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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러프 떠난 삼성, '멀티맨' 살라디노가 살릴까?

조회수 2020. 1. 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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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⑥ 삼성 라이온즈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

거포 러프 대신 멀티 플레이어 살라디노 영입한 삼성, 타선의 변화는? 

삼성과 계약한 직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살라디노 (사진=삼성 라이온즈)

거포 러프가 빠진 삼성 라이온즈 타선은 2020시즌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

지난 19시즌 기준으로 삼성 타선에서 OPS 0.8과 wRC+(조정득점 창조력) 110을 넘긴 타자는 단 한 명 뿐이었다. 바로 그 주인공이 러프였었다.

케이비리포트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가 3.0이 넘는 타자 또한 러프(4.5) 뿐 이었다. 타점도 100개를 넘겼고 팀내 타점 2위 이원석과도 25개의 차이가 났을만큼 러프가 없었다면 삼성 타선은 암울했을 것이다. 공인구 교체로 인해 시즌 홈런은 22개에 그쳤지만 3년 연속 0.9대의 OPS와 wRC+ 140을 기록하며 삼성 타선의 중심을 지켰다.

하지만 시즌 후  삼성은 러프와 더이상 함께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비율 지표가 하락했고 외국인 타자들 중 최고액 연봉(170만 달러)이었다는 점을 들어 다소 삭감된 계약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제안에 러프는 응하지 않았고 곧바로 삼성은 대체 선수를 물색했다.

기존 연봉이 워낙 높다 보니 소폭 삭감이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선수 본인은 수긍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바뀐 공인구의 영향과 동료들과의 성적 편차가 상당히 컸다는 점을 참작해주길 원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지점에서 이견이 발생했고 이별로 이어지고 말았다.

12월 23일 최종적으로 결별을 발표하며 해가 넘기기 전에 외국인 야수 계약을 마무리하길 원했던 삼성은 그 다음날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을 발표했다. 내야수 타일러 살라디노였다.

1루수도 아니고 김상수-이학주 키스톤 콤비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살라디노 영입에 대해서 의외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원석의 1루 전향을 꾀하며 빈 3루를 메울 자원으로 영입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시선도 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삼성은 타선의 중심을 지키던 러프와 결별하며 타선도 새 판을 짤 예정이다. 다양한 툴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한 살라디노는 러프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스타일이지만 그 임무와 목표만큼은 같은 곳을 향해야 할 것이다. 살라디노의 가세가 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HISTORY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고교 때는 지명받지 못했고, 주니어 칼리지로 진학한 살라디노는 졸업 후 지명(36라운드)을 받지만 4년제 대학으로의 진학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대학무대를 평정한 살라디노는 직전해에 비해 대폭 오른 7라운드에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지명을 받았다.

대학에서 활약하던 선수로 루키리그(13경기)를 스쳐지나 7월부터 싱글A로 올라왔고 0.309 0.397 0.442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이듬해에도 상위싱글A에서 .270 .363 .501 16홈런 55타점으로 준수한 비율스탯을 기록하며 싱글A를 졸업했다.

하지만 더블A로 승격 후 벽에 부딪히며 고전하기 시작했다.

더블A에서는 볼넷 출루 외에는 전혀 장점이 없는 타자로 심하게 고전했고, 그렇게 2년 간 230경기를 뛰었지만 이렇다할 해법을 찾아내지 못했다. 해당 기간 동안 2루수와 유격수로 실책이 무려 42개에 달할 정도였다. 2루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유격수로는 수비마저 흔들렸는데, 일단 팀은 2년을 지켜본 뒤 그를 트리플A로 승격시키기로 했다.

가까스로 트리플A에 올라온 살라디노는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비록 7월 중순에 일찍 시즌을 마감하긴 했지만 0.310의 고타율에 수비 포지션도 늘렸지만 유격수로서의 수비 안정성이 더블A때보다 더 좋았었다.

