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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스포츠 3.0시대를 열자=5] "한국형 에이전트, 구단 자생 이끄는 콘텐츠 제공"

김용일 입력 2016. 10. 1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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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김정택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에이전트 제도 활성화’는 프로스포츠 3.0 시대의 떠오르는 화두다. 그간 스포츠 에이전트는 스포츠 영역에서 선수를 대신하고 경기를 주선하는 등 일반적 교섭권 또는 대리권을 위임받은 자를 일컫었다. 프로구단 안정세가 두드러진 2.0 시대를 거치면서 에이전트 구실은 선수 대리인을 넘어 매니지먼트, 기타 법률 업무를 담당하며 진화했다. 하지만 프로스포츠 산업 규모가 크지 않은 국내 사정상 에이전트 활동은 제한적인 면이 많았다. 일부 무자격 에이전트의 ‘검은 손’도 횡행하면서 각종 사기범죄 발생으로 시장 질서가 어지러워졌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물론 에이전트만의 문제는 아니다. 1980년대 프로스포츠 태동기부터 대기업 위주 운영 형태가 지속되다보니 구단이 ‘갑’ 구실을 하면서 몇몇 에이전트와 부당 이익을 취하는 등 분쟁에 빠진 사례도 있다. 프로스포츠 3.0 시대는 이같은 시대적 한계를 뛰어넘어 스포츠산업화에 있어 에이전트가 공정한 시장 경쟁에서 명확한 역할을 하는 게 필요하다.
지난 7월 출범한 한국스포츠에이전트협회의 존재는 이와 궤를 같이한다. 에이전트 업계의 건전한 직업윤리를 구축하고 스포츠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현업에서 활동하는 56명의 에이전트가 입회서명을 마쳤다. 앞으로 사단법인 등록절차 등을 마무리하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7일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대표이사 겸 스포츠에이전트협회 부회장은 스포츠서울과 만난 자리에서 “프로스포츠 3.0시대 에이전트는 선수 콘텐츠로만 승부하는 게 아니라 구단의 방향을 잡아주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해 (구단이)자생력을 기르는 데 가교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활성화 핵심은 ‘관리’…구단의 투명성 전제조건
“에이전트가 늘어나고 산업이 커지는 건 반기는 일이다. 하지만 관리가 안 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에이전트이기도 한 윤 대표는 15년 가까이 투명한 경영으로 축구계에서 신뢰받는 에이전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장현수 조용형 지소연 등 남녀 국가대표급 선수 뿐 아니라 ‘배구 여제’ 김연경의 에이전시를 맡는 등 종목 범위도 다양하다. 그는 지난해 4월 1일부로 FIFA 에이전트 자격제도를 폐지하고 FIFA가 새롭게 제정한 중개인 제도를 대한축구협회가 받아들인 것을 환영했다. 윤 대표는 “이젠 시험이 아니라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중개인으로 활동할 수 있어 축구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하리라고 본다”며 “야구 배구 등 타 종목 에이전트 문화가 아직 정립되지 않은 가운데 축구는 본보기 구실을 하고 있다. 중개인 제도로 더 책임감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중개인이 늘었다고 해서 무조건 산업활성화가 되는 건 아니다”며 “여전히 인맥이나 학연 지연 등이 작용하는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중개인이 자리잡기란 쉬운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대한축구협회에서 정기적으로 중개 관련 세미나를 열고 산하연맹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무자격 에이전트 등 그간 어두운 거래 문화에 대해 확실한 상벌 체계를 마련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트나 중개인을 갑처럼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분명한 건 ‘돈을 주는’ 사람이 갑이다. 우리 문화에선 프로구단이다. 아직도 일부 친한 에이전트와 거래하면서 부도덕한 일을 저지르는 등 상도덕에서 어긋난 행위가 많다. 구단에서 투명성을 확고히 하면 부당 거래가 일어날 일이 없다.”

윤기영(오른쪽 두 번째) 인스포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 2014년 소속선수 장현수(가운데)가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푸리에 입단할 때 구단 관계자와 나란히 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공 | 인스포코리아

◇투명한 거래 문화 위해 종목별 선수협회 창설 유도
스포츠에이전트협회는 종목별 에이전트와 중개인을 한데 모아 같은 지향점을 두고 출발하기를 원한다. 종목별 협회에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내부에서라도 규정을 세우고, 제도 안에서 활동하는 방안을 고심 중에 있다. 또 야구 외에 전무했던 종목별 선수협회 창설도 주요 목표다. 윤 대표는 “상식적으로 축구 배구 농구같은 대규모 프로 종목에 선수협회가 없다는 건 맞지 않다. 그 이유는 국내의 갑을 문화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선수들은 선수협회 등에 나섰다가 (구단 등으로부터)불이익을 받는다고 여긴다. 총대를 매는 선수가 없는 것”이라며 “에이전트 입장에서도 선수협회 존재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건전한 견제 구실을 하고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각종 협상을 투명하게 하려면 선수협회는 꼭 필요한 장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포츠산업활성화를 외치는 정부 차원에서 밑바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투명한 거래 문화와 선수 구단 에이전트 등이 동등한 위치에 설 때 비로소 프로스포츠 3.0 시대의 막이 오르라는 견해다.

전남 드래곤즈 박기동이 지난달 2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K리그 클래식 2016’ 32라운드 수원FC와의 경기에서 골문 앞으로 날아온 공중볼을 상대 수비진과 다투고 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지자체, 구단과 시너지…자생의 신 에너지가 돼야
프로스포츠 3.0 시대는 지자체와 구단의 시너지로 산업화 길을 여는 게 중요하다. 에이전트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자자체와 경제적 협력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윤 대표는 에이전트가 구단 자생의 새로운 가교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형 에이전트는 구단이 지역 특성에 걸맞게 운영하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데 가교 구실을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지역에서 프로 구단을 창단할 때부터 축구단이 필요한지, 배구단이 필요한지, 탁구단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공감대를 형성할 시장조사부터 비롯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선수라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프로 시장에 다양한 범주에서 연구와 공부를 한 에이전트가 많다. 이 부분에서 구단 이익을 위해 미래지향적인 콘텐츠를 자꾸 만들어내야 한다. 글로벌 시장 경험이 많은 에이전트가 중심이 돼 국내 구단의 해외교류및 이벤트 등을 유치하는 것도 좋은 예다. 시민이 참여하고 구단이 적극 유치하는 데 중간자 입장에서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 콘텐츠 그 이상의 무엇으로 구단 자생력에 이바지한다면 결국 뛰어난 선수 발굴과 시스템 개발로 이어져 구단과 에이전트가 ‘윈-윈’하고 프로스포츠 3.0시대에 부합하는 문화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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