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ERA 5점, 평균 137km' 15년차 좌완, 어떻게 다승 1위-평균자책점 2위가 됐나

한용섭 2021. 9. 24. 13: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OSEN DB

[OSEN=잠실, 한용섭 기자] 삼성 투수 백정현(34)이 올 시즌 놀라운 반등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까지 통산 평균자책점은 4.92, 5점에 가까웠던 백정현은 프로 15년째 시즌에서 뒤늦게 물오른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백정현은 23일 잠실 LG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6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4회 4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잠시 흔들렸지만 QS 피칭으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 LG 상대로 3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 1위(13승)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2위(2.60)을 기록 중이다.

경기 전 허삼영 감독은 백정현이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는 비결을 묻자 “제구다. 스트라이크를 넣고 빼는 능력이 좋아졌다”며 “구속과 던지는 구종은 지난해와 똑같다. S존에서 히팅존, 범타존, 파울존을 잘 공략한다”고 말했다.

타자들마다 잘 치는(강한) 존과 못 치는(약한) 존이 있다. 허 감독은 파울존에 대해 타자가 약한 존과는 조금 다르다고 했다. 그는 “타자가 잘 치는 존에 근접해서 던져야 배트가 나온다. 커맨드가 되어야 파울존으로 던져서 배트를 끌어낼 수 있다. 타자에게 어려운 코스(약한 존)만 던지면 타자가 배트를 안 낸다. 용기를 내서 파울존을 공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정현이 올 시즌 제구가 좋아지면서 그게 가능하다는 것이다.

백정현은 평균 구속 137km의 직구, 투심 외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주된 변화구로 던진다. 허 감독은 “직구 스피드가 느리다고 하지만, 타자들의 체감 속도는 빠르다. 백정현의 디셉션이 좋고, 익스텐션도 좋다. 공이 라이징 느낌도 있다. 덜 떨어지는 부분에서도 리그 상위권이다”고 칭찬했다.

23일 경기 후 배터리를 이뤘던 포수 강민호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백정현의 좋은 점’을 묻는 질문에 강민호는 “코스가 좋아졌다. 실투도 나오지만, 타자의 몸쪽과 바깥쪽 코너워크가 잘 된다. 코스 공략을 원하는 대로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볼카운트에서 어느 구종을 원하는 코스로 잘 던진다는 설명이었다. 마치 류현진처럼 다양한 구종을  보더라인 경계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넣었다 뺏다를 한다.

23일 LG전 6회말 수비를 마친 삼성 백정현이 더그아웃으로 가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OSEN DB

이날 볼을 잘 골라내는 ‘출루 머신’ LG 리드오프 홍창기를 3차례 상대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왜 백정현이 올 시즌 리그 최고 투수가 됐는지를 보여줬다. 

1회 첫 대결에서 볼넷으로 허용했다. 투심과 직구로 2볼 2스트라이크가 됐고, 바깥쪽 유인구 슬라이더에 배트가 나오질 않았고, 풀카운트에서 던진 슬라이더는 높게 빠진 볼이었다.

3회 2번째 대결에선 슬라이더 유인구 2개가 볼이 되자 투심과 직구로 스트라이크, 파울, 스트라이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홍창기는 S존에서 약간 높은 쪽은 배트가 여지없이 나왔지만, S존 아래쪽 몸쪽 낮은 코스에 배트를 내밀지 못했다. 홍창기는 볼이 될거라 판단했지만, 심판은 삼진콜을 했다.

5회 세번째 대결에서 홍창기가 약점을 보인 S존 아래쪽을 다시 공략했다. 히팅존 가까운 직구로 파울을 유도한 뒤, 몸쪽 낮은 코스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허삼영 감독은 “전력분석팀에서 상대 타자에 대한 기본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투수가 구종 4~5개를 던질 수 있어도 한 경기에서 모두 다 잘 되지는 않는다. 한 두개는 막히기도 한다. 그러면 변화를 주고, 배터리와 호흡으로 타자 움직임을 읽어내는 능력이 있다”고 백정현을 설명했다.

강민호는 “카운트가 불리하고, 유리하고 상황에 따라 투수가 던지고 싶은 구종이 있을 것이다.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 사인에 고개를 흔드는 것이 적어졌다. 서로 생각하는 것이 잘 맞으면서 사인 교환이 술술 잘 연결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백정현은 7회 2사 후 오지환의 땅볼 타구에 오른 종아리를 맞아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교체 후 덕아웃에서 아이싱 치료를 받았고, 그는 "큰 부상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