긍정적인 신호를 남긴 살라디노는 시즌이 끝난 뒤 40인 로스터에도 포함되었고 마침내 2015년 7월, 대망의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3루수와 유격수로 활약한 살라디노는 이듬해 풀타임 백업선수로 입지를 다졌고,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장타력이 좀 아쉬웠지만 0.282의 타율을 올기록하며 팀에 기여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통해 주전으로 올라서는데는 실패하면서 타격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2년간 극도의 부진을 겪은 끝에 밀워키로 떠났다. 그리고 아주 가끔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기도 했지만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데는 실패했다.

2019시즌 달라진 공인구의 효과를 보며 홈런수가 늘긴 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높은 벽만 절감했고, 밀워키는 시즌 후 살라디노를 논텐더로 풀었다. 이른바 '쿼드라A(4A)' 선수로 한계를 보인 살라디노는 메이저리그를 뒤로 하고 한국무대로 발길을 돌렸다.

# 플레이스타일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선구안이 좋고 삼진도 잘 당하지 않는 까다로운 타자다. 성장통을 겪었던 더블A를 제외하면 마이너리그 레벨에서는 통산타율이 모두 0.270 이상일 정도로 정확성을 갖췃다.

다만 국내무대에 입성하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장타력은 확실히 떨어진다. 지난 19시즌에는 79경기 17홈런을 터뜨리는 기염을 통하기도 했지만 이는 트리플A 레벨에서 발생한 홈런 폭증 현상의 수혜를 입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공인구 반발력이 저하된 KBO리그 흐름을 감안했을 때 비슷한 수준의 홈런 생산을 바라는 것은 무리일 것으로 보인다.

홈런포는 아쉽지만, 도루 능력을 갖췄고 주루플레이도 잘 할 수 있는 선수이다. 마이너 통산 도루가 129개에 이르며 성공률 또한 80%가 넘을 정도로 뛰어나다.

30대가 되고 메이저리그에서 도루의 가치가 떨어지자 시도를 자제하고 있지만, 삼성에서는 5툴 플레이를 기대하고 영입한 선수니만큼 루상에서도 적극적인 플레이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정도의 주루 플레이 능력을 보여줄 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수비는 멀티 능력이 장점인 야수로 1루수나 2루수로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원석이 1루로 이동할 예정이라 주로 3루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3루에서의 수비력은  UZR(Ultimate Zone Rating)과 DRS(Defensive Run Save) 같은 수비 지표 모두 훌륭했을 정도로 메이저리그에서 검증을 받았다.

계속 유틸리티로 뛰다보니 데뷔시즌인 2015년을 제외하면 출장이닝 수는 많지 않았지만 3루에서 메이저와 마이너 통틀어 932.2이닝 동안 13개의 실책만 기록한 점을 볼 때 수비가 안정적이고 기본기가 좋은 야수로 평가할 수 있다. 살라디노가 3루수를 책임진다면 삼성 내야 수비력은 좀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종합해보면 공격과 수비에서의 기여가 어느 정도 배분이 되어있어 두 부분 모두 일정 이상 활약을 해낼 수 있는 선수다.

홈런 파워는 러프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주루와 정확성, 유격수까지 가능한 수비 유틸능력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춘 선수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통하지 않았지만 KBO리그에서는 다양한 재능을 뽐낼 가능성이 있다.


# KBO 외국인 선수와의 비교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앞서 언급했듯 전임자 러프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타격 스타일도 그렇지만 수비에서도 1루만 볼 수 있는 러프와 달리 살라디노는 내야 전 포지션을 맡을 수 있다. 이번 영입으로  삼성 타선은 완전히 소총수 타선으로 전원 배치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장타력 손실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데, 살라디노가 홈구장인 라이온즈 파크의 짧은 외야 좌우중간 담장을 이용해 러프의 홈런 공백을 최소화해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지난해 최다안타 타이틀을 차지한 두산 페르난데스는 정확성으로 어필하는 중거리 타자로, 현재 KBO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중 타격 면에서 살라디노와 가장 유사한 유형이다. 여기에 살라디노는 수비수로도 활용가치가 높고 뛰어난 주자로 볼 수 있는 선수라 장점을 가지고 있다.

