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전인지, 탈출구 찾지 못한 박성현..동병상련 두 스타의 엇갈린 희비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입력 2021. 3. 3. 11:02 수정 2021. 3. 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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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난 시즌까지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던 전인지(왼쪽)와 박성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인지가 올 시즌 들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반면 박성현은 어둠의 터널이 더 깊어지고 있다.AP·AFP|연합뉴스


지난 시즌까지 전인지와 박성현은 동병상련의 처지였다. 둘 모두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었다. 올 시즌 들어 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인지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반면 박성현은 여전히 어둠에 갇혀 있다.

전인지가 바닥을 치고 반등하고 있다는 것은 각종 수치에서 확인된다. 전인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시즌 개막전으로 열린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 4위, 게인브리지 LPGA에서 공동 8위에 오르며 두 대회 연속 톱10에 진입했다. 전인지는 지난해와 2019년 모두 톱10을 두 차례씩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기술 통계에서도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그린적중률(78.70%)과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27.50개), 평균타수(68.38타) 모두 2016년 LPGA 진출 이후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다. 라운드당 버디 수도 4.875개로 2017년의 4.22개를 넘어서는 페이스다. 두 대회 8라운드를 소화하면서 60대 타수 라운드를 6번, 언더파 라운드를 7번 기록한 것도 올 시즌 부활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한다.

전인지와 달리 박성현은 새 시즌이 시작됐는데도 여전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US여자오픈에서 컷탈락한 박성현은 새 시즌의 첫 대회도 컷탈락으로 열었다. 오히려 각종 수치는 더 나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박성현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호쾌한 드라이브마저 힘을 잃었다. 2019년 275.55야드를 찍었던 드라이브 비거리가 올해는 246야드까지 줄었다. 그린적중률은 더욱 심각하다. 2017년 75.69%, 2018년 74.05%, 2019년 75.53%로 꾸준했던 그린적중률이 첫 대회인 게인브리지 LPGA에서 52.78%까지 떨어졌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82.14%에 달하는데도 그린적중률이 50%대에 불과하다는 것은 아이언 스윙이 그만큼 무너졌다는 의미다. 본인이 만족하는 스윙, 가장 좋았을 때의 템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라운드당 퍼트 수가 29.50개로 좋아진 것도 따지고 보면 그린적중률이 나빠진 데 따른 반사효과일 뿐이다. 이는 2017년 라운드당 4.56개씩 잡았던 버디 수가 2.5개로 급감한 것에서도 나타난다. 버디를 많이 잡아서 퍼트 수가 줄어든 게 아니라 파 세이브에 급급하면서 퍼트 수가 떨어진 것이다.

박성현의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2017년 LPGA 투어에 진출한 이후 셀프 훈련을 고수해 온 박성현이 스윙 코치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전인지와 박성현은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 오칼라 골프클럽(파72·6526야드)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총상금 150만 달러)에 나란히 출전한다. 전인지가 부활의 노래를 이어 부를지, 박성현은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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