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8개월 긴 기다림 끝에.. 김시우 '통산 3승' 입맞춤

최현태 입력 2021. 1. 2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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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최종R
버디만 8개.. 2위와 1타차 우승
퀄리파잉 최연소 합격 골프장서
긴 공백 깨고 완벽 부활샷 눈길
김시우가 25일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라킨타=USATODAY·연합뉴스
김시우(26·CJ대한통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최초’와 ‘최연소’ 타이틀을 합쳐 3개나 갖고 있다. 고등학교 2년 때이던 2012년 당시 ‘지옥의 관문’으로 통하는 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에 합격해 ‘사상 최연소 합격(17세 5개월)’ 기록을 세웠다. 당연히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지만 만 18세 이전에는 PGA 투어 회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투어카드를 받지 못했다. 더구나 이듬해 퀄리파잉스쿨 제도가 폐지되면서 2부투어인 웹닷컴 투어에서 다시 시작해 3년 동안 ‘눈물 젖은 빵’을 먹어야 했다.

2015년 웹닷컴 투어 상금랭킹 10위에 올라 2016년 PGA 투어에 정식 데뷔한 김시우에게 첫 승은 빨리 찾아왔다. 21세 2개월이던 그해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 최연소 PGA 투어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노승열이 2014년 4월 취리히 클래식에서 세운 첫 우승 기록(만 23세 2개월)을 2년이나 앞당겼다. 이어 2017년 5월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이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만 21세 10개월)을 작성했다. 2004년 애덤 스콧(호주)의 종전 기록(23세)을 1년 이상 앞당겼다. 김시우는 이처럼 ‘골프 신동’ 소리를 들으며 한국 남자 골프를 이끄는 ‘영건’으로 떠올랐지만 그의 승리는 2승에서 멈춰서 있었다. 3년 8개월 동안 준우승 한 번, 3위 두 번에 그쳤을 뿐 번번이 우승 기회를 놓쳤고 등 부상이 겹치면서 2018∼2019시즌 컷탈락 12차례, 2019∼2020 컷탈락 8차례를 기록하며 자신감마저 잃어갔다.

하지만 김시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훈련에 매진하며 샷을 날카롭게 다듬었고 지난해 8월 첫 승을 일군 윈덤 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오르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시우는 이어 퀄리파잉스쿨 최연소 합격의 영광을 누렸던 골프장에서 긴 공백을 깨고 PGA 투어 통산 3승을 달성, 완벽한 부활에 성공했다.

김시우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67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로 8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작성, 패트릭 캔틀레이(29·미국)를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20만6000달러(약 13억2731만원). 김시우는 이날 우승으로 2023년까지 투어카드를 보장받았고 오는 4월 마스터스 출전권도 다시 확보했다. 김시우는 경기 뒤 “그동안 매년 우승 기회가 있었지만 침착하지 못해서 실패했기에 이번에도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긴장했다”며 “하지만 내 경기에만 집중한 끝에 우승할 수 있었다. 더 자신감이 생겼고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시우가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최종라운드 17번 홀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버디 퍼트를 한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라킨타=AP연합뉴스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는 역시 김시우와 궁합이 잘 맞았다. 토니 피나우(미국), 맥스 호마(이상 미국)와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김시우는 4∼5번 홀, 7∼8번 홀, 10∼11번 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선두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보기 없이 버디만 무려 11개를 쓸어 담은 캔틀레이에게 거센 추격을 허용했다. 캔틀레이가 김시우에게 1타 앞선 채 먼저 경기를 끝냈고 김시우는 남은 4개 홀에서 2타를 줄여야 역전 우승이 가능한 상황. 이에 김시우는 16번 홀(파5)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두 번의 퍼트로 버디를 뽑아내 공동 선두에 복귀했고 17번 홀(파3)에서도 승부를 가르는 6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시우는 마지막 18번 홀(파4)을 차분하게 파로 막아 우승을 확정했다.

한편 안병훈(30)이 공동 9위(14언더파 274타), 임성재(23·이상 CJ대한통운)는 공동 13위(13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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