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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김용일 트레이너가 말하는 류현진의 완벽 부활 이유

조회수 2019. 6. 5. 00: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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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아! 너와 메이저리그 대장정을 함께 하게 됐는데, 시즌 시작한 지 2개월 만에 이렇게 좋은 결과, 좋은 상을 받았다는 게 정말 기쁘다.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남은 4개월도 지금까지 보여줬던 대로 열심히 하길 바란다. 현진이가 정말 최고다! 끝날 때까지 그 최고를 유지하길 바란다.”

류현진의 완벽 부활이 누구보다 반가운 사람입니다. 어깨 수술 후, 비시즌 때 함께 운동하면서 고된 재활을 견딜 수 있게 도와준 김용일 코치. 그는 “현진이가 정말 최고다”라며 아낌없는 칭찬 보냈습니다. 개막전 선발 등판부터 5월의 투수 상을 받은 류현진이 대견하고,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강한 괴물로 거듭나게 도움을 주고 있는 김용일 코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어깨와 팔꿈치 수술, 허벅지 내전근 부상을 겪으면서도 완벽하게 부활할 수 있었던 그 첫 번째 이유는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노력’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김용일 트레이너가 말하는 류현진의 완벽 부활 이유

류현진은 기자에게 김용일 코치를 극찬한 적이 있습니다. 김용일 코치가 아니었다면, 지금 여기까지 절대 올 수 없었다는 말과 함께 최고의 트레이너라고 말이죠. 그런데 김용일 코치는 실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며 웃음을 보입니다. 둘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서로에 대한 존경과 믿음이 가득한 상태였습니다.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웃음) 나한테는 직접적으로 그런 말을 하지는 않는데…(웃음) 정말 그렇게 말했나? 어깨 다치고 처음 나를 찾아왔을 때, 나 또한 정말 많이 놀랐었다. 걱정도 많이 했었다. 과연 재기가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한국에서라면 복귀할 수 있겠지만, 메이저리그가 어떤 곳인가. 정말 전력투구를 해야 하고,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더 건강하고 강하게 단단해져서 돌아와야 하는데, 우려가 앞섰던 게 사실이다. 유연성도 떨어졌고, 근력도, 불균형도, 모든 게 부정적인 신호만 있었다.”

김용일 트레이너는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면 모바일 메모장을 열고 공 하나하나 구속을 모두 기록한다. 후반부에도 92마일 93마일이 찍히면 여전히 건강하다는 신호이기 때문. 

김용일 트레이너 본인도 자신 없었던 류현진의 몸 상태. 하지만 지금 류현진은 언제 수술했냐는 듯 완벽하게 부활했고, 이달의 선수상까지 받았습니다. 운동선수 류현진은 타고난 게 많다고 이야기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끈질긴 노력’.

“류현진이 이렇게 부활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선수의 강한 의지다. 의지가 정말 강했다. 훈련에 대한 지속성도 꾸준했다. 현진이는 타고난 신체와 뛰어난 야구 지능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노력한 게 성공의 가장 큰 부분이다.”

“실제 류현진은 타미플루를 맞고, 병원에 하루 입원을 했는데도 운동을 멈출 수 없어 마스크를 쓰고 경기장에 출근했었다. 그때 정말 혀를 내둘렀다. 독감은 일반 감기와 다르다. 한 번 걸리면 보통 4~7일은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하룻밤 병원에 입원하고, 다음 날 아침에 훈련하러 왔더라. 물론 완전히 나은 상태가 아니었다. 선수가 이렇게 의지가 강한데, 내가 어떻게 여유를 부리겠나 싶었다. 그때 현진이를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고, 나 역시 더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류현진 루틴이 특이하다?’ 김용일 코치가 본 다저스 선수들의 루틴

김용일 트레이너와 인터뷰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데, 지나가던 사람이 김용일 트레이너를 보며 “슈퍼스타~”라고 말합니다. 류현진이 에이스 피칭을 보여주면서 구단 내 김용일 코치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굉장한 친분이 느껴져 누구냐고 물으니, 김용일 코치는 “상상도 못 할 사람이다”라며 맞춰보라고 쉽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상상을 못 할 사람이라니. 누굴까. 김용일 코치는 “메이저리그 시스템은 정말 대단하다”라고 말문을 열더니, “트레이너의 비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선수의 건강을 관리하는 트레이너, 그리고 그 트레이너의 업무를 도와주는 비서가 존재한다는 건 구단이 선수의 건강에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트레이너는 온전히 선수의 체력, 건강 관리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김용일 트레이너의 업무는 어디까지일까. 다저스 선수를 위한 트레이너가 아닌 류현진 개인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류현진의 훈련은 전적으로 관리한다고 전했습니다.

“현진이 훈련은 전적으로 내가 주도를 하고 있다. 현진이가 구단에 요청 한 부분이다. 모든 훈련을 현진이와 내가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훈련 데이터, 방식, 주제별로 작성한 리포트는 구단에 매일 제출한다.”

실제 다저스에서 함께 일을 해보니, 류현진에 대한 관심도가 상상 이상이라고 전합니다. 동료들이 류현진의 운동 방법을 관찰하는 건 흔하고, 이름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현진이가 훈련을 하고 클럽하우스에 들어오면 오늘은 어떤 훈련을 했느냐, 캐치볼, 롱토스는 몇 미터나 던졌느냐까지 확인 하는 선수도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어깨, 팔꿈치 수술한 선수가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이니 관심이 가나보다”라며 내심 좋은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김용일 트레이너는 한국과는 확실히 다른 한 가지가 있다며 선발 투수들의 루틴을 이야기했습니다.

