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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훈기의 스페셜야구]MLB 부사장에서 e스포츠 CEO로 변신한 크리스 박

민훈기 입력 2019.01.30. 11:04 수정 2019.01.3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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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에 걸쳐 10년 넘게 MLB에서 부사장 등으로 활약하다가 e스포츠 GenG의 CEO로


연초에 그에게 이메일을 받고는 다소 놀랐습니다.

MLB 사무국 부사장으로 디지털 마케팅과 국제관련 업무를 총괄하면서 큰 역할을 맡고 있었는데 이직을 결정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특히 크리스 박(40) 전 MLB 부사장의 선택은 e스포츠여서, 그 방면의 문외한이기에 다소 의외이기도 했고, 또 그가 야구를 떠난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GenG(젠-지)사의 CEO로 자리를 옮긴 크리스 박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들으면서 그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게 됐습니다. e스포츠와 MLB 그리고 KBO리그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e스포츠 GenG사의 신임 CEO 크리스 박. 10년 넘게 MLB 에서 부사장 등으로 활동한 변호사 출신의 재미 교포입니다. <사진 크리스 박 제공>


- Gen G라는 회사의 CEO로 자리를 옮겼다. 조금 생소하기도 하지만 젊은 층에서는 널리 알려진 회사더라. 그렇지만 MLB 부사장을 떠난다는 것은 놀라운 소식이기도 하다.

▶ (웃음) 그렇다. GenG는 e스포츠 회사다. 지난 수년간 MLB 일을 하면서 e스포츠를 관찰하고 접할 기회가 있었고, 스포츠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변화, 동향도 목격했다. 그러다가 1년 반전쯤에 한 행사에 연사로 함께 참석하면서 GenG의 케빈 추 회장을 만났다. 정말 대단한 분이고, 독특한 비전과 미래의 아이디어, 야망을 가진 분이다. 뜻이 통하는 것이 많았고, 새로운 스포츠의 영역을 구축해나갈 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봤다. 전통 스포츠인 야구를 통해 배운 많은 것들을 접목해서 무엇인가 새롭게 다른 영역을 구축해보고 싶다는 의지로 변화를 선택했다.


- 어떻게 보면 MLB와 라이벌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웃음)

▶ (웃음) 꼭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스포츠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미디어와 마케팅 분야에 놀라운 변화를 겪고 있다. 팬층에게는 옵션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전보다 팬 그룹과 팬 커뮤니티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적인 스포츠의 미래도 밝다고 생각하며, e스포츠와 게임의 미래는 폭발적일 수 있다. 모두 건강한 미래가 보인다고 생각한다.


- 심지어 아시안게임에서도 e스포츠를 시범 종목으로 채택했었다.

▶ 앞으로 메이저 국제 스포츠 대회에 계속 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올림픽에 채택되는 것도 그리 먼 이야기는 아니다.


- 직접 게임도 즐기나?

▶ 실력은 엉망이다. 아마도 내가 야구공을 타격하는 게 내 게임 실력보다 조금 더 나을 정도다. (웃음)


- 뛰어난 한국의 e스포츠 플레이어들이 많다. GenG가 팀도 많이 보유한 것으로 안다.

▶ e스포츠는 20년 전쯤에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한국에서 탄생했다. e스포츠 세계의 주요 대회와 경쟁에서 최고 선수들은 대부분 한국인들이며, 그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GenG는 창단한지 18개월의 신생 회사지만 이미 6개 팀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 리그오브레전드 팀은 한국에 본부를 두고 있다. e스포츠는 한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게는 더욱 매력적인 회사이며, 앞으로 전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다. 한국 e스포츠 문화의 최고봉을 전 세계로 전파할 것이다.


- GenG를 조금 더 소개한다면.

▶나는 전통적인 스포츠를 배경으로 경험을 쌓았지만, 우리 팀은 게임 개발 경험이 대단히 풍부한 인재들을 중심으로 처음 만들어졌다. 그리고 실리콘 밸리에 기반을 둔 테크놀로지 팀이 있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코치진을 보유하고 있다.

e스포츠는 이제 프로화의 초기 단계이지만, 그래서 더욱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곳곳에서 뛰어난 e스포츠 선수들이 배출될 것이다. 미래도 밝지만 이미 굉장히 큰 발전을 이뤘고, 굴지의 회사들이 e스포츠에 뛰어들고 있다. 작년에 인천에서 열린 대회는 (NFL 풋볼 결승전)수퍼보울보다 많은 미디어 관심을 끌었을 정도니까.