리그에 안착한다면 장타력에서도 페르난데스에겐 밀리지 않겠지만, 팀 타선의 짜임새가 두산에 비해 처지기 때문에 가지게 될 부담감이나 견제의 집중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14~15시즌 활약했던 나바로는 당시 외국인 선수로는 흔치 않은 포지션인 2루수로 뛰면서 엄청난 타격능력과 홈런포(2시즌 합계 79홈런)를 보여줬다. 그만큼 삼성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역대급 선수라 살라디노에게 이 정도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나바로처럼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작년 PCL에서 보여준 310타석 17홈런을 기록한 깜짝 홈런쇼 이상을 재현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보다는 레벨이 낮은 리그로 오다보니 장타율 향상도 기대할 수가 있긴 하지만, 그 정도의 극적인 향상은 예측의 영역 밖이다. 그 보다는 달라진 리그 환경에 맞춰 본인의 툴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 관전포인트

▲ 살라디노의 타격 히트맵

출처: Baseball Savant

삼성에서 전략적으로 뽑은 선수로 볼 수 있다. 지난해 NC에 이어 팀 홈런 122개로 2위였지만 공인구 교체로 인해 러프를 제외하면 확실한 거포가 없는데다 러프마저 홈런 수(33->22)가 떨어졌다. 지난 시즌 후반 외국인 타자를 2명 기용하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이렇다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러프와 계약이 결렬되자, 팀 타선의 컬러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가면서 3루수 고민도 같이 해결하는 차원에서 영입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홈구장은 좌우중간 거리가 짧고 펜스가 낮기 때문에 홈런 치는 타자들에게 유리한 특성이 있긴 하지만 살라디노가 수혜자가 될 지는 물음표다.

공인구 반발력 조정으로 홈런 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리그로 오다보니 원래 홈런타자는 아니었던 선수라 홈런 양산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중앙담장 쪽은 중장거리형 타자들에게는 반길만한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타격 시 본인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존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살라디노의 타구 발사각도

출처: Baseball Savant

눈야구를 할 수 있는 타자라 KBO 스트라이크 존 적응과 동기화가 어느정도 시점에서 이뤄지느냐도 주목할 대목이다.

정교함으로 승부를 보는 타자들 중에는 특유의 컨택 능력을 앞세워 볼이 되는 공들도 공략해 곧잘 안타를 만드는 이들도 있지만, 살라디노의 성적추이를 보면 그런 유형의 타자로는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2016시즌에는 존 스윙이 유일하게 60%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었는데 한국 리그에서도 이 때처럼 스트라이크에 더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존을 잘 정립해야 할 것이다.

메이저리그를 오가던 시절 이후로는 벤치멤버를 주로 맡으면서 15년도 이후 시즌별 소화 타석수가 점점 줄었다. 물론 마이너에서 머무르는 시간도 길었기에 한 해 3-400타석 수준까지는 치러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는 메이저리그보다 경기 수가 적긴 해도 외국인 타자라면 5-600타석까지도 소화해줘야한다. 특히 대구는 여름 더위가 매우 기승을 부리는 지역인데, 풀타임 체력 관리나 여름나기에 대한 과제도 잘 지켜봐야할 것이다.

새로운 코칭스태프 체제에서 처음 영입한 외국인 타자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유형이다. 전력분석에서 잔뼈가 굵은 허삼영 감독이 자신의 경험을 살려 팀 전력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를 고려해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제 살라디노가 감독의 눈과 기대에 응답해야할 차례가 됐다. 리그 추세 변화에 맞춰 선택한 살라디노가 삼성의 의도대로 성공을 거두며 팀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위키피디아,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팬그래프, 브룩스 베이스볼, thebaseballcube.com, Baseball Savant, KBReport.com,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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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정강민 칼럼니스트 /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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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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