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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뇌종양 이겨낸 야구소년, NC 노시훈이 간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입력 2019.01.2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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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 리포트] 병마를 이겨내고 프로 입성에 성공한 NC 다이노스 신인투수 노시훈 인터뷰
“NC다이노스 지명하겠습니다.
마산용마고 투수 노.시.훈.”

초조한 마음으로 바라본  ‘2019 KBO 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  한명 한명의 이름이 호명되며 프로 입성 티켓은  점점 줄어갔다. 그리고 이제 4장만 남은 상황인 전체 97번째.

마침내 NC 다이노스에서 노시훈의 이름을 호명했다.

기약없는 투병생활, 혹독한 재활 끝에 다시 선 마운드, 그리고 꿈에 그리던 프로 지명까지. 그 모든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2019 신인드래프트에서 NC에 지명된 마산용마고 노시훈. 2017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시구자로 나선 인연이 있다. (사진: NC 다이노스)   

인고의 노력 끝에 올라 선 프로무대. 그리고 이젠 사연이 아닌 실력으로 주목 받기 위해 NC 다이노스의 신인 투수 노시훈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1군 마운드에 당당히 설 날을 꿈꾸는 노시훈의 이야기를 다시 들어본다.


# 감동 스토리가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는 투수로

지난해(4월) 인터뷰 이후 약 9개월 만에 다시 만난 노시훈은 한결 더 밝아진 모습이었다.

* 2018년 4월 인터뷰:  병마 이긴 야구소년, 노시훈을 아시나요?

“작년 인터뷰 기사가 나간  이후에 깜짝 놀랄만큼 과분한 관심을 받았습니다. 너무 감사드려요. 사실 제가 아팠다는 걸 많은 사람들이 잘 몰랐어요.

근데 그 인터뷰를 통해 많은 분들이 알게 되고 격려해주시니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어요. 야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도 생기고 주변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요. 
아팠던 선수가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컸어요. 결국 프로의 꿈을 이루었고 이제는 프로선수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노시훈은 인터뷰를 시작하고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했다. 우여곡절 끝에 야구를 다시 시작하고 프로에 지명된 기쁨,  자신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의 격려와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열의, 그리고 부모님과 가족에 대한 감사함이 그 단어에 실리는 무게를 더했다.

굳은 마음으로 재기를 다짐했지만 2016년 여름 수술 후 1년여간 운동을 쉬고 다시 마운드로 돌아오는 것은 무모한 도전에 가까웠다.

재기를 위해 체력 훈련에 매진한 노시훈 

“야구를 다시 시작했을 때만해도 제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너무 컸어요. 2년 간 운동을 쉬었던 공백을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아 너무 두려웠거든요.

* 연습 시합에서 재기 가능성을 보인 노시훈의 투구


그러다 시합에 나가게 되었는데 142km/h 속구를 던졌어요. 그때부턴  앞으로 1년동안 정말 죽도록 열심히 하면 해볼만하겠다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부턴 죽자사자 야구에만 매달렸어요.”

노시훈의 공식 경기 복귀전은 ‘2018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였다.

2016년 5월 이후 약 2년만의 공식경기로, 4월 7일 김해고와의 경기에서 1.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 후 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발병 이후 인고의 시간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2018 고교야구 주말리그 전반기’에서는 주로 중간계투로 등판하여 투구수 관리와 함께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5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2년여 만의 공식대회를 성공적으로 끝마쳤다.

“대학 진학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대학을 간다고 실력이 더 늘 거란 보장도 없구요. 만약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한다면 아쉽지만 제 실력이 여기까지라고 생각했어요. 진짜 후회 없이 열심히 했거든요.

무엇보다도 아프고 나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먹기까지도 너무 힘들었는데, 대학에서 4년을 더 할 자신이 솔직히 없었어요.”

프로 외에는 다른 길을 생각하지 않았다. 정말 후회 없는 2018년을 보내고도 안 된다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가온 ‘제 73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점점 더 좋아지는 투구로 주목을 받았다. 비록 첫 경기 물금고와의 경기에서 1.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노시훈은 물금고와의 3경기에서 6이닝 8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성남고와의 16강전에서 팀의 마무리로 2.2이닝, 경남고와의 8강전에서 팀의 선발로 5.2이닝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프로의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경기 중 몸을 풀고 있는 노시훈

“물금고와의 경기 때는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상하게 계속 경기가 안 풀리더라고요. 그래도 청룡기에서는 나름대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생각해서 프로 지명도 기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다른 선수들에게 비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 확신하진 못했구요.

아팠던 것이 감점 요인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주변에서 계속 들렸구요.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웃음) 저도 사람이라 신경이 안쓰일 수 없더라구요 . 8월쯤 되니까 신인 드래프트가 다가오는 게 실감이 났어요. 아, 이제 진짜 선수로 뛰는 게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도요.”

액땜을 한 것일까? 

프로지명을 한 달 앞둔 ‘제 52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앞두고 경미한 교통사고가 있었다. 허리가 조금 안 좋았지만 경기에 출장을 못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2경기에 등판했다.

하지만 혹시 모를 부상을 예방코자 ‘제 46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는 결장하며 지명전 마지막 대회를 마무리했다.

