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서울의 '팬심', 방역수칙 위반 & 불법집회?..고개 숙인 감독은 자진사퇴

이승우 기자 2021. 9. 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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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1부) FC서울 팬들이 팀의 성적부진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에 나섰지만, 방역수칙 위반과 불법집회 논란은 가시질 않고 있다.

서울 팬 40여명은 5일 전북 현대전 직후 서울월드컵경기장 입구에서 '실력으로 이뤄낸 꼴등', '사무실엔 곰팡이 풀밭 위엔 베짱이'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어보였다.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와 행사가 전면 금지되는데, 수십 명이 모인 서울 팬들의 단체행동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소지가 있고, 나아가 불법집회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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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북 현대와 경기 종료 후 FC서울 팬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외부에서 구단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K리그1(1부) FC서울 팬들이 팀의 성적부진을 규탄하는 집단행동에 나섰지만, 방역수칙 위반과 불법집회 논란은 가시질 않고 있다.

서울 팬 40여명은 5일 전북 현대전 직후 서울월드컵경기장 입구에서 ‘실력으로 이뤄낸 꼴등’, ‘사무실엔 곰팡이 풀밭 위엔 베짱이’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어보였다. 이들의 분노에는 물론 이유가 있다. 서울은 최근 6경기 무승(1무5패)의 부진으로 최하위(승점 25)까지 추락해 역대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승강 플레이오프(PO)로 떨어진 2018년보다 더 분위기가 좋지 않다.

5일 전북 현대와 경기 종료 후 FC서울 팬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외부에서 구단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쓴 소리를 토해내는 팬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방법과 시기가 부적절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위중한 시국에, 그것도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논란까지 촉발하면서 단체행동을 해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현재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4단계다. 1인 시위를 제외한 집회와 행사가 전면 금지되는데, 수십 명이 모인 서울 팬들의 단체행동은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소지가 있고, 나아가 불법집회로 해석될 수 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6조에 따르면, 옥외집회나 시위 시작 72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제10조에 따라 일출 이전, 일몰 이후에는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면 집회 및 시위가 불가하다.

FC서울의 주장 기성용과 박진섭 전 감독이 서포터즈 대표 측과 면담을 갖고,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이 자리를 찾은 한 팬은 “자체적으로 발열 체크를 했고, 간격을 뒀다. 구단에 사전 고지했고, 대부분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팬 커뮤니티에 “사전 예고대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할 것”이란 공지가 있었고, 미리 인쇄된 현수막을 준비한 사실에 비쳐볼 때 자발적, 즉흥적으로 모였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관할 경찰서에 접수된 집회 신고는 없다”며 서울 팬들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그러나 팬들은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을 빠져나간 뒤에야 해산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시위에 나선 팬들 앞에서 주장 기성용과 함께 사과의 뜻을 밝혔던 박진섭 감독은 하루 만인 6일 자진사퇴로 책임을 졌다. 여러 측면에서 좋지 못한 선례로 남을 수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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