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팀별결산] ⑥ 부산 KT : 허·홍·환 트리오가 이끈 플레이오프

민준구 입력 2021. 5. 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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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민준구 기자] KT의 2020-2021시즌은 국내선수들의 활약, 외국선수들의 부진으로 설명 가능하다.

서동철 감독 부임 이래 KT는 3시즌 연속 플레이오프권에 올라서며 중위권 전력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물론 만족할 수 없는 결과다. KBL 최고의 국내선수 트리오 허훈, 양홍석, 김영환이 존재했음에도 외국선수들의 부진으로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지 못했다.

시작부터 삐걱거렸던 KT가 삼성, SK, DB, LG를 제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또 미래가 밝다. 김영환은 노장이지만 허훈과 양홍석은 아직 젊다. 또 박준영, 그리고 신인 박지원이 이번 시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들은 분명 현재에 만족하는 팀으로 남지 않을 것이다.

●2020-2021 RESULT : 정규리그 6위(26승 28패), 플레이오프 6강

●BEST PLAYER : 허훈&양홍석&김영환
KT의 2020-2021시즌을 이끈 건 분명 허훈과 양홍석, 그리고 김영환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9-2020시즌 정규리그 MVP 허훈은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과시했고 양홍석 역시 전보다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영환은 최고참임에도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건재했다.

먼저 허훈을 살펴보자. 51경기에 출전, 평균 33분 7초 동안 15.6득점 2.7리바운드 7.5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했다. KBL 출범 이래 최초로 득점, 어시스트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 까지만 하더라도 고전했지만 어느새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했다.

양홍석 역시 54경기 모두 출전하며 평균 31분 3초 동안 14.4득점 6.6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공격에서의 역할이 많지 않았음에도 정확한 마무리 능력을 발휘했다. 더불어 문성곤과 함께 최고의 리바운더로 올라서며 KT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줬다.

김영환은 두 말할 것 없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54경기에 모두 출전, 평균 31분 40초 동안 12.4득점 3.2리바운드 2.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허훈, 양홍석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력이 떨어졌지만 기복 없는 플레이로 팀의 중심 역할을 해냈다.

●BEST MOMENT : KBL 최초 득점&어시스트 1위 차지한 허훈
1997년 출범한 KBL 역사 속에서 득점 및 어시스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경우는 없었다. 여러 선수들이 도전했지만 그 결과는 실패였다. 가장 가까웠던 건 바로 주희정 현 고려대 감독과 허훈. 그러나 한 끗 차이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

무려 25년 만에 새 역사가 쓰였다. 허훈이 득점, 그리고 어시스트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엄청난 파괴력이었다. 질 좋은 패스를 뿌리면서도 가장 많은 득점을 해냈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허훈의 활약에 특급 외국선수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제러드 설린저와 숀 롱 모두 “허훈이 KBL 최고의 선수”라며 극찬했다. 특히 설린저는 “KBL 선수들 중 NBA에 가장 가까운 건 허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물론 KT라는 팀이 허훈 원맨팀이 되었다는 혹평도 존재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과거 모두가 강력한 3점슛을 퍼부었던 ‘양궁 농구’의 팀 컬러는 불과 1~2년 만에 사라졌다. 상대 역시 허훈만 봉쇄하면 된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른 시기에 많은 것을 이룬 허훈, 이제 그에게 남겨진 숙제는 바로 KT를 더 높은 곳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허훈 원맨팀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걷어낼 수 있다.

●WORST MOMENT : 이른 시기에 모두 소진한 외국선수 교체 카드
KT는 오리온과 함께 이번 시즌 외국선수 운이 가장 안 좋았던 팀이었다. 큰 기대를 받았던 마커스 데릭슨, 그리고 존 이그부누가 각각 뇌진탕 증세, 무릎 부상으로 조기에 이탈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8주 진단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결국 KT는 외국선수 교체 카드 2장을 이른 시기에 모두 소진해야 했다.

브랜든 브라운과 클리프 알렉산더. 두 선수 모두 분명 준수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6강권 이상을 바라보기는 힘든 수준이었다. 이후 조나단 모트리, 제러드 설린저 등 특급 외국선수들이 합류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KT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었다.

성실했던 알렉산더에 비해 브라운은 사고뭉치였다. 심판 판정에 대한 예민한 반응은 팀 분위기를 망쳤다. 선수단조차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지 못할 정도. 또 서동철 감독 역시 브라운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량만큼 인성, 그리고 프로 의식을 중시하는 서동철 감독에게는 큰 충격과도 같았다.

외국선수 선발 문제는 다음 시즌 KT의 숙제다. 재신임을 받은 서동철 감독이 자신의 첫 시즌에 선발한 마커스 랜드리, 그리고 데이빗 로건과 같은 인재를 선택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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