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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윌리엄스호' KIA, 타이거즈는 다시 강해질까?

조회수 2020. 5. 29.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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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상승세 보이는 KIA,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것은?

2020 KBO리그 시즌 초반 KIA 타이거즈가 7위에 그친 지난해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28일 기준 KIA는 11승 10패 승률 0.524로 4위를 기록 중이다.

2020시즌을 앞두고 취임한 KIA의 윌리엄스 감독 (사진=OSEN)

지난 겨울 KIA는 2009, 2017시즌 두 번의 통합 우승에 크게 기여한 2루수 안치홍이 FA 자격을 취득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그럼에도 KIA는 특별한 외부 영입이 없어 올시즌 하위권이라는 전망을 받았다. 하지만 팀당 20경기 가량이 펼쳐진 현재까지 5할 승률을 넘기며 선전하고 있다.

* KIA의 최근 2시즌 간 팀 순위 비교

KIA의 2년 간 팀 순위 비교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케이비리포트에서는 올시즌 초반 KIA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요소들을 꼽아봤다. 지난해 KIA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해 보자.

1. 윌리엄스 감독의 ‘책임 야구’

올 시즌을 앞두고 KIA가 경험한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감독 교체다. 

KIA는 지난해 5월 16일 김기태 감독의 자진 퇴진 이후 박흥식 감독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쳤다. 과연 KIA의 신임 감독은 박흥식 대행의 감독 승격인지, 외부 영입인지, 그것도 아니면 타이거즈 레전드의 임명인지 다양한 하마평이 오갔다.

2019년 10월 15일 KIA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메이저리그의 스타플레이어이자 감독 출신인 윌리엄스 감독의 선임이 발표되었다.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쉽게 예상치 못한 ‘깜짝 인사’였다.

전지훈련과 자체 청백전, 연습 경기와 뒤늦은 정규 시즌 개막을 거치며 윌리엄스 감독의 색깔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전임 김기태 감독과의 차이점이 뚜렷하다.

지난해 5월 자진 사퇴한 KIA의 김기태 감독 (사진=OSEN)

2015년 KIA 감독으로 부임 후 4년 넘게 지휘봉을 잡았던 김기태 감독은 ‘실험’을 넘어 ‘기행’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파격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다. 선수 기용 및 교체에서 기상천외한 장면이 속출했다.

3루수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김주형을 더욱 난이도가 높은 유격수로 기용하거나 신인 유망주였던 최원준을 내외야 거의 모든 포지션을 오가게 만드는 등 납득이 어려운 기용이 잦았다. 

2015년 5월 13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3루수 이범호를 포수 뒤 파울 지역으로 옮기려 한 수비 시프트는 ‘기행의 극치’로 MLB닷컴에 소개될 정도였다.

KIA의 전현직 감독의 팀 운영 방식의 차이 (출처: KBO 야매카툰)

경기 도중에 선수 교체가 잦아 변덕스럽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김기태 감독 시절 KIA의 경기 기록지는 교체 및 포지션 변화가 많고 복잡해 한눈에 알아보기 어려운 경기가 잦았다.

페이크 번트 앤 슬래시 등 작전 야구에 대한 의존도도 컸다.  검증된 데이터보다는 즉흥적인 감에 의존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김기태 호’는 2017시즌 드러나듯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몰아치며 최고의 성과를 냈지만 2019시즌 초반에 나타나듯 추락이 시작되면 수습이 불가능했다. 이는 김기태 감독이 앞서 지휘했던 LG 트윈스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아직 21경기 뿐이라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야수들은 가급적 경기 종료 시점까지 교체 없이 기용한다. 주전 선수들의 책임감을 강조하는 기용 방식이라는 평가다.

경기 중 선수 기용의 변화가 적은 윌리엄스 감독 (사진=OSEN)

기상천외한 선수 기용도 없다. 

지난 5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내야수 황윤호가 투수로 투입되었지만 ‘기행’이라기보다 큰 점수로 뒤진 가운데 투수를 보호하기 위한 메이저리그식 기용으로 풀이된다. 올 시즌 KIA의 기록지는 야수 변동이 최소화되어 상당히 깔끔하고 보기 좋다는 평이다. 작전 야구에 대한 의존도도 높지 않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반면 윌리엄스 감독은 경기 내내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2017년부터 2년 간 SK 와이번스를 이끌었던 외국인 사령탑 힐만 감독이 경기 도중 유쾌함을 잃지 않았던 것과도 다르다.

하지만 윌리엄스 감독의 포커페이스는 경기에 돌입했을 때에 한정된다. 연습 도중에는 선수들에 먼저 농담을 걸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평가다.

