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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KIA 헤즐베이커, '20-20' 버나디나 이상?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입력 2019.01.2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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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③ KIA 타이거즈 제레미 헤즐베이커
KIA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제레미 헤즐베이커 (사진: OSEN)

2017시즌을 앞두고 FA 최형우 영입, 외국인 타자 교체 등 공격적인 전략 보강을 통해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KIA는 지난해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가까스로 5위를 지키며 가을야구 턱걸이에는 성공했지만, 직전해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17시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5.0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크게 기여했던 외국인 중견수 버나디나(KS: 19타수 10안타 7타점)는 지난 시즌에도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고 WAR 4.2를 기록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보였다. 이 기록은 18시즌 KBO리그 전체 야수 중 1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외국인 타자  중 4위, 중견수 중엔 2위였다.

#2년 연속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버나디나 (TV 야매카툰)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는 버나디나와의 동행을 끝내고 새로운 중견수 제레미 헤즐베이커를 새로 영입했다. 지난 2년 간 성적은 준수했지만 36세 시즌을 맞는 버나디나의 하락세가 예상된다는 점과 슬러거형 타자를 원한다는 것이 KIA측이 밝힌 공식적인 입장.

버나디나 이상의 장타자를 원했던 KIA는 지난해 11월 20일 총액 70만달러에 헤즐베이커와 계약하며 외국인 타자 구성을 마무리했다.

#HISTORY

▲ 헤즐베이커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미국 인디애나주 먼시에서 태어난 헤즐베이커는 와파하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06년 드래프트에 나섰다. 당시 센터라인 내야수였던 헤즐베이커는 운동 능력은 인상적이지만 공수에서 거칠다는 평가를 받았고 당해에는 지명을 받지는 못했다.

이후 인디애나주 소재 볼 주립대학으로 진학한 헤즐베이커는 2학년까지 2루수로 활약했다. 2루수로 활약한 대학에서의 2년간 헤즐베이커는 여전히 자신의 운동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OPS : 1학년(.688), 2학년(.730))에 그쳤다.

그러나 외야수로 전향한 이듬해, 일취월장한 성적(3학년 OPS 1.274)을 거뒀고  09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라는 높은 순번으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명 당시부터 플러스(+) 내지는 플러스-플러스 등급으로 평가받던 주루 능력이 가장 큰 장점이었던 헤즐베이커는 마이너리그에서 차근히 경험을 쌓아가며 조금씩 파워를 늘려갔다. 하지만 컨택에서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하며 13년 알렉스 카스테야노스의 반대급부로 LA 다저스로 트레이드 되었고, 15년 3월에는 DFA(designated for assignment, 양도지명)되는 아픔을 겪었다.

결국 방출된 이후 카디널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한 헤즐베이커는 절치부심한 덕분인지 15시즌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이전까지  AAA에서 6할 후반~7할 초반의 OPS를 기록하던 그가 카디널스와 사인한 이후 AA에서도 기록한 적 없는 1.0에 육박한 OPS(.998)를 기록한 것이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헤즐베이커는 마침내 16시즌 빅리그 데뷔를 이룬다.

개막전부터 엔트리에 포함되며 팀의 제 4외야수로 한 시즌을 온전히 빅리그에서 버티며 114G 출장 200타석동안 .235 .295 .480 12홈런 28타점 5도루를 기록했다. 하지만 컨택에서 한계를 보인 탓으로 시즌 종료 뒤 로스터 조정과정에서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애리조나로 이적한다.

17시즌도 메이저리그에서 시작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서의 부진으로 인해 풀타임 시즌을 보내지는 못했다. 다만 시즌 막판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기대감을 안겼는데  18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또 한번 DFA(양도지명)을 통해 탬파베이로 현금 트레이드 되었다. 이후  메이저리그 복귀 기회를 잡지 못한 헤즐베이커는 7월 DFA 후 미네소타로 현금 트레이드 된다.

하지만 미네소타에서도 콜업에 실패한  헤즐베이커는 시즌 종료 후 마이너 FA 자격을 얻었고 메이저리그 재도전 대신 KIA와 계약하며 KBO리그에서 19시즌을 맞게 됐다.

▲ KIA 헤즐베이커 MLB시절 경기 영상


#플레이스타일

▲ 헤즐베이커의 프로 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프로 입단 초창기부터 헤즐베이커는 빠른 발과 쓸만한 파워, 준수한 선구안을 보였고 타구를 구장의 전 방향으로 날릴 수 있는 타자였다. 다만 문제는 타자로서 가장 기본이라할 수 있는 컨택 능력이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점.

하위 리그에서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지만 리그 레벨이 올라갈수록 컨택 약점이 두드러지기 시작했고 주력을 제외한 모든 장점들이 희미해졌다.

그러나 15년 다저스에서 양도 지명되는 아픔을 겪은 이후 헤즐베이커는 리드오프 스타일의 타격 스탠스를 버리고 공격적인 스윙을 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컨택율이 급격히 좋아지며 다른 장점들도 덩달아 빛을 발했고 호타준족의 면모를 보였다.

심각한 약점이었던 좌투수 상대 성적 역시 우투수와 차이가 거의 없을 정도로 개선한 것이 그 중 가장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타격 시 중심이 흔들리는 스윙 메커니즘 상의 문제 때문인지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컨택에 다시 약점을 보였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선구안과 파워는 유지하면서 백업 외야수로  썩 나쁘지 않은 기록 (114G  200타석 .235 .295 .480 12홈런 28타점 5도루)을 남겼다.

