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웃음기 싹 거둔 김연경..박정아 기적을 이뤘다

이규원 2021. 8. 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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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아가 만든 5세트 기적..여자배구, 일본 꺾고 8강 확정
'배구여제' 김연경 "한일전 무조건 승리..기적 일으키겠다"
박정아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데 배구는 지면 안된다"
'김연경, 기분 최고'.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 2로 승리한 김연경이 기쁨의 포효를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MHN스포츠 이규원 기자] "중요한 순간에 일본을 상대로 이겨 기쁘다. 마지막에 역전승했는데, 결국 팀워크였다.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했기에 가능했다. 다들 간절한 것 같다. 왜 간절한지는 모르겠는데, 한일전은 많은 국민의 큰 관심을 받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것을 선수들이 알고 있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다 간절하지 않았나"(김연경)

"이대로 날아가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다. 올라오는 공을 받을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어떻게 해서든 득점하자고 생각했다. 한일전은 모든 선수에게 특별한데 도쿄에서,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일본을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 일본에는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되는데 배구는 더 지면 안 된다"(박정아)

"정서상 한일전은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8강 진출 여부도 걸려 있는 경기여서 부담이 더 컸다. 오늘 경기 초반에는 수비 등 모든 게 잘 됐는데, 경기 후반에는 어이없는 범실을 하면서 무너지기도 했다. 나도 연경 언니에게 '똑바로 하라'고 한 소리 들었다. 우리의 조직력, 간절함,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모여서 역전승을 이룬 것 같다"(세터 염혜선)

대한민국 여자 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한일전과 올림픽 8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주장 김연경은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한 덕분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코트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한다. 이날은 웃음기를 싹 거두고 '진지한 주장'의 모습으로 팀을 이끌었다.

한일전이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14위인 한국은 3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A조 예선 4차전에서 일본(5위)을 세트 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꺾고, 최소 조 3위 자리를 확보해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여자배구, 이제 8강 이다!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김연경(10), 오지영(9) 등이 기념촬영하며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8강행을 확정하는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그만큼 짜릿하고 달콤했다.

한국과 일본은 '라이벌'답게, 한국이 먼저 세트를 따면 일본이 추격하는 혈전을 벌였다.

김연경(30점)을 앞세운 한국과 고가 사오리(27점)와 이시카와 마유(23점) 쌍포를 보유한 일본은 치열하게 싸웠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5세트에서 12-14까지 몰렸지만, 막판 집중력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한국은 8강을 확정했다.

양효진(현대건설)의 속공으로 한국이 먼저 득점하자, 고가가 오픈 공격으로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연경이 놀라운 기술로 대각 공격을 성공하자, 고가가 다시 오픈 공격으로 만회했다.

5세트 시소게임에서 한국이 먼저 위기를 맞았다.

9-9에서 고가가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김연경의 공격을 일본이 끈질긴 수비로 받아내고, 고가가 대각을 노린 퀵 오픈을 성공하면서 일본은 11-9로 달아났다.

일본은 13-12에서 이시카와의 오픈 공격으로 14-12 '게임 포인트'까지 만들었다.

단 1점만 내줘도, 한일전에서 패하는 상황. 박정아(한국도로공사)가 영웅으로 등장했다.

박정아는 오픈 공격으로 13-14를 만들었다.

한국은 이시카와의 오픈 공격을 집중력 있는 수비로 건져냈고, 박정아가 다시 한번 날아올라 대각을 노린 공격으로 공을 코트 위에 꽂았다.

듀스가 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한국으로 넘어왔다.

이시카와가 공격 범실을 하면서 한국이 15-14로 역전했고, 박정아가 공중전에서 공을 일본 진영으로 밀어 넣으면서 경기를 끝냈다.

31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A조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 2로 승리한 김연경, 박정아, 양효진 등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박정아는 이날 15득점을 했다.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명승부의 승자는 한국이었다.

경기 뒤 한국 선수들은 동그랗게 모여 8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후에는 기쁘고 들뜬 기분을 만끽했지만, 코트에서 선수들은 사뭇 진지했다. 특히 김연경이 평소보다 더 진중했다.

김연경은 "일본전은 감정에 휩쓸리는 경기가 많다. 짜증 나는 느낌도 많이 난다"며 "감정 조절을 안 하면 일본전은 어렵기 때문에 웃는 것보다 마인드컨트롤을 하면서 한 점 한 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연경 개인적으로는 2012 런던올림픽 3·4위전에서 일본에 패한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연달아 일본을 제압하면 설욕에 성공했다.

목표했던 8강 진출에 성공한 김연경은 "세르비아전을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8강 상대가 정해지면 그거에 맞게 준비해서 한 번 기적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A조에서는 브라질(2위)이 4승, 세르비아(10위)가 3승 1패로 8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한국(14위)도 숙명의 한일전에서 승리하며 3승(1패)째를 거둬,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8월 2일 세르비아전) 결과와 관계없이 3위 자리를 확보해 조 4위까지 얻는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4패를 당한 케냐(27위)는 이미 탈락이 확정됐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맞대결하는 도미니카공화국(1승 3패)과 일본(1승 3패)은 3승 이상을 거둘 수 없다.

 한일전이 끝난 뒤, 한국은 8강행의 기쁨을 만끽했고 일본은 예선 탈락의 두려움에 빠졌다.

 ◇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예선 A조 4차전(31일·도쿄 아리아케 아레나)
    한국(3승 1패) 25 19 25 15 16 - 3
    일본(1승 3패) 19 25 22 25 14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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