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심석희 돌아올 수 없는 강 넘었다.."사과도 하지마"

이용균 기자 2021. 10. 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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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심석희(왼쪽)와 최민정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코너를 돌아 부딪혀 같이 미끄러지고 있다. AP연합뉴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고의 충돌 의혹’이 감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심석희(24·서울시청)가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된 가운데 최민정(23·성남시청)은 “사과도 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표팀 에이스의 다툼이 심화되면서 월드컵 대회 참가 중인 대표팀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민정의 소속사 올댓스포츠는 28일 “심석희의 지속적인 사과 수용 요구를 중단해 달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카톡 메시지 공개와 고의 충돌 의혹이 불거진 이후 심석희가 전화 연락을 시도했고, 사과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마저도 하지 말라는 것이 최민정 측의 요구 사항이다.

올댓스포츠에 따르면 심석희는 사과를 위해 최민정에게 지금까지 수십 차례 전화를 걸었고, 수 차례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쇼트트랙 월드컵 1차대회 직전에도 최민정에게 사과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최민정 측은 이런 사과조차 극심한 스트레스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댓스포츠는 ‘대회 직전 문자메시지를 받자 정신적인 어려움과 불안을 호소하며 소속사에 이를 알려왔다’고 전했다. 소속사 구동회 대표는 “최민정의 입장에서는 경기를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낄 수밖에 없었으며, 이로 인해 경기에 전념할 수 없는 상황을 야기했다”며 “심석희는 최민정에 대한 지속적인 연락시도와 사과수용 요구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과 수용 요구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과를 해도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셈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심석희, 김아랑, 이유빈, 최민정, 김예진 선수(왼쪽부터)가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후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고 있다./연합뉴스


최민정의 이같은 태도는 조사위원회의 진상 조사 결과를 무색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7일 고의 충돌 의혹 관련 1차 조사위원회를 열었다.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조사를 마무리한다는 입장이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조사 결과가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다.

대표팀 선발전을 1위로 마친 심석희는 이번 의혹으로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 됐다. 최민정이 ‘사과도 하지 말라’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나오더라도 두 선수가 같은 팀에 뛰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최민정은 월드컵 1차 대회 도중 충돌에 따른 무릎 부상으로 조기 귀국해 치료 중이다.

고의 충돌 의혹을 두고 갈등이 노골화 되는 가운데 2022 베이징 올림픽의 안정적 준비는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 국가대표가 갖는 상징성과 가치를 고려한다면, 메달 획득 가능성을 넘어 대표팀 구성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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