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공갈포 약점' 팔카, 삼성에선 다를까?

조회수 2020. 8. 21. 13: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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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KBO리그 외국인선수 리포트] ⑲ 삼성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다니엘 팔카
'장타율 8위' 삼성 타선, 팔카로 강화성공?

허삼영 감독 선임 이후 색다른 방향성을 추구했던 삼성 타선은 시즌 중반까지 그러저럭 중위권 수준의 활약을 보였다.

타선의 중심인 거포 러프는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떠났지만, 다양한 활용도를 보고 영입한 살라디노는 초반의 불안감을 지워가고 있었다.

중간중간 부상 공백이 아쉽긴 했지만, 활발한 공수 활약을 통해 팀 타선을 끌어가고 있었다. 만약 그가 꾸준히 출전했다면, 빅5(두산, 키움, NC, LG, KT) 타선에는 못미치더라도 탄탄한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부상이 문제였다. 허리 통증으로 빠져있다가 회복 과정을 거쳐 다시 돌아온 지 고작 1주일만에 KIA 투수 김현수의 투구에 허리 쪽을 강타당한 것이었다.

아직 완치되지 않았던 부위에 다시 강한 충격을 입은 살라디노는 부상 회복이 지체되면서 단기간 내에 다시 뛰기 어려운 몸상태가 되었다. 결국 삼성은 급히 대체자를 찾을 수 밖에 없었다.


삼성 새 외국인타자 팔카(사진: 삼성 라이온즈)

이별을 결정한 삼성은 타선의 현 상황을 냉정히 돌아봤다. 살라디노가 함께 한 타선은 유기적인 구성을 통해 버텨내는데는 성공했지만 그 위를 바라보긴 어렵다는 결론이었다. 그리고 대체자는 살라디노와 달리 한방과 해결능력을 갖춘 타자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으로 한 시즌 27홈런을 폭발시킨 다니엘 팔카가 그 주인공이다. 이전에도 아시아권에서 주목한 타자로, 2년차 시즌의 지독한 징크스로 메이저리그에서 밀려났다가 다시 반등하지 못한 케이스였다.

타선의 중심축을 확실히 세우길 원하는 삼성으로서는 더할나위 없는 카드다. 타선은 시즌 전 예상에서의 우려보다는 선전하고 있었지만 위력은 부족할 수 밖에 없었고 상위 5개팀과의 타선 격차가 많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후반기 판을 흔들고 5년만의 가을 야구를 노리는 삼성은 팔카의 파워를 전면에 내세우려 하고 있다.


# HISTORY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조지아 공대 중심타자로 대학무대를 평정하고 애리조나에 지명된 팔카는 루키리그와 하위싱글A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였다. 프로 첫 관문에서 0.9에 육박하는 OPS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첫 발을 내딛었고, 홈런도 9개를 기록했다.

이듬해 싱글A에서 22개의 홈런과 82개의 타점을 기록하며 파워를 과시했지만, 정확성에서 다소 문제를 보였다.

하지만 다음 시즌인 2015시즌 상위싱글A에서 0.280의 타율과 29개 홈런을 기록하며 정확성과 파워, 모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이 시즌에는 적극적으로 도루도 감행하면서 커리어 사상 가장 활발한 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15시즌 후 애리조나는 포수 겸 유틸리티 플레이어 크리스 허만을 미네소타로부터 영입하면서 그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당시 애리조나에는 쟁쟁한 외야수 자원이 많았고, 트레이드 상대 허만도 포수와 더불어 외야수로 활용이 가능한 희소한 자원인지라 애리조나 조직 내에서 빠른 승격을 기대하긴 어려웠었다. 그래도 새출발을 했던 채터누가(더블A) 팀에서 16시즌 .270의 타율과 .547라는 준수한 장타율을 보여주며 여전한 활약을 이어갔고 트리플A 무대로 승격할 수 있었다.

2016시즌 트리플A에서 잠시 경험을 쌓고 이듬해 본격적으로 트리플A 정복에 나선 팔카였지만, 벽에 부딪힌듯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팔카는 2017시즌 직전 40인 로스터에 입성했지만, 손가락 부상 등으로 개막 후 상당 기간을 놓치며 84경기에만 출전했고, 성적도 타율만 좀 그럴듯했을뿐 장타력을 살리지 못했다. (11홈런 순수장타율 .157) 그 결과 1시즌만에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고 지명할당이 되자 시카고 화이트삭스 측에서 클레임을 걸면서 그를 영입했다.

시키고 화이트삭스의 선택은 신의 한수가 됐다.

팔카는 124경기에서 27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는 괴력을 뽐내며 신인왕 투표 5위에 오르는 깜짝 활약을 보였다.