이 모든 것을 아울러서 최고의 팀을 만들어가는 것이 나의 임무다. 미국 전역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 세계로 영역을 넓혀갈 것이다. 4월에 LA에 헤드쿼터를 새롭게 오픈하는데 꼭 방문해주길 바란다. 전 세계적으로 팬 커뮤니티를 확충해나가는 것이 당면 과제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회사인데 한국을 비롯해서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행사를 펼쳐나갈 것이다.


- MLB에서 꽤 오래 일을 했는데.

▶ MLB 사무국에서는 총 3차례에 걸쳐 10년 넘게 일했다. 가장 최근은 2015년에 복귀해 4년간 MLB에서 일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를 비롯해 모두 가족처럼 정말 잘 지냈고, 많은 일을 내게 맡겼다. 그래서 떠난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 MLB에서 세 차례나 다시 모셔갈 정도였다. 어떤 일들을 주로 했나?

▶ 내가 MLB에서 오래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맨프레드 커미셔너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그를 도와 노사 관련 일을 했고, 비즈니스와 매니지먼트, 경제 부분 일을 하다가, 최근에는 마케팅과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MLB의 거의 전 분야의 일을 했다. 그 중에도 국제 관련 업무를 하며 많은 것을 배웠고, 스포츠의 강력한 파급력 등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박스스코어와 순위도 중요하지만 야구라는 스포츠 문화를 형성해가는 것의 위력을 배웠다.


- e스포츠와도 그대로 연결이 될 것 같은데.

▶내가 e스포츠를 접하면서 큰 기대를 갖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점이다. 내가 보기에는 디지털 미디어에서 탄생한 최초의 스포츠이자, 국제적으로 동시에 출발한 최초의 스포츠이기도 하다. 유저가 동력이 돼서 만들어진 스포츠이자, 팬과 선수들이 매일 매일 e스포츠를 만들어가고 있다. 앞서도 말했지만 그래서 전통 스포츠와 게임, e스포츠가 공존하면서 큰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기대한다. 전통 스포츠는 TV위주의 세대에서 뉴 미디어와 디지털 세대로 넘어가는 변혁기에 대한 적응 과정에 있다고 본다.


- 야구가 그리워지진 않겠나? (웃음)

▶ 아, 물론 그럴 것이다. (웃음) MLB 가족들과 정말 많은 친구들이 있고 나는 영원히 야구팬이다. 야구는 오늘의 내가 있게 한 큰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20년 후쯤에 돌아보면 이 급격한 스포츠 생태계 변화의 시절에 어떤 일들을 했었는지 흐뭇하게 회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 야구 얘기를 좀 더 하자면, MLB는 작년에 관중이 꽤 하락했다.

▶ 더 이상 MLB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무엇을 볼 것인지 팬들의 선택의 폭이 아주 넓어졌다. 야외 활동 역시 아주 다양해졌다. 콘서트와 페스티벌 문화도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이루고 있다. 전통적인 스포츠도 그런 변화의 중간에 있다. 야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가 그런 변화에 잘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도 마찬가지다. 작년 KBO리그의 관중수도 약간 하락했다. 필요한 변화가 많다. 예를 들어 아직 MLB.com 같은 통합 마케팅 시스템도 아직 없다. 오래 KBO를 봐왔는데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궁금하다.

▶ KBO리그는 미래 기회의 폭이 넓다고 생각한다. 2년 전 맨프레드 커미셔너와 함께 왔을 때 직접 목격도 했지만 한국프로야구의 팬 커뮤니티는 전 세계적으로 아주 독특하다. 최고의 열정으로 최고의 야구장 환경을 만들어낸다. 헌신적인 팬들이 KBO리그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극동의 프로스포츠는 계속해서 더욱 더 프로화다운 길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모든 레벨에서 더욱 전문적으로 프로화 돼야 한다.

