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T1 양대인 감독이 밝힌 구마유시 기용의 이유
T1이 9일 오후 LCK 아레나에서 진행된 '2021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5주 3일차 1경기에서 젠지에게 2:0 완승을 거두고 단독 4위로 1라운드를 마감했다. 양대인 감독은 "이상혁의 팬이지만 T1의 감독이기도 하다. T1의 승리를 위해 대립할 때도 있지만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T1 양대인 감독과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
1라운드를 치른 소감을 듣고 싶다
너무 바쁘게 지내서 벌써 1라운드가 끝난지도 몰랐다. 시즌 초반에 티어 정리를 잘했다고 자부했다. 많은 승리를 거둘 줄 알았는데 아직 팀 내부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인해 패배가 반복됐고, 이를 고쳐나가는 일을 하는 과정에서 힘들었지만 성장할 수 있었다. 문제를 잘 고쳐나간 1라운드였고, 마지막 경기를 이겨서 다행이다.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고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어려웠나
DK의 코치 시절부터 트렌디한 운영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나는 선수들에게 큰 틀을 가르치고 어떤 패턴이냐 경기 양상이 나올지를 세부적으로 만들어간다. 프로팀에게 이런 과정이 필요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은 이런 걸하지 않고도 라인전부터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패치가 진행됨에 따라 LoL은 여러 방향으로 승리할 수 있는 게임이 됐다. 이러한 방향성을 베테랑 선수들에게 납득시켜야 했다. 선수들도 이해는 했지만 습관이 나올 때가 있었다. 하나만 지목할 수 없는 복합적인 문제였다.
서머 개막 전에 로스터 변동없이 가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민형이 출전한 이유는
어떤 선수가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메타가 올 때 티어 정리를 해본다. 이민형의 커뮤니케이션적인 부분이 좋다고 생각해 스크림을 해봤는데 피드백을 많이 흡수한 모습이었다. 선수 의지도 강하고 항상 노력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단단함을 갖고 있어 선발로 출전시키게 됐다.
아프리카전에서 오브젝트를 챙기지 못한 모습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2세트는 이기고 있던 상황에서 실수가 발생해서 패배했고, 3세트 역시 첫 단추부터 잘못 됐었다. 선수가 불리한 상황에 놓였을 때 극복할 만한 힘이 필요하다 판단했고, 그런 부분을 채우고 싶어서 이민형을 기용한 것도 있다. 내가 케어를 한다고 한들 다 되진 않더라. 팀워크가 지금보다 향상되면 치명적인 실수로 한 세트를 내줘도 선수들이 서로 격려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1라운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어떤 경기인지
승리한 경기 중에선 kt 롤스터전 3세트였다. 패배한 경기는 리브 샌드박스전 1세트와 아프리카 프릭스전 2세트였다.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팀적인 움직임이 안 맞는 상황이 발생해 패배했다.
최근 LoL이 더 재밌어졌다. 25분~30분이 되어도 챔피언의 대미지가 나와 한 번의 실수로 패배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그만큼 선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하고 팀적인 방향을 맞춰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지 못해 패배한 경기가 많아 아쉽다. 여러 패턴으로 승리할 수 있는 강한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걸 목표로 앞으로를 준비하고 있다.
T1을 제외하과 다른 팀들 중에서 스프링과 비교했을 때 강해졌다 느끼는 팀이 있나
스프링이 끝난 후 가장 아쉬웠던 팀이 아프리카 프릭스였다. 상체 힘이 좋고 활용할 방안이 많은 팀이라 생각했다. 농심 레드포스도 '피넛' 한왕호가 게임하는 스타일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한왕호는 드래곤 타이밍 전에 희생을 감수하고 시야를 확보한다. 정글로서의 역량도 뛰어나다. 좋은미드가 있다면 강해질 것이라 생각해 기대했었다. 시즌 중 놀란 팀은 리브 샌드박스다. 처음엔 티어 정리가 안 됐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더라. 라이엇 게임즈가 패치를 통해 게임을 바꾸기 때문에 코치진이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 각 팀의 메타 해석 방향을 보면 경기를 즐기시는 데 더 플러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2라운드에선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지
선수들에게 가야 할 길을 알면 가는 길이 즐겁다고 말한다. 많은 연구를 거쳐 선수들에게 쉽게 설명하려고 하는 이유다. 선수들이 가야하는 길을 알고 내가 잘 이끈다면 커뮤니케이션 문제도 개선이 될 것이다. 아쉽게 패배한 경기를 줄이고 롤드컵에 가도록 하겠다.
최근 G2 감독이 LCK는 LPL보다 수준이 떨어진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DK 감독 시절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메타 차이가 큰지 묻고 싶다
G2는 예전에 DK에게 두드려 맞지 않았나? (웃음) 작년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액티브 아이템이다. 아이템 변화만 있을 뿐 메타 변화는 없다. 오히려 교전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1라운드를 열심히 했지만 이슈가 있었다. 정말로 LoL을 좋아하고 사랑해서 T1에 온 만큼 열심히 일하고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 시즌 끝나고 하려던 말이 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페이커' 이상혁의 팬이다. 그래서 선택지가 있었음에도 T1을 바로 선택했다. 그만큼 이상혁과 일해보고 싶었다. 이상혁이 있었기에 리그가 성장할 수 있었고 나도 좋은 대우를 받고 일할 수 있다. 한 순간도 진심이 아닌 적이 없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승리를 이끄는 건 또다른 일이다. 나는 이상혁이의 감독이지만 동시에 T1의 감독이다. T1의 승리를 만들기 위해 의견 대립을 해야 할 때도 있고 맞출 때도 있다. 모든가 이상혁을 사랑해서, 이상혁과 일을 하고 싶어 온 사람들이다. 열심히 해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릴테니 선수들을 너그럽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
나는 열정이 떨어지지 않는다. 배틀그라운드를 하다가도 LoL이 좋아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이상혁과 함게 일하는 게 꿈이라고 작년부터 말해왔다. 하지만 감독 일은 이러한 마음과는 다른 부분이 있는 만큼 다르게 봐주시면 좋겠다. LCK가 국제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모두가 경쟁력을 갖고 잘해야 한다. 우리 T1엔 좋은 선수들이 있지 않나. 롤드컵을 우승한 감독으로서 더 열심히 해서 결과를 내겠다. 앞으로도 응원 부탁드린다.
이한빛 mond@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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