▲ 헤즐베이커의 히트맵

© Baseball Savant

마이너 통산 267개의 도루,  3루타를 무려 50개나 기록할 정도로 빠른 발과 주루 센스를 갖춘 헤즐베이커는 메이저리그에서 16~17시즌 총 155경기에 나서며  DRS(Defensive Runs Saved, 수비로 실점을 얼마나 막아냈는 지를 측정하는 수비 지표) -1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도 중견수로 많은 경기에 출장했기 때문에 올시즌 중견수로서 넓은 수비 범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송구력이 썩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는데, 강견의 중견수가 거의 없는 KBO리그 사정상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헤즐베이커가 15~17시즌 까지 보였던 모습을 다시 재현할 수만 있다면 전임자인 버나디나처럼 공수를 다갖춘 리그 정상급 중견수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복귀에 실패한 헤즐베이커의 부진이 심각했다는 점이다.

삼진%(34.3)가 커리어 평균에 비해 7~8% 나 급증하며 컨택이 완전히 망가져 버린 모습(타율 0.204)을 보였는데 이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그나마 위안은 심각한 타격 부진속에서도 볼넷을 얻어내는 비율(10.7%)이 커리어 평균보다 높아다는 것.

지난 시즌 부진에도 불구하고 15~17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보였던 30대 초반의 헤즐베이커를 70만달러라는 예상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영입할 수 있었던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과의 기록 비교

외국인 외야수들과의 성적 비교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최근 외국인 중견수들이 활약했던 경우가 적지 않아 비교할만한 대상이 많다.

우선 전임자인 버나디나에 비해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짧지만 파워와 스피드는 헤즐베이커가 우위라고 볼 수 있다. 150경기 가량 덜 뛰었음에도 마이너리그 통산 홈런과 도루 모두 헤즐베이커가 앞선다. 정확도도 아주 큰 차이는 보이지 않앗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인내심과 선구안에서는 버나디나가 확연히 우세했다. KBO리그 통산 0.383을 기록한 버나디나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KT 이적 후 거포로 거듭난 로하스의 과거 기록과 비교해도 파워, 스피드 모두 크게 우세하며 정교함과 선구안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화의 호잉과 비교했을 때는 홈런 생산이 약간 모자라지만 스피드에서 우위를 보였다.

최근 KBO리그 외국인 야수들의 성공 사례를 둘러보면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한계를 보였던 툴 플레이어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특징은 외국인 외야수에게 더욱 두드러지는 편인데 대부분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컨택에 약점을 보인 타자들이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컨택에 성공하며 리그 안착에 성공한 경우다. 헤즐베이커는 최근의 이런 경향에 상당히 부합한다.

#체크포인트

지난해 3개의 팀을 전전하면서 메이저리그 복귀에 실패한 헤즐베이커는 AAA에서 타율 2할을 겨우 넘길 정도로 심각한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특별한 부상이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메이저리그 정착에 실패하며 심리적으로 무너진 것이 주 요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추정된다.

결국 KBO리그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첫번째 DFA 이후 비약적인 성과를 거뒀던 2015년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얼마나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느냐다. 개막 후 확실히 주어질 100타석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에 따라 롱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는 두가지 정도 체크 포인트가 있다. 

헤즐베이커는 브레이킹볼에 약점(16~17 브레이킹볼 타율 .174)을 보였던 타자다.

메이저리그 레벨에 패스트볼(16~17 포심 타율 .333)과 변형 패스트볼(16~17 변형 패스트볼 타율 .278)에는 어느정도 강점을 보였기에 KBO리그 안착의 포인트는 KBO 투수들의 브레이킹볼을 어느정도 공략할 수 있느냐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좌투수 공략이다.

헤즐베이커는 좋은 활약을 보였던 시절에도 좌투수의 흘러 나가는 브레이킹볼에 약점을 보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좌투수의 유인구에 속는 모습(16~17 출루율 타율 갭 : vs RHP .081 / vs LHP .014)을 자주 보였다. 외국인 타자를 상대로 유인구 승부가 많고 브레이킹볼을 자주 구사하는 KBO리그 좌투수들을 상대로 자신만의 존을 얼마나 빨리 구축할 수 있느냐가 주목할 지점이다.

다만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이 미국에 비해 폭이 좁은 편이고, 리그 평균 좌투수들의 브레이킹볼의 구위나 낙차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미국 시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 카일 헨드릭스의 노히터를 깨는 헤즐베이커의 솔로 홈런

17~18시즌 활약하며 WAR 9.2를 누적한  버나디나는 타이거즈 구단 사상 손꼽히는 활약을 보였던 외국인 타자다. 또 17시즌 KIA의 통합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선수다. 지난 시즌 심각할 정도로 부진했고 컨택에 약점이 있는 헤즐베이커가 버니디나 이상의 활약을 보일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다만  장점도 확실하다. 헤즐베이커는 버나디나보다 젊고 몸값이 저렴하다. 전임자에 비해 더 빠르고 더 많은 홈런도 기대할 수 있다.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는 버나디나도 해내지 못한 30-30을 달성하는 것이다. 새로운 리그에서 절치부심할  헤즐베이커가  노쇠화가 진행되고 있는 KIA 타선에서 새로운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팬 그래프,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 Savant, thebaseballcube.com,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원문: 이상평 기자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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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