메이저리그 스타플레이어 출신 윌리엄스 감독 (출처: KBO 야매카툰)

전력 약화 및 세대교체 압박에도 불구하고 윌리엄스 감독은 면피성 발언이 될 수 있는 ‘리빌딩’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대신 ‘승리’에 방점을 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윌리엄스 감독의 주도 하에 KIA의 분위기가 지난해의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 진지하면서도 밝아졌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2. 키스톤 구성 변화

주전 2루수 안치홍의 이탈로 KIA는 키스톤의 변화가 불가피했다. 

FA 잔류 계약을 맺은 김선빈은 지난해까지 유격수였지만 올해는 2루수로 전환되었다. 잔부상이 잦은 그의 수비 부담을 줄이며 타격 능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18시즌 종료 후 삼성 라이온즈와 FA 잔류 계약을 맺은 김상수가 2019년 유격수에서 2루수로 전환해 반등했던 전례를 뒤따르려 한다.

지난겨울 주전 2루수 안치홍을 잃은 KIA (출처: KBO 야매카툰)

유격수는 지난해 3루수 주전을 꿰찬 박찬호가 맡았다. 공수주에서 상당한 가능성을 입증한 그가 풀타임 유격수 주전을 지켜낸다면 KIA 내야의 수비력은 좀더 탄탄해질 수 있다.

다행히 2루수 김선빈-유격수 박찬호의 새로운 키스톤 조합은 시즌 초반 안정적이다. 개막 3주차에 이르는 동안 둘을 합쳐 박찬호의 실책 1개가 유일하다. 박찬호의 경우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도 적지 않다는 비판도 있지만 시행 착오를 거쳐 더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KIA의 새로운 키스톤 2루수 김선빈(좌측)과 유격수 박찬호 (사진=OSEN)

2루수로 변신한 김선빈은 타율 0.355에 10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70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1.0 으로 타격 페이스가 좋다. 박찬호는 타율 0.270 3타점 OPS 0.645를 기록 중이다. 실전이 거듭되며 새 포지션에 대한 적응이 완료되면 두 선수의 타격 지표는 더욱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3. 브룩스-가뇽, 외국인 투수 물갈이 성공

지난해 KIA를 나락으로 추락시킨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외국인 투수의 동반 부진이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윌랜드와 터너는 시즌 내내 실망스러운 투구 내용으로 일관했다. 윌랜드가 8승 10패 평균자책점 4.75,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94, 터너가 7승 13패 평균자책점 5.46 피OPS 0.761에 그쳤다.

KIA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브룩스(좌측)과 가뇽 (사진=OSEN)

에이스 양현종 이외에 확실한 국내 선발 투수가 부재했던 KIA의 선발진을 감안하면 윌랜드와 터너의 동반 부진은 팀에 엄청난 부담을 떠안겼다. 

KIA의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76, 피OPS 0.759로 모두 7위였다. 아쉬운 것은 윌랜드와 터너의 부진에도 KIA 구단이 외국인 투수 교체에 끝내 나서지 않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며 5위 싸움의 기회를 놓쳤다는 점이다.

* KIA의 팀 투수진 지표 비교 

KIA의 팀 투수진 지표 비교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IA는 올 시즌을 위해 브룩스와 가뇽으로 외국인 투수를 물갈이했다. 시즌 초반 이들의 투구 내용은 인상적이다. 

브룩스는 1승 1패 평균자책점 3.28 피OPS 0.732를 기록 중이다. 3개의 볼넷을 내주는 동안 23개의 삼진을 뽑아내 빼어난 제구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가뇽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2.70 피OPS 0.555를 기록하고 있다. 가뇽 역시 5개의 볼넷을 내주는 동안 31개의 탈삼진으로 제구가 안정적이다. 

브룩스와 가뇽이 동반 활약을 펼치면서 KIA의 선발진은 리그 정상급 활약을 보이고 있다. 향후 이들이 타 팀의 전력 분석을 극복하고 풀타임 소화를 해낸다면 KIA의 순위는 좀더 상승할 여지도 있다. 


4. 리빌딩에 성공한 불펜

지난해 박흥식 감독 대행의 최대 업적은 젊은 불펜 필승조의 구축으로 꼽힌다. 마무리 문경찬을 중심으로 박준표, 전상현, 하준영의 20대로 탄탄한 불펜을 완성했다.

올 시즌 개막 직후 좌완 불펜 하준영이 팔꿈치 수술로 인해 시즌 아웃되는 악재가 있었다. 하지만 문경찬, 박준표, 전상현의 나머지 불펜 요원들은 건재하다.

마무리 2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KIA 문경찬 (사진=OSEN)

문경찬은 8경기에서 승패 없이 3세이브 평균자책점 2.00 피OPS 0.758, 박준표는 9경기에서 승패 없이 3홀드 평균자책점 1.00 피OPS 0.303, 전상현은 9경기에서 1승 무패 3홀드 평균자책점 0.00 피OPS 0.331로 압도적인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KIA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43, 피OPS 0.751로 모두 3위다.