“커쇼가 선발 등판할 때는 베드(마사지, 치료받는 베드)를 정해 놓으면 아무도 앉지 못한다. 등판 날은 1분 1초까지도 정확하게 루틴을 지킨다. 그런데 현진이도 그렇더라. 한국 선수들은 이렇게까지 루틴을 지키지 않는다. 처음 본 모습에 나도 적지 않게 놀랐고, 여기 선수들은 왜 이렇게 루틴을 정확하게 지키고 과하다 할 정도일까를 생각해봤다. 여기는 선발 투수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다. 사실상 선발 투수들 팀훈련을 보면 배팅 훈련 말고는 없다. 수비 훈련도 시즌에 한 두차례 할 뿐이다. 야수들은 매일 수비 훈련에 배팅 훈련 등 스케줄이 꽤 많다.”

“이 이야기를 다시 정리하면 선발 투수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본인이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본인이 게임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이 게임을 위해 훈련을 하는 것까지 책임감을 갖게 된다.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사소한 것까지 몸이 기억한다. 그러면서 선발 투수들의 루틴이 완성된 것 같다. 결국 루틴이라는 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다. 우리의 몸은 좋은 것들을 잘 기억한다. 컨디셔닝과 연관이 되어 있다. 나쁘지 않은데, 정말 조그만한 것까지 맞춰서 하고 있어 사실 놀랐다.”

류현진, 그 이름이 가져오는 부담과 성취감

“현진이가 잘하고 있어서 내 역할이 좋게 보이는 것 같다. 류현진이기 때문에 부담이었고, 류현진이기 때문에 성공시키고 싶었다. 이제는 현진이한테 고맙다.

3년째 부상을 가진 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야 하는데, 반신반의는 어쩌면 당연했었다. 그런데 건강한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영리한 야구 지능이 있었기 때문에 완전체가 되는 것 같다. 내가 요즘 류현진을 보면서 아차 싶은 부분이 있다. 시즌을 준비하면서도 하드웨어 부분만 신경을 썼던 것 같다. 류현진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지능적인 선수인데 말이다. 이제는 부담보단 조금 더 힘내서 시즌을 잘 마무리 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

그래서 현진이한테도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지금도 정말 잘하고 있지만, 시즌은 장기 레이스다. 한 번의 피로가 오고, 또다시 피로가 오면 가중이 되는거다. 승은 운에 맡기고 내가 하는 역할이 됐다고 했을 때, 멈출 줄 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내전근쪽 경미한 통증이 왔을 때 잘 멈춘 것처럼 멈출 수 있을 때 멈췄으면 한다. 4년만에 이런 레이스를 처음 치르는 셈인데 분명 피로도가 올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조절을 했으면 좋겠다. 지난 메츠전에서 7이닝까지 100구를 던졌는데, 로버츠 감독이 의중을 물어보니, 본인이 8회에도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서 올라갔더라. 사실 이때 말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는 류현진을 경주용 차에 비유했습니다.

“류현진이라는 선수를 보면 좋은 경주용 차다. 달리다가 고장이 났다. 엔진도 고장 났었고, 브레이크도 고장났었고, 타이어도 고장이 났었다. 그렇다면 이 부분들을 제대로 고쳐야 또다시 달릴 수 있는거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부분이 센서로 연결이 되어 있는데, 그동안은 고장난 부분을 고치가 급급했다면, 이제는 이 부분들이 경주용 자동차에 센서 하나로 연결이 되고, 완성이 됐다고 보여진다."

요즘 류현진의 호투 덕에 매일이 즐겁다고 말하는 그는 마운드에서 내려온 류현진을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먼저 반깁니다.

"두 팔 들어 “예~~”하면서 기쁨을 나눈다. 경기 전에는 등판 준비를 해야 하니, 묵묵한 편이다. 하지만 경기 후에는 표현을 많이 하는 편이다. 개막전을 치르고 클럽하우스에 들어온 류현진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현진아~ 이제 29경기 남았다. 이렇게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자”라고. 그런데 정말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고 있고, 결과까지 좋아 흐뭇하다.”

류현진과 김용일 코치는 호흡이 잘 맞습니다. 이에 따른 결과도 최상입니다. 개인 트레이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알려지면 대우는 어떤지 궁금증도 생깁니다. 김용일 코치는 “정확한 금액을 밝히기 뭐하지만, 한국에서 받는 것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류현진이 해주고 있다”라고 귀띔했습니다. 연봉은 물론, 미국에서 생활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숙소, 차량 등 모든 것들을 해결해 주고 있다면서 말이죠.

김용일 트레이너는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류현진이 아닌 LG 트윈스의 이야기였습니다.

“세 번째 경기에서 류현진이 다쳤고, IL에 올랐다가 11일만에 마운드에 오르게 됐는데, 클럽하우스에 앉아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나를 봤다. 종교도 없는데, 하늘 누군가에게 기도를 하게되더라. 제발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마운드 내려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를 했는데, 이러고 나니 LG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더라. 내가 이렇게 간절하게 기도를 한 적이 있었던가? LG 선수들에게 이렇게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했으면 어땠을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진심으로 선수를 생각하고 위하는 트레이너가 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선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해야 한다는 걸 이곳에 와서 다시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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