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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경의 포토카툰] 1위 팀에 걸맞은, 1등 시민의식 선보인 울산 팬

구윤경 입력 2019.04.17. 11:02 수정 2019.04.1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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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가 지난 주말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3-0 대승을 거두며 K리그1 선두를 지켰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7경기 연속 무패행진(5승2무)을 이어가며 우승후보의 면모를 제대로 과시했다. 지는 법을 잊은 듯 거침없이 전진 중인 울산의 일곱 번째 무패경기를 사진으로 돌아본다.

#세월호 참사 5주년, 조용하게 시작된 경기

양 팀 선수단은 경기 시작에 앞서 묵념으로 세월호 참사 5주년을 추모했다. 추모걸개의 숫자는 줄었지만 '잊지 않겠다'는 걸개만은 여전히 그곳에서 그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4월14일, K리그1 7라운드 경기에 앞서 양 팀은 묵념으로 세월호 참사 5주년을 추모했다. 
묵념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선수단 



#'1위 울산 vs 12위 인천'의 치열했던 공방전

이겨야 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이기고 싶은 간절함은 양쪽 모두 같았다. 어쩌면 꼴찌 인천의 간절함이 더 컸을지 모르겠다. 경기는 전반에만 두 장의 레드카드가 등장할 정도로 거칠게 흘러갔다.

알다시피 이미 밖으로 나온 카드가 번복되는 일은 거의 없다. 양 팀은 각각 1명이 퇴장 당하면서 약간의 균열을 가진 채 남은 45분을 싸워야 했다.

#침착했던 울산, 끝내 승리를 가져가다

양 팀 모두 중요한 자원을 잃었지만 결과는 3-0 울산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울산의 승리 뒤에는 90분 내내 침착함을 지킨 김도훈 감독의 역할이 컸다.

​전반 27분 심판이 신진호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드는 순간 울산 선수단 모두가 흥분했지만 김도훈 감독은 상황에 동요하지 않으려 애썼다. 잠시 대기심에 항의하던 김도훈 감독은 이내 다음을 고민하고, 선수단에게 전술을 지시했다.

김도훈 감독의 차분한 지시 아래 울산은 후반 38분 끝내 추가골을 만들어냈고, 후반 45분 세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승리의 쐐기를 박았다.

7경기 연속무패 기록중인 울산의 승리 기념사진 


#1위 팀에 걸맞은, 1등 시민의식 보여준 울산 원정 팬

이날 경기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경기종료 후에 볼 수 있었다. 선수단과 승리 기념사진을 촬영한 팬들은 하나 둘 짐을 챙겨 경기장을 빠져나갔는데, 그들이 떠난 자리는 마치 이제 막 경기시작을 앞둔 것처럼 깨끗했다.

많은 팬들이 자신이 머물렀던 주변을 정리한 뒤 자리를 빠져나갔고, 가져온 물건은 물론 주변에 남아있던 쓰레기까지 모두 챙겨 경기장을 나섰다.

한 남성 팬은 먹다버린 음식물 쓰레기 부터 물이 뚝뚝 떨어지는 생수병 등 그다지 만지고 싶지 않은 지저분한 쓰레기까지 모두 정리한 뒤 마지막으로 관중석을 빠져나갔다. 모습이 워낙 인상깊어 서포터스 내에서 청소를 권장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마지막까지 남아 뒷정리를 하던 울산 팬 최진호 씨는 '서포터 내에 이런 것을 권장하는 캠페인이 있는지' 궁금해 하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거 따로 없어요. 그냥 남의 경기장에 왔으니까 정리하고 가는거죠. 그게 기본적인 예의니까 다들 자발적으로 하는거 같아요. 각자 개인적으로~(웃음)"라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그들에게 주변 정리는 당연히 해야 할 기본 예의 중 하나였다.

울산 팬 150여명이 머물다 간 인천 원정석은 마치 관중이 입장하기 전 처럼 깨끗했다. 어느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그곳에 있던 한 명 한 명이 갖춘 '바른 시민의식'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울산 팬들이 90분 동안 머물렀던 인천 원정석 

이날 울산 팬들이 보여준 시민의식은 선수단이 이룬 성적 이상으로 훌륭했다. 그들이 머물렀던 자리가 그들의 품격을 말해주고 있다.

글 사진=구윤경 기자 (스포츠공감/ kooyoonkyu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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