“작은 사고였지만 그냥 기분이 찜찜하더라고요. 허리도 조금 안 좋았지만 크게 무리가 있을 정도는 아니었어요. 다만 마지막 경기를 부진해서 아쉬움이 컸어요. 봉황대기 때도 쉬고…이제는 정말 지명을 기다리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 노시훈의 고교 투구 기록


# 꿈에 그리던 프로 지명

마침내 다가 온 운명의 순간. 용마고 동료인 김현우(롯데, 2차7R지명)는 2차 드래프트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로 향했지만 노시훈은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발표를 기다렸다.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같이 이겨낸 부모님, 가족들과 그 순간을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노시훈의 가족 사진

“사실 감독님께서는 서울에 가보라고 하셨어요. 고민도 됐지만 집에서 가족들이랑 보는 게 마음이 편해서 부모님과 함께 TV로 봤어요. 라운드 상관없이 지명만 받았으면 했어요. 그래도 8라운드까지 불리지 않으니까 조금씩 희망이 사라지는 거 같더라구요. 너무 아쉽기도 하고, 이제는 진짜 운동을 그만둬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마지막 순간, NC다이노스에서 이름이 불렸다,

“NC다이노스 지명하겠습니다.
마산용마고 투수 노.시.훈.”

10라운드 전체 97번.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이제 끝이구나 했는데… 마지막 라운드에 불려서 더 감동이 크고 감사했어요. 제가 뽑혔다는 게 실감이 안 났어요. 아팠던 일  다시 운동을 했던 시간들이 순식간에 모두 다  지나가더라고요. 이게 진짜인가 싶어서 기분이 얼떨떨했어요.

부모님께서는 너무 기뻐하셨죠. 저보다 더 고생하셔서 죄송한 마음이 컸는데, 프로에 지명을 받은 게 그래도 두분께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그냥 부모님께 너무 감사했어요 정말.”

지명된 사실이 믿기지 않았을 정도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축하한다는 주변의 연락이 쏟아질 때, 비로소 정말 프로에 지명되었다는 걸 실감함과 동시에 마음을 다잡았다.

“NC 다이노스에 지명되고 나서 제일 달라진 건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야구선수가 진짜 직업이 되었다고 생각하니까 운동에 대한 진지함과 신중함이 더 커졌어요.

행동 하나하나도 조심해야 하고 실력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프로선수로서의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겼어요. 너무 제가 오버하는 거 일수도 있지만요(하하).”

프로 지명을 받은 기쁨은 잠깐이었다. 그 기쁨에 도취되지 않고 더 큰 미래를 준비하는 묵묵히 준비하는 노시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프로 선수로서 책임감을 먼저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는 모습에서 신인답지 않은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 그다.


# 공룡의 심장을 꿈꾸다

제1회 ‘아마추어 투혼 최동원 상’을 수상한 노시훈

지명 후 9월22일에 열린 NC 다이노스의 ‘2019 신인선수와의 만남’행사에 참가하며 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얼마 뒤 큰 경사가 있었다. 작년에 신설된 ‘아마추어 투혼 최동원 상’의 제 1회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야구를 다시 시작하고 프로 진출의 꿈까지 이루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아마추어 투혼 최동원 상’의 초대 수상자가 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메디컬테스트가 있어서 서울에 올라가는 길에 전화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잘못 전화하신 줄 알았어요. 경남고 서준원(롯데 1차지명)과 함께 수상했는데 제게 너무나 과분한 상이라 생각해요. 이 상을 제가 받아도 되나 싶고…

그래도 이왕 1회 수상자로 선정된 만큼, 이 상에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지 않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최동원 선배님처럼 인격과 실력을 다 갖춘 투수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시상 후에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하고 NC구단의 지원 아래 ‘국가대표 AT센터’에서 몸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다.

*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노시훈

“라디오 방송에 나가게 되었는데, 라디오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으니까 신기했어요. 시즌도 끝났으니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줄 알았는데, 시즌 때보다 더 바빠요.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도 못 놀고 매일 운동만 하고 있습니다.(웃음) 그래도 너무 감사한 하루하루입니다.

구단에서 지원을 해줘서 센터에서 몸을 만들고 있어요. 올해 공 던지는 거에만 급급해서 웨이트트레이닝이 많이 부족했던 거 같아서 근력강화와 순발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운동하고 있습니다. 식단관리도 처음에는 닭 가슴살만 먹는 게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적응 됐어요. 물론 여전히 맛은 없습니다..(웃음) 그리고 아는 코치님이 하시는 연습장에서 한 번씩 공도 던지고 있어요”

* 노시훈 투구 연습 영상

지난 1월 8일 구단 신년회에 참석하며 정식으로 프로선수로서의 발걸음을 시작했다.

“시무식 때 긴장이 너무 돼서 끝나고 나니까 너무 피곤했어요. 그래도 제 이름이 마킹된 유니폼을 받으니까 너무 신기하고 좋았어요. 열심히 준비해서 올해 안에 1군 무대에 서는 것이 목표입니다. 

신인이 주제넘는 얘기일 수 있겠지만 저는 팬이 있으니까 선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신념이 있어요. 프로 선수로서 부끄럼없는 모습을 보이고 팬들에게도 더 다가갈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물론 야구도 열심히 해야죠! 많은 분들이 노시훈이라는 선수를 기억하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등번호는 96번입니다.(밝은 웃음)”

꿈에 그리던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된 노시훈

‘프로 선수는 팬이 있으니까 존재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춘 노시훈. 인고의 시간을 극복하고 꿈을 이룬 그가  단순히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아닌 당당한 프로 투수로 1군 무대에 우뚝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한국고교야구]


취재 및 정리: 신철민/민상현 기자 (kbr@kbreport.com/아마야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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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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