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예의 MLB현장] 김병곤 코치가 전하는 류현진 근황, "진짜 몸짱 됐다"

조회수 2020. 4. 29. 07: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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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가 있다고요?”

얼마 전 훈련을 하던 류현진이 김병곤 트레이너에게 한 말입니다. 캠프가 중단됐지만, 몸 상태가 되려 더 좋아진 류현진은 매일 아침 8시 30분에 김 코치와 만나 훈련을 시작합니다.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근력 운동, 캐치볼을 소화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신체검사와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김 코치가 직접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자세의 변화, 부분별 관절 건강도 체크 등 십 수개의 항목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김코치와 함께한 첫 번째 검사는 1월 3일, 그리고 3개월 뒤인 4월초 세 번째 검사를 했습니다. 자세가 교정됨은 물론이고, 부분별 관절의 건강 상태, 근력, 심폐능력, 가동성, 안정성 등 세부 항목도 모두 놀라운 결과를 보였습니다. 기존 레벨에서 모두 한 단계씩 상승했습니다.

김 코치는 이 결과를 류현진에게 보여주면서 “조금 더 해보자”라고 말했습니다. 이때 류현진은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가 있다고요?”라며 반문했습니다. 현재 몸 상태가 최상이라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 코치는 당연히 더 좋아질 수 있다며 운동 프로그램을 한 단계 더 올리자고 제안했고, 이를 위해 훈련 프로그램에 조금씩 변화를 주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본인 스스로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리가 잘 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프링캠프가 중단됐지만, 몸 만들기에 성공하고 있는 류현진. 그의 개인 훈련을 돕고 있는 김병곤 코치를 만나 자세한 근황을 들어봤습니다.

Q) 코로나19로 외출도 쉽지 않은데,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가?

“나도 몸짱이 되려고 하고 있다. (웃음) 오전에 류현진 선수의 훈련을 돕고, 오후에는 내 운동을 한다. 시간이 많아서 거의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

Q) 호텔 식당도 폐쇄라 식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토론토 마이너리그 식당에 점심과 저녁 식사가 세팅되어 있다. 원래는 없었던 서비스다.”

Q) 마이너리그도 캠프가 중단, 시설도 폐쇄됐는데 점심과 저녁 식사가 매일 준비된다는 게 의외다.

“캠프가 중단됐어도 대부분의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플로리다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구단 관계자(결정권자)가 식사만이라도 해결할 수 있게 도시락 서비스를 하라고 지시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돈이 없으니, 대부분 식사를 정크푸드로 해결하거나, 하루 세 끼를 챙겨 먹지 못하고 한 끼에 몰아서 먹는 등 균형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내린 결정이다. 구단 영양사는 나와 종민 씨도 더니든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도시락을 픽업해 가서 먹으라고 하더라. 식사가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Q) 류현진 선수의 전담 트레이너로 토론토와 계약을 맺었지만, 메이저리그 시스템을 직접 경험한다는 부분이 매력적이어서 결정한 선택이라고 들었는데?

“스프링캠프는 경험을 했고, 이제 시즌 들어가면 또 어떤 시스템, 어떤 시설인지 설레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캠프가 중단이 됐고, 이제는 다시 시작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Q) 스프링캠프만 경험을 했지만, KBO와 차이가 있다면?

“선수들도 시스템도 시설도 모두 차이가 있다. 이곳은 스프링캠프 시작하기 전에 선수들이 모두 각자의 몸을 만들어 온다. 그래서 준비 과정도 좋고, 운동을 스스로 찾아서 하는 능력도 탁월하다. 캠프가 시작될 때 선수들에게 프로그램을 나눠주면 각자 알아서 또 훈련을 시작한다. 그러다가 잘 안되는 경우에만 도움을 요청한다. 시스템이나 시설을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무엇보다 재활과 트레이닝 분야가 완벽하게 분리됐다. 한국은 이름만 분리됐고, 실질적으로 일하는 건 분리되지 않았다.”

Q) 현재 류현진은 어떻게 훈련하고 있는가?

“류현진 선수가 생각보다 운동량이 많고, 강하게 한다. 아침 8시 30분부터 시작해 4시간 정도 훈련을 하는데, 쉼 없이 계속 이어진다. 오늘도 땀 한 바가지를 흘렸다. (웃음)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봐도 훈련 강도가 꽤 높은 편이다. 

전체적인 프로그램 툴은 스프링캠프 기준으로 진행하고 있다. 오프시즌에서 스프링캠프로 넘어가는 그 시기의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캠프가 중단됐을 때, 류현진 선수의 몸은 90%까지 끌어올린 상태였다. 그 후로 최소 8주 캠프가 중단이라는 결정이 됐었고, 이때부터 2~3주는 회복하는 리커버리 기간, 지금은 다시 몸을 만들어서 리빌딩을 하고 있는 중이다. 페이스는 시즌을 치르기 5~60% 정도에서 차츰 끌어 올리고 있지만, 체형, 체격적인 부분은 큰 변화가 있다. 류현진은 진짜 ‘몸짱’이 됐다.”

Q) 이제는 어깨, 팔꿈치보다는 작년과 재작년에 부상을 입었던 내전근 관리에 더 집중할 것 같은데?

