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만큼 잘하는 보상선수, 두산은 어떻게 귀신 같이 뽑아갈까

이상학 입력 2021. 9. 26. 07:03 수정 2021. 9. 2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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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두산 감독도 미처 몰랐다.

오재일(삼성)의 FA 보상선수로 온 내야수 박계범(25)이 이렇게 잘할 줄.

두산은 지난해 12월 삼성으로 이적한 오재일의 FA 보상선수로 내야수 박계범을 택했다.

앞서 두산은 SK(현 SSG)와 FA 계약을 맺은 최주환의 FA 보상선수로 내야수 강승호를 뽑은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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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계범. /OSEN DB

[OSEN=잠실, 이상학 기자] 김태형 두산 감독도 미처 몰랐다. 오재일(삼성)의 FA 보상선수로 온 내야수 박계범(25)이 이렇게 잘할 줄. FA만큼 잘하는 보상선수의 활약에 두산이 웃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12월 삼성으로 이적한 오재일의 FA 보상선수로 내야수 박계범을 택했다. 앞서 두산은 SK(현 SSG)와 FA 계약을 맺은 최주환의 FA 보상선수로 내야수 강승호를 뽑은 상황이었다. 중앙 내야수 둘을 연이어 데려왔으니 중복 자원 영입으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두산은 "보호선수 명단에서 투수, 타자 모든 선수 중 박계범의 기량이 가장 뛰어나다"고 선택 배경을 밝혔다. 포지션을 떠나 선수 기량을 최우선으로 봤고, 즉시 전력감으로 박계범을 지명했다. 

그로부터 9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두산의 선택은 귀신 같이 적중했다. 박계범은 올 시즌 88경기에서 타율 2할9푼7리 70안타 5홈런 38타점 29볼넷 51삼진 출루율 .388 장타율 .415 OPS .803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유격수와 2루수를 넘나들며 주전급으로 뛰고 있다. 특히 후반기 39경기 타율 3할2푼3리 3홈런 21타점 OPS .873으로 폭발하며 두산의 대반격을 이끌고 있다. 전반기 7위였던 두산은 후반기 2위(20승14패5무)로 살아나며 시즌 순위를 4위로 끌어올렸다. 

5월 중순 내복사근 부상으로 한 달가량 공백기를 제외하면 1군에서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고, 2루수 오재원이 깊은 부진에 빠지면서 박계범이 중용되고 있다. 박계범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잠재력을 터뜨리며 주전 자리를 움켜쥐었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으로 박계범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30이고, 조정 득점 생산력(wRC+)도 132.3에 달한다. FA 오재일의 WAR(2.45)보다 조금 낮지만 wRC+(113.1)는 앞선다. FA 부럽지 않은 보상선수다. 

두산 2루수 박계범이 2루에서 KT 배정대를 포스아웃 시킨 후 1루로 송구하고 있다. 2021.08.07 /OSEN DB

김태형 감독은 "박계범이 잘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었는데 (이 정도로) 예상은 안 했다"며 "삼성 있을 때 보여준 기본 에버리지보다 월등히 잘해주고 있다. 수비는 잘할 것으로 봤지만 타격은 2할4~5푼 정도 생각했다. 생각보다 너무 잘한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어 김태형 감독은 "타격코치랑 많이 얘기하면서 본인 단점을 보완했다. 경기에 계속 나가면서 더욱 공격적으로 치고 있다. 백업으로 경기를 나갔다 안 나갔다 하면 타격감을 찾기 쉽지 않다. 경기에 계속 나간 부분도 타격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잘하니까 계속 나가는 것이고, 좋은 감을 유지하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효천고를 졸업한 박계범은 지난 2014년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지금은 메이저리거가 된 김하성이 같은 해 키움에 3라운드 전체 29순위로 뽑혔는데 박계범이 그보다 12순위나 먼저 지명을 받았다. 그만큼 잠재력 있는 선수였지만 삼성에선 꽃피우지 못했다. 

삼성에는 김상수, 이학주, 이원석, 강한울 그리고 지난해 입단한 김지찬까지 내야 자원이 풍족했다. 지난해 80경기 타율 1할9푼5리로 박계범 스스로도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결국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두산으로 팀을 옮겼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타격 생산력으로 대반전을 일으켰다. 박계범 본인과 두산 팀 모두에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waw@osen.co.kr

두산 베어스 내야수 박계범.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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