신기하고 새롭습니다.

류현진은 “아레나도를 만나면 꿀밤 한 대를 때려주고 싶다”라며 재치 있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꿀밤을 때리기는커녕, 클럽 하우스에 들어가자마자 아레나도와 다정하게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같은 팀이라서 안도했던 류현진과는 달리, 또 천적을 상대해야 하는 마이크 트라웃이 있었습니다. 정규리그에서 총 10타석을 상대해 볼넷과 안타를 한 번도 얻어내지 못했던 마이크 트라웃. 올스타 게임에서도 그 천적 관계가 이어졌습니다.

이런 게 야구인가 봅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인 트라웃도 류현진만 만나면 고개를 숙이고, 현재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인 류현진도 놀란 아레나도만 만나면 안타를 허용하니 말이죠.

여태까지 세웠던 전략이 확실히 류현진에게는 안 통했다. 전략을 바꿔 안타를 꼭 쳐야겠다고 다짐했던 마이크 트라웃은 이날도 땅볼로 물러났습니다. 아레나도와 류현진, 류현진과 트라웃은 참 기묘한 천적 관계입니다.

류현진은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올스타 게임에 선발로 나가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이닝을 종료했습니다. 아메리칸리그 선발 벌랜더가 구속을 앞세운 강력한 투구를 했다면, 류현진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땅볼 유도에 초점을 맞춘 투구를 했습니다. 그리고 류현진은 “경기에 앞서 허니컷 코치님이 주신 분석을 토대로 투구를 했고, 계획대로 땅볼을 유도해 기분이 좋았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전반기에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이라는 기록으로 놀라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류현진은 올스타 게임을 마치고 곧바로 보스턴으로 이동했습니다. 화려했던 전반기, 특별했던 올스타 게임, 그리고 완벽한 시즌을 위해 후반기를 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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