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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예의 MLB현장] 독기 품은 류현진을 더 강하게 만드는 김용일 코치

조회수 2018. 12. 31. 15: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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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와~ 역시…”

글러브에 공이 탁탁 꽂히는 순간 감탄사가 터져 나옵니다. 류현진의 캐치볼 상대 임찬규의 입에서 흘러나온 감탄이었습니다. “역시 다르네”라는 단어도 쉼 없이 나왔습니다. 이번 겨울 류현진과 함께 훈련을 하는 임찬규는 류현진의 공 하나하나에 반응했습니다. 

2018 정규시즌 평균 자책점 1.97(15경기 7승 3패), 한국인 선발 투수로는 최초로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 LA 다저스가 제시한 퀄리파잉 오퍼(연봉 1790만 달러)를 수락하며 LA다저스에서 1년 더 뛰게 된 류현진.

그는 11월 20일(이하 한국 시각) 귀국해 약 2주의 휴식을 취한 뒤, 12월 3일부터 잠실야구장에 출근해 계획대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20일부터는 ITP(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 것입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지만,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2016년부터 류현진의 비시즌 개인 훈련을 도왔던 김용일 코치가 류현진의 전담 트레이너가 됐고, 국내에서 진행하는 비시즌 훈련뿐만 아니라 미국으로 건너가 2019시즌 내내 류현진의 훈련을 도울 예정입니다. 퀄리파잉 오퍼 수락에 개인 트레이너까지 영입한 류현진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마음으로 2019시즌을 시작할 수 있게 됐습니다.

■ 류현진의 독기 + 김용일 코치의 자신감

“아~ 독해졌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류현진의 전담 트레이너 자격으로 미국행을 택한 김용일 코치. 류현진의 훈련 스타일을 묻자 “아~ 독해졌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라는 말을 먼저 꺼냅니다. 류현진의 몸 상태는 물론이고 성격, 성향까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김 코치가 이렇게 표현하니 귀가 쏠렸습니다.

김 코치는 “작심했구나. 이 녀석이 진짜 하려고 하는구나. 보통 놈이 아니라는 게 확실하다.”라며 류현진의 마음가짐과 훈련 상황을 전했습니다.

김 코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냈습니다.

“이런 말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타고난 운동선수입니다. 가지고 태어난 게 많은 선수죠. 메이저리그 가기 전까지는 부모님이 물려준 몸으로 야구를 했다면 지금은 류현진이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훈련하면서 이쯤 되면 포기하고 싶은텐데라고 생각을 했는데, 제가 잘못 생각했더라고요. 류현진은 포기가 없습니다. 한 번 마음 먹고 하니 정말 독합니다.”

김 코치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류현진에게선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 훈련에 열을 올리지 않아도 성적이 나왔던 류현진이지만, 메이저리그는 달랐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최고라 불리는 선수들이 모인 프로리그입니다. 거기에 어깨 수술까지 하고 난 뒤로는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돼야 했습니다.

비관적인 시선이 많았지만, 류현진은 보란 듯이 다시 돌아와 월드시리즈 2차전 선발 등판까지 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독기 품고 재활에 매진한 류현진의 노력이 있었지만, 그를 믿고 함께 달려주는 김용일 코치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김 코치는 대부분이 힘들다고 말할 때, 류현진에게 가능성과 확신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류현진이 어깨 수술을 하고 나니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누구도 섣불리 재기할 수 있다고 말하지 못했죠. 어깨 수술 후, 구위, 구속 회복이 될 확률이 7% 내외, 복귀 가능성은 4~50% 정도입니다. 많은 분이 류현진을 ‘류뚱’이라며 지적하지만, 절대적으로 잘못된 오해입니다. 큰 수술 후에도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 체격에 유연성과 힘을 모두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체격이 크면서 유연성과 근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뚱땡이 류뚱이지만, 지금의 류현진은 저 체격에 유연성과 힘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공 던지는 재주까지 있으니 천상 야구 선수인 거죠. 그래서 류현진이 무서운 선수입니다. 신체 조건, 재능까지 갖췄는데 노력까지 하니 말입니다.”

2016년부터 류현진의 개인 훈련을 도왔던 김용일 코치는 A~Z까지 모든 상태를 기록했고, 그 기록을 토대로 류현진의 몸을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몸 상태는 물론이고, 운동 단계별 결과 등이 빼곡하게 기록됐습니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사진으로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 5월 어깨 수술을 하고, 2016년에 만난 류현진은 몸에 불균형이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불균형이 정상으로 돌아오게 만들어야 했고, 매년 변화되는 모습을 한 컷 한 컷 기록해 놓은 것입니다.

김 코치는 이 기록을 기자에게 보여주면서 “이건 (류)현진이도 아직 보지 못했다”라고 말합니다. 이 모든 기록은 다저스 구단과 공유하고 앞으로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지도 논의하겠다고 전했습니다.

<류현진이 자신의 몸을 온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이유는 김 코치의 세심함과 정확함 때문이기도 하다. 2014년 9월 23일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했을 때도 김용일 코치는 류현진을 만나 몸상태부터 확인했다.>

김 코치는 “류현진이 타고난 체력, 재능, 노력이 성공 요소에 포함되지만, 무엇보다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이 지금의 류현진을 만든 가장 큰 요소다”라고 말합니다. 잘 될 거라는 바람, 할 수 있다는 다짐이 없었다면 모든 건 제자리였을 거라면서 말이죠.

■ 류현진 개인 트레이너이지만 다저스 소속

그렇다면 김용일 코치는 어떻게 미국 비자를 받고 미국행을 결정지을 수 있었을까. 이는 류현진이 원한다고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구단의 결정이 있어야 가능했던 일. 김 코치는 이번 일을 통해 류현진의 위치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류현진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즌이다. 내가 선수를 케어한다는 건 자신 있다. 더구나 현진이와는 수술 이후 2년을 함께 했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하지만 LA다저스 구단 소속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원정 경기 때 이동뿐만 아니라 시설 이용에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프리드먼 야구 부문 사장은 류현진의 의견을 곧바로 수용해줬고, 내가 다저스 소속으로 모든 일정을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김 코치는 류현진이 개인 트레이너의 필요성을 어필했고, 에이전트인 보라스를 통해 구단에 정식 요청을 했습니다. 프리드먼은 곧바로 승인. “구단에서 단번에 허락한 걸 보며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어떤 위치, 존재인지를 확실하게 느꼈다”라고 전했습니다.

■ 류현진, 김용일 코치가 세운 목표, ‘180이닝 이상 소화’

2016년부터 인연을 맺은 류현진과 김용일 코치. 1월말 미국행 비행기에 함께 오를 이 둘은 건강한 시즌을 함께 이룰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들의 목표는 ‘180이닝’.

김용일 코치는 “류현진이 능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돕겠다”라며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그리고 류현진은 “코치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고 기대된다”라고 말하며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코치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라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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