“지금 운동에 변화를 시도하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다. 코어를 중심으로 고관절 주변(내전근을 포함)을 조금 더 강하게 하려고 프로그램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어깨, 팔꿈치 수술 이후에 하체에 힘이 쏠리면서 내전근 부상이 왔고, 내전근 부상 때는 자연스럽게 상체에 힘을 더 주게 됐다. 이제는 상, 하체 밸런스를 맞추는데 초점을 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단순히 훈련 강도만 높이는 게 아니라, 자세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

6년 전 김병곤 트레이너가 직접 개발한 체형 분석 앱(Healthcare App & Platform)을 통해 자세의 변화, 관절별 건강 상태를 매월 체크하고 있다. 

Q) 이 앱은 처음 본 것 같은데?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눈에 볼 수 있게 직관적으로 표현해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만든 어플리케이션이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검사를 진행하면 결과가 컴퓨터로 전송이 되고, 웹에서 세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자세가 어떻게 변했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를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데이터를 바로 비교해서 보여주면 이해가 빠르다. 현재 류현진 선수의 체형은 세부 항목이 모두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됐다. 정말 눈에 띄게 좋아졌다.”

Q) 이렇게 비교해서 보니 자세의 변화가 한눈에 보인다.

“운동을 할 때 자세를 중요하게 여긴다. 자세가 좋아야 효율성이 좋아지고, 부상으로부터 안전하다. 자세가 흐트러지거나 이탈하게 되면 무릎을 다치거나 허리를 다칠 위험이 높아진다.”

Q) 체격도 정말 역삼각형이 된 것 같다.

“일단 8주의 시간이 주어진 건, 현진 선수에게는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굉장히 좋아졌음을 느낀다. 그냥 느낌이 아니라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다. 시즌이 시작되면 이 정도로 몸만들기에 집중할 수가 없다. 되려 이 시간이 잘 활용되고 있다. 물론 시즌이 무기한 연기되면 좋지 않겠지만 말이다.”

Q) 코치의 입장에서 본 류현진의 장점은 무엇인가?

“뚝심이 좋다. 혼자서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 대단하다. 그래서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

Q) 현재 공 던지는 건 어느 정도 강도로 하고 있나?

“35m 정도의 거리에서 캐치볼만 하고 있다. 수요일은 휴식을 취하고, 월, 화, 목, 금은 캐치볼을 계속하고 있다. 아직은 시즌이 언제 시작할지 모르기 때문에 캐치볼만 하고 있고, 차츰 거리를 늘리면서 롱토스를 소화할 예정이다. 시즌이 시작된다면 최소 15일에서 3주 전에는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것이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는 첫 지점에는 실전 게임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한다.”

Q) 시즌 중에는 훈련 내용이 매일 구단에 보고 되는 거로 알고 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운동이 끝나면 서면 보고를 한다. 류현진 선수가 어떤 운동을 했고, 몸 상태는 어떤지를 기록해서 보고한다. 운동량만 체크하는 게 아니라, 잠은 몇 시간을 잤는지부터 맥박, 체온, 혈압 등 컨디션 체크도 매일 진행된다.”

Q) 시즌이 아웃 될 경우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는가?

“선수들은 1년을 크게 보면 시즌-비시즌으로 나뉜다. 만약 올해 시즌이 취소되면, 1년을 비시즌 형태로 보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몇몇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에 시즌이 시작되면 많은 선수들의 경기력이 저하되고, 무엇보다 부상의 노출이 클 것이다. 차를 1년 동안 타지 않고 뒀다가 운행을 많이 하게 되면 고장이 나기 마련인데, 같은 이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Q) 그에 맞는 대안도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

“만약에 이 상태에서 시즌이 종료된다 해도 투수들은 피칭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실전처럼 100% 피칭은 아니더라도, 8~90% 정도 수준으로 피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건이 된다면 라이브피칭이라도 해야 한다. 1년을 쉰다고 해서 체력이 세이브 되는 건 아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어떻게든 시즌이 시작됐으면 좋겠다.”

Q) 캠프 기간에 류현진은 토론토에서 어떤 선수라고 느꼈나?

“팀의 중심이기 때문에 대우가 정말 다르다. A부터 Z까지 대우가 다른데, 정말 간단한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류현진 선수가 웨이트장에 들어서면 운동하고 있던 선수가 곧바로 음악을 바꾸러 간다. 류현진 선수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바꾸러 가는 거다. ‘류스 송’이라고 말하면서 음악을 틀어준다. (웃음) 음악을 바꾸고, 류현진을 향해 “어때?”라며 씩 웃는다. 그럼 류현진은 엄지척하면서 “굳”이라고 말한다. 류현진의 얼굴엔 ‘이제 그만 듣고 싶어..’라는 표정도 살짝 섞였다. (웃음)

그런데 이걸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스프링캠프 초기에 선수 누군가가 류현진한테 좋아하는 음악을 켜라고 하더라. 그래서 그때는 현진이가 “그래? 그럼 이 노래 들어볼까”라고 말하면서 직접 음악을 틀었는데, 그때부터 그 음악은 류현진 음악이 됐다. 그래서 웨이트장에 류현진이 등장하면 바로 이 음악을 켠다. 한두 명이 아니라 대 부분의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한다. 류현진이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가 드러나는 풍경인 것 같다.”

그리고 대다수의 선수들이 곁눈질로 류현진 선수의 훈련 모습을 유심히 지켜본다. 훈련에 방해될까 봐 대놓고 보지 못하는데, 곁눈질하면서 지켜보는 게 느껴진다. 한 명만 빼놓고 말이다. 앤더슨은 훈련을 계속 지켜보고, 관심 가는 운동이 있으면 계속 물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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