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띠스타 신년 인터뷰①] 원주 동부 허웅, "농구 대명사 허웅"이 목표

피주영 2017. 1.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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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피주영]

"농구 하면 허웅이라는 이름 두 자가 떠올랐으면 좋겠다. '농구 대통령'까지는 아니더라도 '농구의 대명사'가 되고 싶다."

9일 강원도 원주 명륜동의 원주 동부 숙소에서 만난 허웅(24)의 새해 목표다.

코트 위에서의 열정적인 모습과 달리 평소 허웅은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낯을 가리는 만큼 그가 인터뷰를 통해 각오나 다짐을 밝힌 적은 거의 없다. 시즌 목표를 물으면 '부상 없이 시즌을 나겠다'는 평범한 대답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그가 정유년 새해를 맞아 큰마음 먹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허웅은 93년생 닭띠다.

"사실 올해가 닭의 해인 줄도 모르고 있었다. 시즌 중이라서 새해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친구들이 '우리 닭띠들의 해니까 2017년 잘해 보자'고 말하는 걸 듣고 알았다.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더라. 농구도 더 잘될 것 같고.(웃음)"

무표정한 허웅의 얼굴은 이 얘기를 하면서 갑자기 밝아졌다.
새해 시작도 좋다. 가드 허웅은 지난 2일 프로농구연맹(KBL)이 발표한 2016~2017시즌 올스타 최종 투표(포지션별 중복 투표)에서 총 8만3838표 중 5만3157표를 얻어 2시즌 연속 득표 1위를 차지했다.

허웅은 허재(52) 농구대표팀 전임 감독의 장남이다. 중학교 때 뒤늦게 농구를 시작한 그는 연세대에 진학하면서 재능을 꽃피웠다. 정확한 외곽슛과 빠른 돌파 능력이 폭발한 것이다. 덕분에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동부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인 2014~2015시즌 적응기를 거치며 2015~2016시즌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그는 경기당 평균 12.1득점 2.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BL 기량발전상을 수상했다.

허웅에게 '허재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부담스럽다.
현역 시절 한국 농구를 평정한 허재는 '농구 대통령'으로 불렸다. 그만큼 허웅을 향한 기대도 높다. 반대로 부진하면 더 많은 지적을 받아야 한다. 올 시즌 전반기를 끝낸 허웅은 평균 11.1득점 2.8리바운드 3.3어시스트로 동부가 4위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국내 선수 중 득점 9위, 어시스트 13위다. 허웅은 올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실책을 통해 배우고 더 단단해지고 있다. 프로의 세계에 적응해 가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는 한 단계 더 도약해 농구를 잘한다는 얘기를 듣는 게 목표다."
다음은 허웅과 일문일답.

- 2년 연속 올스타 투표 1위다.

"또 1위를 할 줄은 몰랐다. 작년에 1위를 했을 때도 얼떨떨했는데, 또 뽑히니 정말 신기하다. 많은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는 방법은 농구밖에 없는 것 같다."

- 원주에서 워낙 인기가 많아 '원주의 아이돌'로 불린다고.

"사실이 아니다.(웃음) 외박을 받으면 서울 본가로 가니까 원주에서는 돌아다닐 일이 별로 없다. 가끔 나가면 여고생들이 알아보고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정도다."

- '허재 아들'로 살아가는 건 어떤가.

"어린 시절은 힘들었다. 싫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고교 시절을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아버지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아버지는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들의 꿈일 것이다."

- 아버지는 '농구 대통령'으로 불렸던 분이다. 조언은 해 주시나.

"대학 때보다 덜 간섭하신다. 지금은 묵묵하게 지켜보시는 편이다. 아들에게 자신감을 주시려고 더 그러시는 것 같다. 프로에 왔으니 직장인 대우를 해 주시는 셈이다."

- 2014년 신인이었던 허웅과 2017년 허웅은 무엇이 달라졌나.

"가장 큰 변화는 겸손해지는 동시에 승부 근성이 생겼다는 점이다. 첫 시즌에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잘 할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넘쳤다. 막상 프로에 와 보니 나보다 잘하는 선수뿐이고 배워야 할 전술과 패턴이 엄청 많았다. 대학에서 (에이스였던) 나를 위주로 짜여진 전술만 경험했던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 프로 무대를 밟으며 삼았던 목표는 이뤘나.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 줬으니 올 시즌에는 훨씬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 그런데 기록적으로 보나 경기력으로 보나 생각처럼 잘 안 되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아 힘들다. 팀 훈련 뒤 추가 슛 연습을 자청해서 하고 있지만 스트레스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졌다."

- 올 시즌 목표는.

"우승하고 싶다. 그리고 후반기에 분위기 반전을 꾀해 베스트5상은 꼭 한 번 받아 보고 싶다. 물론 이번 시즌이 아니더라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아버지를 뛰어넘을 날도 오지 않을까."

원주=피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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