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여 이제 다 끝났습니다" 기성용, 마지막 태극마크를 내려놓다 [아시안컵]

두바이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입력 2019. 1. 20. 22:28 수정 2019. 1. 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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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가 주동력 하나를 잃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0일 “기성용(30·뉴캐슬)이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 부상의 회복이 더딘 것으로 확인돼 21일 소속팀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기성용은 지난 7일 필리핀과의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경기 도중 스스로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확인돼 18일부터는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했다. 기성용은 이날 훈련에서는 허벅지를 다친 선수들이 대개 꺼리는 전력 질주뿐 아니라 방향 전환을 마음껏 시도하면서 22일 바레인과의 16강전 출전 가능성을 키웠다.

기성용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기성용은 지난 19일 비공개로 진행된 훈련에서 다시 통증을 느끼며 훈련을 중단했다. 협회 관계자는 “선수가 통증을 호소해 재차 검사를 진행한 결과 부상 회복이 더딘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정상적으로 뛸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을 하게돼 소속팀 복귀를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기성용의 전열 이탈은 축구 대표팀에는 큰 악재가 되고 있다.

그는 대표팀의 전담 키커로 세트피스에서 프리킥을 도맡았을 뿐만 아니라 출전 여부에 관계 없이 후배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기둥 같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지금 측면 날개로 공격을 해결해줄 수 있는 이재성(홀슈타인 킬)마저 발가락 근육 부상으로 8강 출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래저래 전력 공백을 안게 됐다. 벤투 감독은 바레인전을 사실상 23명이 아닌 21명으로 치러야 하는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부상으로 아시안컵을 마감한 기성용. 연합뉴스

기성용 본인에게도 이번 부상은 큰 아쉬움으로 남을 전망이다.

기성용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뒤 대표팀 은퇴 의사를 내비쳤고, 이번 아시안컵이 대표선수로서 마지막 대회가 될 것으로 공언했다. 기성용이 자신의 의사를 번복하지 않는다면 필리핀전이 그의 마지막 A매치으로 남게 될 수도 있다. 기성용은 개인 역대 세 번째 출전인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회를 통해 무엇인가를 얻고 싶다”며 “지난 대회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진 않다”고 우승을 다짐한 바 있다. 기성용은 2008년 9월 요르단과의 평가전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110경기를 뛰면서 10골을 기록했다. 한국 선수로는 14번째 센추리클럽 멤버(A매치 100경기 출전)로 이름을 올렸다.

불의의 부상으로 기성용의 태극마크 활약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은 자신의 SNS 계정에 ‘신이시여 감사드립니다. 마침내 이제 다 끝났습니다’라고 적힌 이미지를 올렸다.

두바이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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