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마일이면 족했다' 류현진은 편안했고, 팬들은 들떴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2020. 3. 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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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10일 탬파베이전 선발 등판을 위해 마운드를 향하고 있다. USA투데이 연합뉴스

류현진(33·토론토)의 등번호는 ‘99번’이지만 굳이 ‘99마일(약 160㎞)’짜리 강속구는 필요없다. 92마일(약 148㎞)짜리 속구로도 타자를 제압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류현진은 10일 탬파베이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1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탬파베이 강타자들을 상대로 90마일(145㎞)을 넘긴 공은 1~2개 정도. 느린 공으로도 충분했다. 류현진은 원래 스피드가 아니라 제구와 타이밍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다. 토론토가 ‘코리언 몬스터’에 홀딱 빠졌다.

앞선 등판을 청백전으로 대신한 류현진은 사실상 이날이 제대로 된 첫 선발 등판이었다. 류현진은 이날도 류현진처럼 던졌다. 스트라이크 존 구석구석을 잘 이용했고, 구속과 구종을 다양하게 변화시키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안타 3개를 맞았지만 강한 타구는 없었다.

스포츠넷 캐나다는 “류현진의 예측 불허 투구가 탬파베이 타선을 틀어 막았다”면서 “시즌 중에도 상대 타자들이 고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 역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이 투구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즐겁다. 실제 던지는 걸 보면 왜 류현진이 성공한 투수인지 아주 잘 알 수 있다”며 “도대체 어떤 공을 던질지 예측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그냥 내가 던지는 대로 던졌다”면서 “99마일짜리 던지는 걸 보면 신기하긴 한데,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 야구라는 종목은 그냥 던지기만 하는게 아니라 ‘어떻게 던지느냐’가 중요한 종목”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날도 자기 스타일의 투구를 했다. 표정 변화가 없었고, 침착하고 조용하게 투구를 이어갔다. 힘과 용을 쓰는 대신, 편안하게 원하는 곳에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편안했지만, 팬들은 들떴다. 디 어슬레틱의 케이틀린 맥그래스는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홈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지금은 아직 시범경기일 뿐”이라며 담담했다.

류현진은 스프링캠프 동안 2차례 더 등판하며 개막을 준비할 계획이다. 다음 등판 때는 투구수를 80개까지 끌어올린다. 류현진은 개막전인 27일 보스턴과의 경기에 에이스로 선발 등판한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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