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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비리포트] 양현종이 수비수 없이 혼자서 던진다면?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입력 2020.04.07. 12:50 수정 2020.04.0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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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빡꾸의 세이버메트릭스] 수비수의 도움을 배제할 경우 가장 뛰어난 투수는 누구?
19시즌  ERA 1위(2.29)인 KIA 양현종 (사진: KIA 타이거즈)

현시점 KBO리그 최고 투수라 봐도 무방한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등 뒤에 수비수를 두지 않고 혼자서 투구를 한다면 그의 성적은 어떻게 될까?

아무리 양현종이라도 당연히 많은 실점을 허용할 것이고, 평균자책점(ERA)은 급상승하게 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말 어떤 성적을 기록하게 될까? (단, 수비수는 없지만 그의 투구를 잡아주는 사람(포구만 해주는 역할)은 있다고 가정하자. ) 

일단 투수가 타자를 상대하면, 삼진아웃과 볼넷이 아닌 타격 결과 대부분은 바로 득점으로 연결될 것이다. 평범한 내야 땅볼이라도 투수가 잡기는 어려울 것이며, 일단 잡더라도 타자를 아웃시키기는 어렵다.

그리고 공이 외야로 나가게 되면 타자는 그 사이에 홈으로 들어올수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인플레이 타구는 결국 득점으로 이어질 것이며, 단지 투수로 향하는 내야 뜬공이나 1루 근처 내야 땅볼 정도만이 예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아주 가끔씩만 발생하는 것이므로, 여기서는 편의상 무시하도록 하자.

한편, 투수가 볼넷을 기록하게 되면 타자는 1루로 향하게 된다. 그런데 이후에 이 주자를 견제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볼넷 또한 득점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삼진아웃을 제외한 모든 결과는 투수 입장에서 실점이나 다름없다.

투수로서는 삼진아웃만이 유일하게 실점을 피할 수 있고, 또 아웃카운트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투수는 삼진을 잡기 위해 전력으로 투구해야 한다.

이러한 가정을 기반으로, 우리는 수비수가 없을때 투수의 평균자책점(ERA)을 아래와 같은 식으로 계산할수 있다.

ERA = 9 x 자책점 / 이닝
         = 9 x (PA – K) / (K/3)
         = 27 x (PA/K - 1)
         = 27 x (1/K% - 1)

수비수가 없는 경우 투수의 자책점은 결국 타석당 삼진비율(K%)의 함수가 된다.

그럼 이 식으로 계산된 양현종의 ERA는 어떨까?

2019시즌 투수 WAR 1위(7.4/케이비리포트 기준)이자 ERA 1위(2.29)인 양현종은 타석당 삼진비율(K%) 22.3%를 기록했다. 따라서 27 x (1/0.223-1) = 94가 얻어진다.

즉, 아무리 양현종이 뛰어난 투수라도, 수비수 없이는 ERA가 94점까지 치솟는 것이다.  물론 이는 다른 투수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그런데 이 ERA는 사실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상황을 가정한 것이므로, 값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팀의 수비가 매우 약하다고 가정할 때, 투수만의 능력을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

또는, 투수의 삼진능력을 실점으로 환산했을때 얼마나 뛰어난지 평가하는 지표라 볼 수도 있다. 이 기록이 좋다는 것은, 팀의 수비력이 약하더라도 제 몫을 해줄 수 있는 투수임을 의미한다.

이 기록을 좀 더 의미있는 스탯으로 만들기 위해서, 이 값을 리그 평균으로 조정해 보자.

2019시즌 KBO 리그평균타석당 삼진비율(K%)은 17.2%이다. 따라서 수비수 도움없는 평균적인 투수의 평균자책점은 27 x (1/0.172 - 1) = 130이다.

수비수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투수의 ERA를 130으로 나눠서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ERA- = ERA / 130 x 100

이 계산식을 통해 "수비수가 전혀 없다고 가정할때, 투수가 평균보다 얼마나 뛰어난지 확인"할수 있다. 100보다 낮으면 평균보다 실점이 적고, 100보다 높으면 평균보다 실점이 많은 것이다.

2019시즌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를 대상으로 이 수치가 뛰어난 상위 20명은 다음과 같았다. 100이하의 ERA-를  기록한 것은 12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MVP이자 올시즌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린드블럼이 83점으로 가장 낮았다. 그는 수비수가 없었다면 9이닝당 83점을 실점할 것으로 계산됐다. 

매우 높지만 그래도 리그평균(130)에 비하면 64% 수준에 불과하다. 100을 기준으로 한 ERA- 도 64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 최고 투수 자리를 다툰 린드블럼과 양현종(사진: OSEN)

그 다음으로 김광현(91), 양현종(94), 산체스(95) 순이었다. 100점 미만의 실점을 기록한 선수는 이 네 명 뿐이었다. (이 넷 중  양현종을 제외한 세 명의 투수가 해외 리그로 이적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탈삼진 능력을 과시한 김광현(8이닝 11K)

대부분의 투수는 수비수 없이 100점 이상의 실점을 기록하게 된다. 물론 매우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그러나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투수의 지표인  ‘평균자책점’이, 수비수의 뒷받침이 없다면 얼마나 무의미한지, 그리고 수비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기록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suxi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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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세이버메트릭스 칼럼니스트 박지훈(a.k.a 썩빡꾸), 김정학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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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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