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노경은의 솔직한 심정, "ML도전? 사회인 야구를 할 수 없어서 미국에 왔다"

조회수 2019. 2. 21. 10: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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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와 FA 계약 총액 23억 거절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 게다가 멕시코리그 러브콜도 거절했다는 보도까지 됐습니다. 기사를 접한 야구 관계자, 팬들은 모두가 어리둥절. “왜?”라는 의문이 따랐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제시한 금액이 총액 23억인데, 그 계약을 거절하고 이제 와서 메이저리그 도전? 노경은의 나이는 35세, 적지 않은 나이에 맞이한 생애 첫 FA 계약이었기에 아쉬움은 더했고, 대부분은 메이저리그 도전이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진짜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취재하고 있었던 기자는 노경은이 LA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LA로 향했습니다. 왕복 12시간을 운전해야 하는 장거리 취재였지만, 그간 보도된 내용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기에 고민 없이 곧바로 이동했습니다.

지난 16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에 입국한 노경은은 캘리포니아주 아주사(LA근교)에 차려진 덕수고등학교 선수단의 전지훈련 캠프에서 함께 훈련하고 있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FA 계약 결렬, 그 이유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계약 결렬과 메이저리그 도전에 관해 물으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는 말을 먼저 꺼냈습니다. 진짜 속사정, 앞뒤 전후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의 비아냥. 평가 절하 등에 상처를 받았던 것.

“FA 계약 결렬? 후회는 없다”라고 말할 정도로 노경은은 단호했습니다. 하지만 오해는 풀고 싶다고 말합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제시한 금액은 총액 23억.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계약금 5억 원에 연봉 3억, 그리고 옵션이 매년 3억이었습니다. 계약 기간이 2년+1년(옵션)이었기 때문에 계약 총액은 최대 23억입니다.

보장 금액 11억(계약금 5억, 연봉 3억, 3억) + 인센티브 12억(옵션 3억+옵션 3억, +1년 연장(연봉과 옵션))

하지만 보도된 내용은 총액 23억에 2억 더 요구했다가 거절당해 계약이 결렬된 것으로만 비쳤습니다. 돈만 밝힌 선수처럼 표현된 게 아쉬웠습니다. 노경은도 큰 돈임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2억이라는 금액 때문에 결렬된 건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그 2억 뒤에 감춰진 자존심이 결정적인 이유였던 것.

“큰돈이다. 11억이라는 돈은 나에게 정말 큰돈이다. 많은 사람이 이 돈이 적어서 롯데와 계약을 하지 않았느냐라고 묻는다. 이게 궁금해 하는 포인트이다. 돈을 봤다면 보장금액 11억에 계약을 했을 거다. 내가 돈을 포기하고 계약을 안 한 이유는 자존심 싸움이 이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 구단에서 성의만 조금 보였다면 무조건 사인했다. 그런데 구단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노경은은 금액 싸움이 아니라 자존심 싸움이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리그 그가 최후에 계약금 2억을 더 요구한 이유도 설명했습니다.

“FA 한국 시장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구단 측에서 이야기해 줬다. 나도 받아들였다. 구단에서 나에 대한 믿음이 떨어지고, 기대치가 크지 않다는 것도 인정한다. 기분 나쁘지 않았다. 나는 뛰어난 선수, 대스타가 아니었기 때문에 연봉으로 자존심 싸움할 필요도 없었다. 옵션 내용을 보니 선발로 한 시즌을 풀로 뛰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들이었다. 그런데도 옵션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았다. 받아들이고 (시즌 잘 치러서) 칭찬받으면서 옵션을 타가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간 계투로 보직이 변경됐을 경우엔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구단에선 3선발로 쓰기 위해 계약을 하는데 왜 중간 계투로 보직 이동했을 경우를 생각하느냐고 묻더라.”

“구단에서 제시한 계약 조건 옵션, 모두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했지만, 나에겐 옵션 B도 필요했다. 1군에 머물지 못하고 2군으로 내려가면 내 연봉은 3억에서 1억 5천만 원이 된다. 옵션도 자연히 사라진다. 이것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발이 아닌 중간 계투로 보직 이동됐을 땐 그에 맞는 옵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사실 계약 금액 2억 원을 올리건 나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꼭 2억을 올려주지 않더라도 옵션을 수정하는 방안이나, 다른 형태로 다시 협상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면 난 사인을 했을 거다. 구단에서 요구한 옵션들을 아무말 없이 받아들인만큼 구단에서도 성의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단호하더라.”

노경은은 결국, 돈에 대한 협상이 아닌 마음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거라고 말합니다.

덕수고 정윤진 감독의 배려로 차질없이 몸을 만들 수 있게 된 노경은은 “정윤진 감독님과 20년 넘게 인연이 있다. 큰 힘이 된다. 실내에서 훈련하는 것과 실외에서 훈련하는 것은 천지 차인데 도움을 주시고 계신다.”라고 말하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사회인 야구를 할 수 없어서 미국에 왔다.”

적지 않은 나이에 꿈에 무대인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말은 거창하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그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며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롯데 자이언츠와의 계약이 틀어지면 굉장히 힘든 상황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국내 FA 규정상 롯데가 아닌 다른 구단 입단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리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는데, 그 과정에서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거창한 말이 나왔다.”

노경은은 어쩔 수 없이 이런 상황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에 대한 열정, 롯데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다. 하지만 롯데에서 뛸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롯데가 아니면 난 사회인 야구에서 뛰어야 한다. 결국 내가 프로리그에서 뛰기 위해선 해외 리그를 알아볼 수밖에 없었다.”

멕시코 구단의 제안을 뿌리쳤다?

노경은은 이 또한 오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멕시코리그에서 러브콜을 보냈는데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거절했다는 보도를 봤다. 와전된 내용이다. 내가 멕시코리그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멕시칸리그가 메이저리그 트리플A와 동급으로 대우, 실력을 인정받는 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롯데와 계약이 결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멕시칸리그에서 관심을 보인 건 사실이지만, 계약 확정까지는 아니었다. 옵션 포함해서 연봉 3억 가까이 되는 돈을 제시했다고 했다는 이야기까지만 들었다. 미국이든 멕시코든 프로 리그에서 뛸 기회가 된다면 당연히 뛸 생각이다.”

그렇다면 노경은의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비시즌 동안 꾸준히 훈련을 해왔고, 현재 몸 상태도 만족할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3월 초부터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귀띔했습니다. 마이너리그가 됐든 멕시칸 리그가 됐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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