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류현진 등판 날 벌어진 웃지 못할 해프닝

조회수 2019. 3. 15. 12: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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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타석은 기분 나빴고, 두 번째 타석은 재미있었다”

전 동료였던 푸이그와의 맞대결이 어땠냐고 물으니 “첫 타석은 기분 나빴고, 두 번째 타석은 재미있었다”라고 답했습니다. 첫 타석은 안타를 허용했고, 두 번째 맞대결은 아웃 카운트를 잡았기 때문.

둘은 서로를 의식하는 듯했습니다. 각자 위치에서 준비할 뿐이었습니다. 류현진은 투구 준비를, 푸이그는 타격 준비를.

다저스에서 함께 생활한 시간만 6시즌. 게다가 둘은 장난을 많이 치며 친하게 지낸 동료였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푸이그는 류현진이 다시 다저스로 돌아와서 함께 경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습니다. 푸이그의 바람대로 류현진은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고 여전히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는데, 푸이그는 파란색이 아닌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서로를 마주했습니다. 마운드와 타석에서 말이죠.

류현진은 함께 한 시간,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장난도 많이 쳤던 동료였지만, 상대 팀 상대하는 것과 똑같이 투구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상대 팀 상대하는 것과 똑같았다. 특별히 다르지는 않았다. 푸이그는 동료가 아닌 상대 팀 ‘적’이었다. (웃음) 장난도 많이 쳤던 선수라 아마 푸이그는 나를 보고 웃겼을 것 같은데, 나는 최대한 진지하게 임하려 노력했다.”

류현진은 푸이그에게 안타를 허용한 첫 맞대결은 기분이 나빴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류현진의 공을 제대로 공략했다기보단 빗맞은 타구가 빠지면서 안타로 연결됐습니다. 시범경기에서 크게 문제 되지 않는 상황.

더그아웃에 들어와 코치, 감독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앞선 3경기에서 무실점 행진을 하고 있었기에 1회에만 2실점을 한 부분은 아쉽긴 하지만, 크게 문제 될 부분은 아닙니다. 류현진 역시 “투구는 나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1회에 안타와 실점이 있었지만, 투구는 나쁘지 않았다. 코스 안타가 있었는데, 외야로 크게 맞은 안타가 아닌 빗맞아서 내야로 빠진 안타였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3명의 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것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류현진이 현재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순리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늘 류현진은 4이닝 동안 53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불펜으로 이동해 17개의 공을 더 던졌습니다. 4+1로 5이닝 투구를 목표로 했던 것. 류현진은 “순리대로 잘 되고 있다”라고 말하며 “몸 상태도 좋고, 이닝도 목표대로 소화하고 있다. 시범경기가 굉장히 잘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타석은 아쉬웠다는 게 류현진의 설명.

올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타석에 올랐던 류현진은 허무하게 헛스윙 삼진을 당했습니다. 그가 늘 강조하는 말. 투수가 타석에서 해야할 일은 상대 투수를 괴롭히는 것. 하지만 이날은 “편하게, 쉽게 타석에서 물러났다"라며 아쉬워했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푸이그와의 맞대결이 가장 이슈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보다 더한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류현진과의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한 미국 기자가 질문합니다. “현진, 차는 어때요?”

“갑자기?”, ‘왜 차를 물어보지?’라고 생각했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류현진은 캐멀백랜치에 출근해서 등판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류현진의 자동차 타이어가 앞뒤로 모두 바람이 빠져 있다는 것. 누가 봐도 의도적으로 바람을 뺀 상태였습니다.

선수와 구단 직원들이 주차하는 곳엔 지정석 몇 군데가 있습니다. 라소다처럼 이름이 쓰여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이름이 써진 지정석은 없습니다. 다만 선수들은 습관처럼 늘 주차하는 곳에 주차합니다. 류현진도 본인이 늘 주차하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무언가 놓여 있었고, 류현진은 빈 곳에 주차를 했습니다. 평소 이곳에 주차하던 선수가 있었는데, 다른 차가 주차돼 있으니 화가 났던 것입니다.

그 선수는 곧바로 전문업체에 전화해서 류현진의 자동차 바퀴 바람을 모두 뺐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업체를 다시 불러 원상복구 시키는 해프닝이 벌어졌습니다. 류현진 자동차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부랴부랴 원상복구를 시켰습니다. 이날 경기 선발 등판인데, 신경을 건드리면 안 됐기에..

그 선수는 류현진 통역 브라이언에게 “절대 현진이에게 알리지 말라”며 당부를 했습니다. 투구에 지장을 주면 안된다면서 말이죠. 하지만 류현진도 재미있는 상황이었음을 인지하고 그냥 웃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곳에 주차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등판하는 날은 주차할 수도 있겠지만.."이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말이죠.

경기가 열리기 전, 웃지 못할 해프닝을 만든 주인공은 다름 아닌 켄리 잰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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