허약했던 시카고 화이트삭스 외야진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이었고, 아담 앵걸 다음으로 외야진에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했다. 팀의 전력이 안정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유력 외야 유망주들도 많아 향후 쉽지 않은 주전 경쟁이 예고되긴 했지만, 향후 하얀 양말 군단의 한 축을 맡을만한 장타력을 보였다.

하지만 18시즌 보였던 창창한 미래는 1년 만에 사라지고 말았다. 메이저리거로 롱런할 지 여부가 걸린 19시즌 개막 후 팔카는 78타석 동안이나 안타를 치지 못했다.

79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치긴 했지만, 곧바로 트리플A로 내려갔다. 그리고 트리플A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몇차례 더 콜업되어 빅리그 경기에 나서긴 했지만 그해 메이저리그에서 .107 .194 .179라는 최악의 타-출-장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추락하고 말았다.

시즌 종료 후 40인 명단에서 제외되었지만 원하는 팀이 없어 화이트삭스 트리플A로 향한 팔카는 이후 코로나 팬데믹을 만났다. 60인 명단에서 다시 한 번 기대를 걸었지만 팀은 그를 외면했고, 마이너 시즌의 종료로 그대로 1년을 쉴 위기에 처했다. 그 때 그를 오랫동안 주목해 왔던 삼성의 제안이 왔고, KBO에서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

# 팔카의 메이저리그 활약 영상


# 플레이스타일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팔카의 타격 성향은 공갈포라 불리는 타자들 중에서도 상당히 극단적이다. 세이버매트릭스 시대의 홈런타자답게 타구속도도 상당하고 배트스피드가 준수한 것은 장점이었다. 다만 문제는 컨택 능력이다.

2할 초중반의 타율 정도로만 공을 맞출 수 있다면 많은 홈런 수가 동반된 자신의 타격을 해낼 수 있지만, 그게 실패했을 때는 19시즌 메이저리그에서의 모습처럼 완전히 길을 잃어버리고 만다. 공을 고르는 타자도 아니면서 컨택도 약하다보니 삼진 누적이 빠를 수 밖에 없었다.

▲ 팔카의 타구발사각도

출처: Baseball Savant 

마이너리그에서 기록한 많은 볼넷은 선구안 보다는 그의 장타력을 의식한 투수들이 승부를 피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한단계 위의 정교한 투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볼넷을 얻어내지 못했고 타격에서의 생산성이 급감했다.

KBO리그에서는 마이너리그 수준의 투수들을 자주 만나겠지만 실전 감각이 빨리 회복하지 못한다면 60경기도 채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할 위험성도 높다.

수비에서는 강견을 바탕으로 하는 우익수의 이미지가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6시즌 동안 우익수로 2900이닝을 소화해 33개의 외야 보살을 기록했다.

하지만 빅리그 레벨에선 수비에서 팀에 폐를 끼치는 수준의 활약으로(디펜시브런세이브 통산 -13 / UZR -8.1 / OAA -12), 자신의 좁은 수비 범위 내에 오는 타구가 아니라면 처리를 전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비수였다. 중견수 수비력으로는 손에 꼽히는 박해민의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주루에서는 팀에 도움이 될 주자로 활약도 가능해 보인다. 수비 범위에서 보인 약점의 경우 주력이 문제가 아니었다.  빅리그 평균인 초당 27피트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26.6피트의 스프린트 속도로 이는 작년 15도루를 기록한 추신수와 비슷한 수치였다.

마이너 시절 많은 도루를 기록한 시즌도 있긴 했으나 한국에서는 크게 기대하진 않을 것이다. 대신, 루상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팀 컬러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주루플레이는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홈런 타자로 활약할만한 요건들은 갖췄지만 컨택 능력이 마지노선을 지켜줄지 여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릴 타자다.  실전 감각 부재만 빨리 극복할 수 있다면, 삼성은 러프와 같은 역할을 해줄 타선의 중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KBO 외국인 타자와의 비교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전임자인 살라디노와 비교하자면 말그대로 정반대다. 그리고 이 차이가 타선의 중심을 세우기 위한 선택으로 팔카를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견실한 수비와 주루 플레이 능력을 갖춘 멀티 내야수가 사라지는 대신, 확실한 한방이 있는 공격 특화 코너 외야수가 온 것은 현재 삼성 타선이 그만큼 공격력, 특히 파워에서 한계를 보이는 점을 인정한 것이고 상위권 팀들과 대등한 승부를 펼치기 위해서는 공격의 핵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이런 결정은 두 선수 간의 우열을 의미하기 보다는 단지 각자가 충족해 주는 측면이 달랐던 것일 뿐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살라디노가 좋은 활약을 보이던 시기에 팀은 상승세를 보였고, 교체 사유 또한 어디까지나 부상의 장기화로 남은 시즌 소화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이 교체의 성패는 팔카가 실전 공백을 어느정도나 빨리 극복하고 자신의 장점을 실체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팀 입장에서, 팔카가 한국 리그에서 따랐으면 하는 모델은 바로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활약한
러프가 될 것이다. 삼성에서 함께한 3년간 3-4-5의 타출장을 기록하고 30홈런-100타점을 바라볼 수 있는 삼성 타선의 가장 크고 중요한 톱니였다.

