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증명한 '젊은 명장' 남기일 감독, ACL 진출은 40대 마지막 미션으로 '예약'

정다워 2021. 12. 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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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다시 한번 증명했다.

남 감독은 올 시즌 제주를 4위에 올려놓으며 K리그 전통의 구단 자존심을 회복시켰다.

현재 K리그에서 사령탑으로 남 감독보다 많은 경기를 이끈 지도자는 없다.

K리그에서 남 감독이 쌓은 커리어는 독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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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남기일 감독이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전북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전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다시 한번 증명했다.

남 감독은 올 시즌 제주를 4위에 올려놓으며 K리그 전통의 구단 자존심을 회복시켰다. 2019년 충격의 2부 강등 이후 흐트러진 팀을 수습해 2020시즌 K리그2 우승을 이끌었고, 올해 1부리그에서도 능력을 검증했다. 대구FC가 FA컵 우승에 실패하면서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은 무산됐지만 승격 첫해 4위는 만족할 만한 성적이다.

1974년생인 남 감독은 내년 우리 나이로 49세가 된다. 2013년 40세 나이에 광주FC 감독대행에 오른 후 그는 40대를 온전히 K리그에 바쳤다. 무려 9시즌 동안 쉬지 않고 일했다. 2017년 후반기 광주에서 사임한 후 4개월 정도 공백을 겪었을 뿐, 나머지 기간은 K리그에서 감독으로 뛰었다. 광주에서 성남FC로, 그리고 제주로 이어지는 9년의 역사를 통해 K리그 통산 296경기 기록이 남았다. 현재 K리그에서 사령탑으로 남 감독보다 많은 경기를 이끈 지도자는 없다. 최용수 강원FC 감독도 261경기로 남 감독 기록에 미치지 못한다.

경기 수만 많은 게 아니다. K리그에서 남 감독이 쌓은 커리어는 독보적이다. 세 번의 승격 기록은 괄목할 만하다. 2014년 광주를 승격시킨 후 두 시즌 간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성남을 1부리그에 올려놨고, 이듬해 강등을 피했다.
2014년 광주FC를 승격시켰던 남기일 감독.스포츠서울 DB
성남FC 시절의 남기일 감독.스포츠서울 DB
가난은 그를 성장시켰다. ‘돈 좀 있는 구단’ 제주에서도 성공 가도를 달리는 게 증거다. 지난해 제주는 K리그2 우승 및 다이렉트 승격에 성공했다. 가난한 팀에서, 없는 살림으로 버티는 데 특화돼 있던 남 감독은 상대적으로 수준 높은 선수가 있는 팀에서는 안 될 것이라는 축구계 일부 시선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1부리그에서도 상위권에 자리했다. 이제 빅클럽에서도 가능성이 있는 지도자라는 인식이 생겼다.

K리그 환경에서 감독의 수명은 ‘파리 목숨’이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승강제에서 남 감독은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해왔다. 팀 환경에 맞는 아이디어와 전술,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생존 노하우를 적립했다. 게다가 그는 국가대표로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한 스타 출신도 아니다. 오직 실력으로 묵묵하게 자신의 영역을 확보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감독으로 일한 기간이나 성과 등을 종합해볼 때 명장이라는 표현을 써도 어색하지 않다.

남 감독 아래에서 만개한 선수도 많다. 광주에서는 정조국을 리그 최고의 선수로 만들었고, 올해 제주에서는 주민규라는 득점왕을 배출했다. 선수가 잘한 것도 있지만 남 감독이 이들에 맞는 전술을 짜고 능력치를 극대화한 게 주효했다. 이 밖에 이창민, 안현범, 김오규, 정우재 등도 리그에서 알아주는 선수로 정착했다. 선수 발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남 감독의 오랜 철학이 밑바탕에 있다.

한 달 후면 40대 마지막이 되는 남 감독은 단 한계 높은 목표를 안고 뛴다. 바로 ACL 진출이다. 국내 무대에서 지도력을 검증한 남 감독이 국제 대회에서도 성적을 낸다면 주가는 높아질 게 분명하다. 남 감독도 “ACL에 나가고 싶었는데 아쉽다”면서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다. 내년엔 우리의 힘으로 진출권을 따내겠다. 40대 마지막 미션으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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