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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인

[야구는 구라다] 몇몇 음주운전들, 그리고 오타니의 운전면허

백종인 입력 2020.02.13. 07:23 수정 2020.02.1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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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플래시> 캡처

커뮤니티 몇몇이 시끌시끌했다. 사진 한 장 때문이다. 출처는 일본의 <플래시 FLASH>라는 주간지다. 파파라치 샷으로 출근 장면이 보도됐다. 차에서 내리는 주인공은 훤칠한 젊은이다. 바로 오타니 쇼헤이(당시 23세)였다.

보도 시점을 주목해야 한다. 2018년 4월이다. LA에인절스로 이적한 초반이다. 그야말로 가장 뜨거운 이슈 메이커였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건 씩 뉴스가 쏟아질 때다. 식상(?)한 유니폼이 아니었다. 사복 차림이 신선했다. 게다가 다채로운 정보가 듬뿍 담긴 장면이다. 이러쿵 저러쿵. 수많은 얘깃거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는 한 컷이었다.

<플래시>의 기사 제목이다. ‘오타니의 통근차는 200만엔짜리 한국산 세단’. 내용도 대략 그런 쪽이다. ‘당장 연봉은 6000만엔(약 6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곧 엄청난 계약을 따낼 것이다. 10년간 3억 달러 정도 아닐까.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그런 선수가 저렇게 소박한 모습으로 출근하다니.’

어쩌면 자존심이 상했을 지 모른다. 일본하면 자동차 아닌가. 세계적인 브랜드도 여럿이다. 그런데 한국산 차를 타다니. 한 일본 매체는 초를 듬뿍 친 타이틀을 달았다. ‘장래 계약금, 경제효과, 주가변동(영향력)을 감안하면 1조원 이상의 파급력을 가진 이도류 남자가 서민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모습’.

단아하고, 품격있는 중형 세단 아닌가. 서민차라니. 이런 무례가 없다. 애국 네티즌들의 반격이 시작됐다. 급기야 날카로운 촌철살인이 발사됐다. ‘모르는 소리. 오타니 입장에서는 엄연히 외제차다.’

한달 용돈 100만원…일탈을 모르는 20대 초반

서민차 논란은 잠시 접자. 다른 지점을 봐야한다. <구라다>가 주목한 곳은 따로 있다. 이도류의 하차 위치다. 오른쪽으로 내렸다. 만약 일본이었다면, 그래서 오른쪽 핸들로 제작된 차였다면 운전석이다. 그래서 그들이 더 민감했는 지 모른다.

하지만 아니다. 촬영 장소는 미국 LA다. 당연히 일반적인 왼쪽 핸들차다. 그러니까 운전석이 아닌 조수석에 탄 것이다. 자기 차가 아니라는 뜻이다. 나중에 밝혀졌다.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 씨의 애마였다.

오타니의 소박함은 유명하다. 소금이 뚝뚝 떨어질 정도다. 일본에서도 늘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얼굴이 알려진 뒤로는 택시를 탔다. 다니는 곳은 뻔했다. 경기장(훈련장)과 구단 숙소 뿐이다. 외출, 외박은 거의 없다. 필요한 경우는 감독이나 코치의 허락을 구했다. 프로가 돼서도 고교 때나 다를 게 없었다. 유일한 일탈은 있다. 집 근처 편의점이다. 거기서 좋아하는 크레페를 잔뜩 구매한다.

일본에서 많을 때는 연봉 2.7억엔(약 28억원)까지 받았다. 그래도 본인 손에 오는 것은 없다. 전액 부모가 관리한다. 매달 아버지가 주는 10만엔(약 100만원)이 용돈 전부다.

알려진 일화가 있다. 일본 프로스포츠 대상을 받았을 때다. 중형차가 부상으로 수여됐다. 이럴 때 나오는 공식 질문이다. “차는 어떻게 할 거죠?” 담당 기자들은 대충 안다. 차주가 무면허라는 걸. 잠시 난감한 표정이었다. 망설임 끝에 뻔한 답이 나왔다. “이제 와서 면허를 따기도 그렇네요. 부모님과 상의해 보겠습니다.”