이런 타자가 있으면 그의 주변에 위치한 타자들도 심리적인 우산 효과를 느낄 수 있다. 러프를 잃고 다재다능을 택하면서 잃었던 그 가치를, 이젠 팔카에게 기대하고 있다.

SK에서 4년째 활약 중인 로맥 역시 입단 당시에는 불안한 타자였다. 바로 저조한 컨택 능력 탓에 일본프로야구에서 퇴출된 직후였기 때문이었다.

팔카 역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온 타자로, 로맥과 흡사한 측면이 있다. 로맥의 경우 대체타자로 입단한 2017시즌 .242의 타율로 여전히 문제는 있었다. 하지만 31개의 홈런포와 많은 볼넷을 고르면서 OPS는 0.898을 기록했다.

컨택 약점이 있는 팔카에게 참고가 될 사례로, 정교함에서 약점을 보이더라도 장타력에서 압도적인 능력을 보인다면 KBO에서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관전포인트

▲ 팔카의 타구 히트맵

출처: Baseball Savant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인해 대체선수로 들어올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실전감각이 가장 큰 변수가 됐다.

60인 선수 안에도 들어가지 못한다면 올해 미국에서 경기 감각은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팔카 또한 공식 경기는 한 번도 치르지 못한 상황으로 입국해 개인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첫 주자로 들어왔던 러셀(OPS 0.820)과 반스(OPS 0.759)는 우려했던 것에 비해 준수한 모습을 보였는데 팔카도 이들처럼 해낼지가 초반 포인트다.

가장 우선적으로 주목할 지점은 팔카가 어느정도의 컨택 능력을 보일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상대 투수의 투구를 쳐내는데 버거워했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있고, 실전감각이 떨어진 것도 겹치다보니 더욱 그렇다.

다만 팔카는 마이너리그에서는 이 정도로 컨택에 어려움을 겪은 타자는 아니었고, 스윙 3번 중 한 번은 공을 맞춰내지 못하는 애런 저지와 같은 장타자들도 적지 않다.

많이 맞추지 못하더라도 일단 맞춘 타구에서 장타가 양산된다면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KBO리그를 지배할만한 파워를 갖춘 팔카가 KBO 투수들의 공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공을 잘 맞추기 위해서는 치기 좋은 공에 손을 대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존을 잘 설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안쳐야 할 공에 방망이를 참는 스킬은 마이너리그 수준까지는 유지가 됐었다.

특히 지난 2년간은 마이너리그에서 이전보다도 더 많은 볼넷을 골라내는 데도 성공했다. 마이너 투수들이 이전보다 더 피하는 승부를 가져간 측면도 있겠지만, 타석의 15%를 볼넷으로 얻은 것을 보면 본인 선구안 자체도 향상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자신만의 존 설정으로 향상된 선별능력을 통해 한국에서도 트리플A에서의 좋은 성적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 팔카의 트리플A 득점권 성적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중심 타자에게 요구되는 해결사 능력에서 딱히 강점을 보이진 못했다. 최근 4시즌 트리플A 득점권 타격은 한결같이 눈에 띄지 못했다.

2018년만 유일하게 득점권 OPS가 시즌 OPS보다 높았지만, 이 시즌엔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뛰다보니 트리플A 득점권에서 단 15타석만 타격을 했을 정도로 표본이 적었던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팔카의 한 방과 득점 생산을 기대하고 영입한 것이라 득점권에서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투타가 흔들리며 8위로 내려앉은 삼성은 살라디노의 부상 이탈이 교체 수순으로까지 이어지는, 계산에 없던 변수를 맞았다.

하지만 이를 전화위복으로 삼고자 다시 고민했고 현재 타선이 5위 이상을 노리기에 한계가 있다는 진단을 내려 이에 맞는 처방을 내렸다. 거포 갈증을 풀기 위해 영입된 팔카가 18시즌 처럼 홈런포를 양산하며 삼성의 가을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위키피디아, 베이스볼 아메리카,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팬그래프, 브룩스 베이스볼, thebaseballcube.com, Baseball Savant, KBReport.com,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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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정강민 칼럼니스트 / 감수 및 편집: 민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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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 야구이야기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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