불펜의 블론 세이브도 없다. 선발과 불펜의 동반 안정으로 KIA는 ‘짠물 야구’를 펼치고 있다.


5. 터커의 거포 변신 성공

KIA의 외국인 타자 터커는 지난해 5월 해즐베이커의 대체 선수로 영입되었다. 터커는 95경기에서 타율 0.311 9홈런 50타점 OPS 0.860 WAR 3.02를 기록했다. 

‘거포’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정교함을 입증했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로 인한 타자들의 전반적 지표 하락과 시즌 도중 영입된 불리함을 감안하면 터커의 기록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거포 변신에 성공하고 있는 KIA 외국인 타자 터커 (사진=OSEN)

하지만 KIA는 지난겨울 터커와의 재계약을 망설였다. 2019년 76개로 팀 홈런 꼴찌의 KIA의 현실을 감안하면 20홈런 이상을 터뜨릴 수 있는 거포가 필요하다는 계산이었다. 

고민 끝에 KIA는 터커와 재계약을 체결했고 터커는 변신을 도모했다. 몸을 불리며 홈런 숫자를 늘리려 한 것이다.

* KIA의 타격 지표 비교  

KIA의 타격 지표 비교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시즌 초반 터커의 의도는 적중하고 있다. 타율 0.361 6홈런 24타점 OPS 1.123 WAR 1.5로 리그 홈런 공동 2위, 타점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기존의 장점을 유지한 가운데 약점을 보완한 터커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6. 나지완의 환골탈태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극적인 반전을 보이고 있는 선수는 외야수 나지완이다. 그는 2019년 타율 0.186 6홈런 17타점 OPS 0.665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WAR은 -0.16으로 음수였다.

당초 2020시즌이 종료되면 두 번째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지만 2019년 1군과 2군을 들락거리며 56경기 출전에 그쳐 올해 FA 자격 취득은 무산되었다. 

1985년생 베테랑인 그에게 에이징 커브가 도래했다는 분석이 제기되었다. 고질적인 외야 수비 약점까지 겹치며 나지완의 팀 내 입지는 크게 축소되었다. 2020시즌을 앞두고 나지완의 부활 가능성에는 강한 물음표가 찍혔다.

공수에서 반등한 KIA 베테랑 외야수 나지완 (사진=OSEN)

겨우내 체중 감량에 성공한 나지완은 올 시즌 반등을 증명하고 있다. 주로 5번 타순에 배치되어 타율 0.329 4홈런 16타점 OPS 0.978로 호조를 보이며 KIA 타선을 견인하고 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수비 불가’ 판정을 받으면 좀처럼 자신의 포지션을 되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지완은 KIA가 치른 20경기 중 18경기에 좌익수로 선발 출장, 예년에 비해 안정감있는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그가 좌익수 주전을 스스로의 기량으로 차지하면서 1983년생 베테랑 최형우는 지명 타자로 타격에만 전념하는 긍정적인 효과까지 수반되고 있다.


7. 베테랑 나주환의 가세

지난해 11월 SK 와이번스의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이 KIA로 무상 트레이드되었다. SK는 84년생인 나주환에게 은퇴를 권유했지만 선수 본인의 현역 연장 의사가 강력해 대승적 차원에서 풀어준 것이다.

나주환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11 1홈런 4타점 OPS 0.541로 외형적인 수치는 두드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KIA의 약점인 핫코너를 비롯해 내야의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내야수로 활약하고 있다.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KIA의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 (사진=OSEN)

타석에서는 승부처에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다. 지난 1월말 키움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로 영입된 내야수 장영석의 활용 가치가 나주환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뒤집혔다.


8. KIA의 포스트시즌 복귀 가능성은?

시즌 초반 선전에도 불구하고 KIA의 2년만의 포스트시즌 복귀를 장담하기는 다소 이르다. 타선의 힘이 떨어지는 가운데 야수진의 선수층도 타 팀에 비해 두터운 편이 아니다. 만에 하나 장기 레이스 도중에 주전 야수 중 불의의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 여파가 지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2군에서 복귀해 가세할 수 있는 야수도 김주찬, 이창진, 김호령 정도로 팀 타선의 수준을 단박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해결 능력 부재로 잔루가 많아 득점력이 떨어지는 점과 센터라인 수비의 단점도 보완해야 한다.

하지만 선발과 불펜을 통틀어 탄탄한 마운드를 갖췄기에 KIA가 쉽게 밀려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재일교포 출신인 송일수 감독을 제외한 외국인 감독들이 소속팀을 매해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던 ‘기분 좋은 징크스’를 윌리엄스 감독이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KBO 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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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이용선 칼럼니스트/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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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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