면허 획득, 드디어 오너가 되다

그게 2016년 일이다. 상으로 받은 차는 핸들도 못 건드렸다. 코치 출신 아버지는 엄격했다. “진짜 거물이 돼라. 그럼 운전 기사가 붙는다.”

그렇게 20대 초반을 모두 보냈다. 그리고 25번째 생일이 지났다. 작년 11월이다. 일본의 <풀카운트>라는 매체와 인터뷰가 있었다. 흥미로운 부분이 언급됐다. 미국에서 운전면허 시험을 봤다는 얘기였다. 내용을 요약해 옮기면 이렇다.

‘2019년 9월 무릎 수술을 받았다. 며칠간 꼼짝도 못했다. 그 시간에 면허시험을 준비했다. 이론 공부다. 딱 이틀 걸렸다. 사실은 두어 시간도 충분하다. 각 나라말로 된 예상 문제만 풀어도 너끈하다. 1차 필기 테스트는 통과했다. 그럼 실기 합격 때까지 임시 면허가 발급된다. 이 때부터 운전은 가능하다. 단, 조수석에 캘리포니아 면허를 가진 사람이 타고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사실 일본에서는 빅뉴스다. 평생 무면허일 것 같은 대스타의 변신이다. 모두가 귀를 쫑긋 세웠다. 주인공은 천진난만했다. 해맑은 표정으로 이렇게 밝혔다. “면허증이 생기니까 좋던데요. 공항 갈 때 따로 여권 챙길 필요도 없구요.”

그리고 며칠 전. 정확하게는 어제(12일)였다. 애리조나 탬피의 스프링캠프 주차장에서 또 한 장의 사진이 찍혔다. 일본 <스포츠호치>가 보도했다. 이번에는 고가의 전기차였다. T사의 모델X 로고가 선명하다. 취향이 남성적이다. 검은색 무광택이다. ‘주차가 깔끔했나?’ 힐끗 시선을 주는 차주는 오타니 쇼헤이였다. 드디어 ‘오너’가 된 것 같다.

                                                                    사진 = <스포츠호치> 캡처

매년 반복되는 KBO의 상벌위원회

이번 겨울도 똑같다. 매년 반복된다. 불미스러운 일로 상벌위원회가 열렸다. 음주운전 관련 징계 건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시 야구규약을 폈다. 제151조를 적용해야했다. 품위손상해위 규정이다. 거기에 따라 50경기 출장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벌금 300만원과 봉사활동 80시간도 해야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소속 구단의 추가 징계도 불가피하다. 삼성 라이온즈는 100경기를 금지시켰다. 전도유망하던 투수의 23세 시즌이 통째로 날아갔다. 물론 그걸로 다가 아니다. ‘너무 봐주는 것 아니냐.’ 징계의 정도에도 논란이 많다. 소속 팀은 열심히 설명한다. 하지만 설득력은 충분치 못하다. 여전히 비난은 멈추지 않는다. 어쨌든 오래 따라다닐 주홍글씨 하나가 새겨진 셈이다.

그 뿐 아니다. 또 한 명 더 있다. 한때 피츠버그 주민이다. 거기까지는 찬란했다. 성공 가도가 목전이었다. 그런데 넘어졌다. 그리고 벌써 몇 년째다. 아직도 잃어버린 자리를 못 찾는다. 비자 문제로 공백이 길었다. 결국 컴백은 실패로 끝났다. 급기야 소속 팀에서 나와야했다. 새 시즌이 다가온다. 그런데도 여전히 뛸 곳이 없다. 조만간 KT 위즈의 애리조나 캠프에 나타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훈련할 곳이 필요해서다.

오타니의 경우는 평범하지 않다. 너무 극단적이어서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철저한 관리, 그리고 치열한 도덕성. 프로에게는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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