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골프대중화 이끈 '구름 갤러리' 언제쯤..
선수들 "관중 없으니 힘빠져
상금 많은 2부투어 뛰는 느낌"
불꽃경쟁·짜릿한 우승 스토리
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도
무관중 아쉬움 속에 치러져
1982년부터 '갤러리 문화' 조성
한국 골프 대중화에 큰 기여
"美처럼 제한적 관중 허용 필요"
지난 9일 막을 내린 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허인회(34·보난자)는 우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 뜻밖에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관중 없이 대회를 치르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의 마스터스'로 불리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인데 18번홀 그린을 가득 메운 '구름 갤러리'의 큰 박수와 축하가 없으니 허인회로서는 허전할 만하다.
실제로 역대 챔피언들은 마지막 퍼팅을 성공시키는 순간 갤러리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에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작년 이태희, 올해 허인회의 우승 세리머니는 갤러리들이 없어 썰렁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파고 챔피언십은 30%의 제한적 갤러리 입장이 가능해지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오랜만에 팬들의 환호 속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매킬로이는 "이런 분위기를 원했다. 관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철저하게 방역 조항을 지키면서 제한적으로 관중을 허용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갤러리가 없는 프로골프 대회는 '반쪽 대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골프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한국 골프장 이용객은 무려 4673만명. 2019년보다 무려 503만명이나 늘어났다. 골프장 수는 500개를 넘겼다. 지금은 누구나 골프를 하려고 하면 할 수 있는 '골프 대중화' 시대다. 톱골퍼들의 호쾌한 스윙을 직접 보고 싶어하는 관중이 많다. 제한적 갤러리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한국 골프 대중화'라는 목표를 내걸고 출범한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첫 대회부터 파격적인 상금을 내걸었다. 많은 사람들이 골프를 알게 하고 즐기게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톱골퍼들의 승부욕을 자극해야 하기 때문. 1982년 '매경오픈골프선수권대회 및 82 아시아 골프 서키트'라는 이름으로 열린 첫 대회 상금은 무려 9만달러. 당시 환율로 약 7000만원에 달했다. 당시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은 1200만원 선, 개포동 주공1차 아파트 분양가격은 850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모두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2회 대회인 1983년에는 무려 18개국 선수들이 모여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쳤고 이에 국내 골프팬들의 관심도 점차 커져갔다.
한국 골프를 건전한 국민 스포츠로 만들기 위한 과감한 마케팅도 골프 인기를 끌어올리고 골프 대중화를 이끌었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은 일찌감치 국내 골프팬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제4회 대회 때부터 벤츠·BMW 등 고급 승용차를 선수 홀인원 상품으로 내걸었고 3억원이 넘는 규모의 푸짐한 경품을 마련해 '5월의 골프 축제'로 만들었다. 골프를 모르는 사람들도 대회를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현재 '한국의 골프 대중화'는 톱골퍼들과 갤러리, 그리고 여러 난관을 극복하고 골프를 건전한 국민 스포츠로 만들기 위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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