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SD 입단 테스트 받은 노경은, "후회 없는 1이닝이었다"

조회수 2019. 3. 10. 08: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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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한국 시각)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있는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 낯익은 얼굴이 걸어옵니다. 조금은 무거워 보이는 발걸음이었습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마이너리그)의 입단 테스트를 받기로 한 노경은입니다. 3월 3에 예정됐던 입단 테스트가 연기됐고, 1주일이 지난 10일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 캠프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노경은이 필드로 가까이 오자 가장 먼저 반긴 건 선배 홍성흔이었습니다. 홍성흔은 샌디에이고 마이너리그에서 코치(포수)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샌디에이고에서 3년째. 마이너리그 경기에 등판하게 된 노경은에게 현장에서 큰 도움을 주고, 힘을 보탠 선배입니다.

노경은이 롯데와의 계약이 결렬되자, 도움을 준 선배가 박찬호와 홍성흔이었습니다. 샌디에이고 고문인 박찬호는 노경은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입단 테스트를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줬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선 홍성흔 코치가 A부터 Z까지 실질적인 도움을 줬습니다. 마운드에 오르기 전, 캐치볼 상대가 되어 주기도 하고, 구장 활용 방법, 그리고 노경은과 배터리를 이룰 포수와의 사인 교환까지.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준 선배였습니다.

노경은은 “박찬호, 홍성흔 선배가 정말 신경 많이 써주셨다. 그래서 실전 경기에서 내 피칭을 보여줄 수 있었다. 타자 맞춰 잡고, 경기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이런 자리를 마련해준 박찬호 선배께 정말 감사하다”라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마이너리그 경기는 진행 중이었고, 5회에 등판하기 위해 비어있는 필드에서 홀로 몸을 풀었던 노경은. “만감이 교차했을 것 같다”라고 그때 그 심정을 물어보니, 덤덤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예전 생각이 들면서 ‘여기 또 올 줄은 몰랐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도 했다고.

노경은은 두산 시절 스프링캠프를 이곳 피오리아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치렀습니다. 그때 생각이 나면서 지금 이시간에 여기서 워밍업을 하고 있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던 거죠.

드디어 노경은이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단 1이닝을 위해 3주를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노경은은 “홀가분하다”라고 표현했습니다.

5회 마운드에 올랐던 노경은은 4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17개의 공을 던졌습니다. 1피안타 1탈삼진 내야 땅볼 아웃 2개.

경기 후에 만난 노경은은 “시즌 바로 시작해도 될 정도의 컨디션이라고 자부하고 던졌다”라고 말하며, “볼 컨트롤도 나쁘지 않았다. 볼넷 주지 말자라는 생각이었는데, 볼넷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 점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단 1이닝을 위해 3주를 고생했던 그는 트라이아웃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트라이아웃을 해도 투구 수 20개 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같은 경우는 경기까지 뛰었다. 강속구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 운영하는 부분을 보고 싶어 했던 것 같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준 샌디에이고 구단에 고맙다. 시즌처럼 감이 굉장히 좋다, 미국에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몸을 굉장히 잘 만들었고, 시즌 바로 시작해도 될 정도로 몸을 잘 만들었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직구 타이밍이 좋았고, 볼넷을 주지 않은 경기 내용에 만족한다는 노경은.

공을 받아 준 포수와도 인사를 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데, 홍성흔이 또 등장했습니다.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는 홍성흔. 공을 받아 본 포수의 의견을 듣기 위함이었습니다.

스카우트도 노경은에게 다가가 소감을 물었습니다. 실전 경기에서 던져보니 어땠냐는 것.

노경은은 스카우트에게 “아쉽다”라고 말했습니다.

1이닝을 위해 오랜 시간 준비해왔는데, 짧은 시간에 1이닝이 끝나니 아쉬움이 남았던 것. “하지만 특별한 경험이었고, 이곳 타자들을 상대로 던졌음에도 볼넷이나 피안타가 많지 않았다는 게 성과라며 나쁘지 않은 기분이 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시원섭섭, 아쉬움, 홀가분함. 많은 감정이 들었을 노경은.

이미 예정된 이닝은 소화했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너리그 입단 테스트도 끝났습니다. 결과는 하루 뒤에 나올 예정.

모든 일정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향하던 노경은은 담담했습니다. “혹시 내일 안 좋은 소식이 전해지더라도 괜찮다. 다 감안하고 게임에 임했고, 이곳에 왔다. 늘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다. 만약 내가 오늘 볼넷을 허용하거나 좋지 않은 투구를 했다면 미련, 후회가 있었겠지만, 솔직히 만족할 피칭이었다.”

입단이 불발되더라도 최선을 다한 1이닝이었고, 만족할 피칭이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는 게 노경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영상=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이너리그 입단 테스를 받은 노경은의 훈련과 피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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