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갑' 금메달결정전을 동메달결정전보다 먼저 하는 이유 [도쿄 라이브]
[스포츠경향]
남자농구 결승전은 하계 올림픽의 수많은 경기들 가운데서도 최고 인기 경기로 꼽힌다. 그래서 경기 시간도 사람들이 퇴근하고 귀가한 저녁 시간대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다르다. 저녁 시간이 아닌, 오전 11시30분에 열린다. 보통 올림픽에서는 동메달결정전이 금메달결정전보다 먼저 열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에는 동메달결정전이 오후 8시 경기로 배정돼 금메달결정전보다 늦게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졌다.
그 이면에는 ‘돈의 논리’가 숨어 있다. 현재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가장 많은 중계권료를 지불하는 방송사는 미국의 지상파 방송인 NBC다. 미국에서 올림픽을 단독으로 중계하는 NBC는 IOC와 2032년까지 동하계 올림픽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이번 도쿄올림픽 중계권료는 약 11억 달러(약 1조2568억원) 정도를 썼는데, 이미 광고 계약으로 12억5000만달러(1조4280억원)를 벌어 투자한 중계권료를 다 회수했다.
NBC 입장에서는 미국 내 ‘프라임타임’인 저녁 시간대에 미국이 출전하는 경기가 열리는 것이 시청률에 유리하다. 그래서 경기 시간에 있어 강력한 입김을 불어넣는다. NBC가 지불한 금액은 IOC가 중계권료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약 40%를 차지한다. IOC 입장에서는 당연히 NBC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이번 도쿄올림픽 수영 결승전이 오전에 열린 것도 NBC의 힘이다. 수영은 미국의 전통적인 ‘메달밭’이다. 농구는 미국이 남녀 모두 세계 최강인만큼 결승 진출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다보니 일찌감치 결승전 시간대가 오전으로 결정됐다. 도쿄 시간으로 오후 8시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전 7시이지만, 오전 11시30분은 동부시간 기준으로 오후 10시30분이다.
이번 대회의 경우 수영과 함께 미국이 강세를 보였던 육상에서 크게 부진하고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의 기권 등으로 미국의 성적이 그리 좋지 않다. 그래서 시청률을 감안해 다른 종목 일정이 갑자기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여자배구 4강전의 경우 한국-브라질전이 오후 1시에 예정돼 있었는데 미국이 4강에 올라가고 나서는 미국-세르비아전이 오후 1시에 치르는 것으로 바뀌고 한국-브라질전은 오후 9시에 열리게 됐다. 전세계 최대 스포츠축제라는 올림픽도 결국 자본을 이길 수는 없다.
도쿄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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