한국의 야구팬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웹사이트와 세계적인 수준의 야구장과 시설 등을 누릴 자격이 있다. 모든 리그가 서로 다른 도전에 접하지만 KBO리그는 잠재력이 여전히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 KBO 리그는 아직 비즈니스 모드의 정착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구단 운영도 지속성이나 미래 지향성을 이루기 힘든 방식이 이어지고 있다.

▶ 이 모든 것은 얼마나 단단한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비단 구단뿐 아니라 리그의 비즈니스 구조를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각각의 리그가 다른 문제를 안고 있겠지만, 건전하고 단단한 비즈니스 구조를 이루지 못하면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엄청나게 빠른 성장을 보이지만 e스포츠도 아직 걸음마 단계라서 그것의 구축을 시급한 과제로 삼고 있다.


- MLB.com 등도 관장한 것으로 아는데, KBO리그는 어떤 방향이 필요하다고 보나?

▶ 작년까지 모든 디지털 마케팅 등을 총괄했었다.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미디어는 쉽지 않은 과제이고, 콘텐츠와 시청자와 시장을 조화시키는 어려운 과정을 이뤄내야 한다. 그러나 이미 나와 있는 MLB.com이나 다른 디지털 마케팅 모델을 보면서 어떤 부분이 KBO리그에 적합하고 도움이 될지를 면밀히 살피고 받아들이면서 필요한 모델을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MLB, NFL, NBA, NHL 등 메인 스포츠들이 저마다 조금씩 다른 디지털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런 것들을 잘 연구하고 살펴서 자체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모델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오늘날 디지털 미디어는 팬들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과거 신문이나 뉴스, 운동장에서 이루어지던 소통의 시대와는 확실히 달라졌다. 팬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짚어 함께하지 못하면 리그의 인기나 팬 커뮤니티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


- 팬들은 MLB 올스타의 방한을 기다린다. 더욱 활발한 한-미 야구 교류도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는데.

▶ 더 이상 MLB를 대변해 말할 수는 없지만 (웃음) 논의가 활발한 것은 안다. 특히 맨프레드 커미셔너와 정운찬 커미셔너는 상화 발전과 교류에 적극적으로 의지를 함께 하고 있다. 이제 야구팬으로서 늘 응원할 것이다.

한 가지, 한국에 규모가 조금 크고 제대로 된 돔 구장이 생긴다면 국제 교류와 대회 등은 훨씬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


크리스 박은 프로야구 세계 최고의 회사에서 e스포츠의 떠오르는 회사로 이직했습니다.


- 많은 젊은이들이 MLB 혹은 e스포츠 계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그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 내가 학교를 졸업했을 때와만 비교해도 시기적으로 요즘이 훨씬 많은 기회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얘기를 나눴지만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관련 비즈니스와 이벤트, 미디어 등에 훨씬 많은 투자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고 꿈을 갖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늘 말하지만 아주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기술과 경험부터 차근차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미래에 동참하려면 많은 분야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미디어, 마케팅, 팬의 심리 등 다양한 부분을 경험하고 이해한다면 미래의 큰 그림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는 그런 부분들이 많이 열려 있는 것이 요즘 시대다. 꼭 스포츠 경험이 있을 필요는 없지만, 이런 다양한 경험과 이해는 아주 중요하다.


중요한 점은 전통적인 스포츠와 e스포츠 모두 젊은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관중이나 소비자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함께 만들어가는 세대이다. 선택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어떤 방향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세심하게 결정해야 하지만, 전체적인 변화의 추세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길은 열려있다.


- MLB를 떠난 것은 아쉽지만 또 다른 분야에서 활약을 기대한다. 인터뷰 고맙다.

▶ 늘 응원해주신 한국 야구에 감사드린다. 즐거운 인터뷰 고맙다. 이제 MLB는 떠났지만 야구팬으로 그리고 KBO리그 팬으로 늘 응원하면서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겠다.



미국에서 태어난 크리스 박(40 한국명 박준영) 변호사는 하버드대학과 하버드 법대를 졸업한 후 MLB 노동경제 수석상담역으로 2012년 노사협상을 이끌면서 MLB의 핵심 멤버가 됐습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특히 아끼던 재원이었는데, 이제 e스포츠에서 새로운 개척과 도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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